"시이나짱도 고마워요."
"......? 나 ...... 아무것도 안 했어."
"아니에요. 계속 저를 뒤에서 지켜봐 주었잖아요."
가끔 스승님이 시이나에게 하는 것처럼 시이나짱의 머리를 쓰다듬어 줍니다.
"사실 저는 어른들이 좀 무서워요.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지만 ...... 노예가 되고 나서부터 여러 어른들이 저를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봐서 그런 것 같아요. 아마 그 때문인 것 같아요 ......"
"필리아, 짱, 은 ...... 그러고 보니 ...... 할로짱, 의...... 노예, 였지?"
"네, 맞아요. 하지만 스승님에게 나쁜 대우를 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스승님은 언제나 저를 가족의 일원으로 대해 주셨으니까요."
...... 그래도 혹시라도 나쁜 짓을 당하더라도, 스승님한테라면 ...... 에헤, 에헤헤헤 .......
필사적으로 나쁜 짓을 하려는 스승님 ...... 귀여워요. 먹고 싶어요.......
"...... 저기............ 필리아, 짱 ......?"
"앗!? 후루룹.......! 아, 죄송해요. 제가 좀 멍하게 있었죠? 아하하......"
이러면 안 되는데, 군침까지 흘려버렸습니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망상을 떨쳐내려 애를 씁니다!
으으, 절제해야 한다고는 생각하는데 ...... 이런 칠칠맞은 모습, 스승님께는 절대 보여드릴 수 없어요.
시이나가 조금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보았지만, 가볍게 기침을 하며 얼버무립니다.
"어, 어쨌든 말이죠. 그래서 그런 식으로 말을 거는 게 사실은 조금 무서웠어요. 하지만 시이나짱이 있어준 덕분에 용기를 낼 수 있었어요. 그래서 ...... 고마워요, 시이나짱."
"......"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 내가 스승님과 함께 있을 때 외에는 밖에 나갈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도 혼자서 어른을 만나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피하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와 스승님은 정기적으로 둘이서 식재료를 사러 가는데, 그때에도 분담하는 일 없이 스승님은 언제나 시선에 닿을 수 있는 곳에 계셨거든요.
...... 혹시.
아니, 아마도 스승님은 제가 어른을 무서워하는 것을 눈치채고서 배려해 주셨던 것 같아요.
역시 저는 아직 미숙합니다.
마법도, 그 외의 것들도 스승님에 비할 바가 못 됩니다.
그러니 더 노력해야 해요.
더욱 열심히 해서 언젠가 스승님 옆에 서 있어도 부끄럽지 않은, 언젠가 그런 훌륭한 어른이 되고 싶어요!
"필리아짱, 은....... 역시 ...... 대단, 해."
"그래요? 결국 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으니 칭찬을 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요 ......"
이번에 어른에게 말을 걸 수 있었던 것도, 아까 말했듯이 시이나가 함께 있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혼자였다면 아마 말을 걸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거예요.
하지만 시이나짱은 고개를 조용히 흔들며 진지한 눈빛으로 나를 올려다봅니다.
"필리아짱, 은 ...... 대단해. 그건, 정말. 그래서 ...... 나도 ...... 열심히, 해야."
시이나짱이 가슴 앞에서 주먹을 불끈 쥡니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마침 손님이 떠난 노점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 다녀올게."
거리를 가로지르며 시이나짱이 당당하게 노점 쪽으로 향합니다.
"...... 시이나짱."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을 싫어하는 시이나짱이 직접 나섰습니다.
상당한 각오가 있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쪽으로 향하는 작지만 웅장한 등짝은, 여기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암묵적으로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 알겠어요, 시이나짱. 그 정도의 각오가 있다면 저도 괜한 참견은 하지 않을게요.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려 하는 시이나짱의 모습, 여기서 지켜보도록 할게요
괜찮아요. 시이나짱이라면 분명 잘 해낼 수 있을 거예요 ......!
응원하고 있을게요, 시이나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