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모험가 길드는 아모르의 은폐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수는 없지만, 모른 척하는 것 정도는 가능하다는 것이었고, 나도 그 말에 수긍했다. 애초에 묵인해 주는 것 정도가 한계라고 생각했으니까.
만약 아모르의 정체가 세상에 알려졌을 경우, 모험가 길드는 처음부터 그 존재를 몰랐다는 자세를 취하고, 나도 길드와 이어져 있었다는 사실을 일절 입 밖에 내지 않기로 했다. 구두의 약속이지만, 그런 계약도 맺었다.
아쉬운 점은 아모르의 신분 등록이 인정되지 않은 것일까.
개인적으로는 아모르를 드워프의 고아이며 내가 데려왔다는 식으로 하고 싶었다.
모험가 길드는 마물이라는 인류 공통의 위협에 대항하는 무력이며, 전 세계에 지부가 존재한다. 따라서 국가에 속하지 않고 얽매이지 않는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당연히 국가의 허가를 받아 지부를 설립하고 있기 때문에 각 지부는 각 국가와 나름대로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그래서 혹시 신분 위조도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기대했지만...... 뭐, 보통은 불가능한 일이었으니까.
이 정도는 어쩔 수 없다는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겠다.
"그럼 《지전의 마술사》, 마지막 확인이다. 이쪽의 입장은 밝혔다만, 대략 지금까지 이야기한 대로 대응해도 문제없겠지?"
"괜찮아. 문제없어."
"그럼 좋다. 예외적으로 대응해 주었으면 하는 일이 있다면 그때마다 네가 직접 나를 만나러 와라. 부재중이 아니라면 면회 허락을 해주마."
"성심성의껏 대응해 줘서 고마워."
"감사는 됐다. 네게 앞으로 제시할 대가로서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을 셈이니."
소파다의 대응은 어디까지나 사무적이었다.
책상에 한쪽 팔꿈치를 대고서, 조금도 감정을 흐트러뜨리지 않으며 냉정하게 나를 바라보고 있다.
조금은 긴장되지만, 동시에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요구할 것이라는 안도감이 든다.
만약 이 사람이 중년의 뚱뚱한 아저씨였다면 R18등급 같은 야한 것까지 요구하지 않을까 상당히 경계했을 것이다.
예를 들어 ...... 어, ...... 그, 그 몸으로 접대해라, 같은 ......?
아, 아니, 나는 몸매도 안 좋고, 섹시함도 별로 없으니까 그런 요구는 없을 것 같지만 .......
난 지금도 여자를 좋아하고, 그 때문에 지금까지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
그래서 처음은 그, 가급적이면 필리아나 시이나가 좋다고나 할까 ...... 그게 안 되면 최소한 아모르에게 ......, 아니 무슨 생각하는 거냐 나는!
"음? 뭔가 할 말이라도 남았나?"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계속 이야기해도 괜찮아."
나는 고개를 도리질하며 딴길로 새는 생각을 흩트려버렸다.
그 때문에 소파다에게 조금 이상한 눈초리를 받았지만, 그런 쓸데없는 망상을 입 밖으로 말할 수는 없었기에 괜찮다고 말하며 억지로 넘기려 했다.
...... 정말 내가 몸을 내어놓는 것만으로 아모르가 자유로워질 수 있다면, 그 정도는 감수할 각오가 되어 있다.
하지만 그렇게 약점을 잡힌 저항할 수 없는 여자애를 상대로 변태적인 짓을 하고 싶어 하는 녀석이 약속을 지킨다는 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야한 짓을 하고 싶어서 필리아를 구매한 나에게 엄청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것 같지만, 신경 쓰면 지는 거다.
일단 이 도시의 길드 마스터가 성실하게 대응해 주는 소파다였다는 것에 남몰래 감사를 표하기로 하자.
고마우이, 고마우이 .......
마음속으로 감사하는 마음도 잊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