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으, 뭐야 ......?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걸까? 왜 솔직하게 기뻐할 수 없는 걸까?
이러다 나, 또 할로짱에게 상처주게 되어버려.......
그것도 어쩌면 아까 밀어냈을 때보다 더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
...... 그렇게 될 바에야, 차라리 나 같은 건 .......
"...... 미안해, 시이나."
어째선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할로짱은 나에게 고개를 숙였다.
"내가 시이나를 조금 소홀히 했던 것 같아."
"어 ......? (어 ...... 소홀히 했다고 ......?)"
"이렇게 괴로워하는 시나를 지금까지 몰랐다니............. 최근 들어 시이나를 조금은 알게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부족했던 것 같아. 미안해."
"그, 그런 ...... 것 ...... (그, 그런 거 아니야! 그리고 그런 건 할로짱가 신경 쓸 일이 아니고 ......!"
"시나이가 신경 쓰지 않아도 나는 신경 쓰여. 시이나는 내 소중한 친구이고, 지금은 가족이기 때문이야."
뿌리쳤던 내 손을 잡으며, 할로짱이 미안하다는 듯이 웃는다.
사과해야 할 쪽은 나인데, 그녀는 마치 자신이 잘못한 것처럼 자책한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어서 나는 할로짱의 손을 꽉 쥐어주었다.
"아, 아니야 ...... 나쁜 건 ...... 나야. 할로, 짱은............나쁘지, 않아.....(아니야 할로짱......나쁜 것은 나야. 내가 전부 잘못한 거야 ...... 함부로 할로짱을 피하고 밀어내고 ...... 할로짱은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어)"
"...... 그렇구나. 응. 역시 시이나는 상냥해."
"상냥하지 ...... 않아......(상냥하지 않아, 나 같은 건 ......)"
할로짱과 필리아가 맺어지는 것을 축하하지 않을 수 없다. 소중한 친구가 행복해지는 것을 기뻐할 수 없다.
그런데도 자신이 상냥하다고 자화자찬할 만큼 나는 뻔뻔한 신경의 소유자가 아니다.
"시이나는 착해."
할로짱은 내가 잡은 손을 양손으로 감싸 안은 후, 조금 말하기 곤란한 말을 하려는 듯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 그 ...... 솔직히 말하자면 말이야. 시이나를 처음 만났을 때, 나는 시나를 조금 무서워했어. 혹시 나도 언젠가 저 마물처럼 난폭하게 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어 ............ (어 ...... 그, 랬었어 ......?)"
어색한 듯 시선을 돌리는 그녀의 몸짓에서는 거짓의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아마 정말로 나를 무서워했던 것 같다.
함께 밥을 먹을 때도, 걸을 때도,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할 때도 .......
"............(...... 아하하...... 그래, 그렇구나. 역시 무섭겠지 ...... 다들 그랬으니까. 나를 무서워서 피했고 ...... 할로짱도 마찬가지였어 ......)"
할로짱과는 마음이 통한다고 믿었다.
하로짱만은 나를 진심으로 이해해 준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 할로짱으로부터 그것이 아니라고 정면으로 말해버리자, 나는 할로짱에게 배신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할로짱은 확실히 나를 받아들이고 안아주었지만 ...... 나를 무서워하지 않는다고 말해주지 않았는데.
나야말로 할로짱에게 응석부리기만 했지, 내 마음을 한 번도 이야기한 적이 없었던 주제에.
그런데도 할로짱이라면 나를 이해해 줄 거라고 제멋대로 착각하고, 그렇지 않다면 전부 할로짱 탓으로 돌리는 .......
역시 나는 상냥할 리가 없다.
생각해 보면 나는 언제나 이기적이고 나만 생각했던 것 같다.
나는 지금까지 할로짱에게 많은 것을 받았다. 하지만 내가 할로짱에게 해준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단 한 가지도 떠오르지 않는다.
아마 그게 답일 것이다. 나는 내가 행복해지는 것 외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