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9. 냉정해져! 나는 로리콘이 아니라고!(4)
    2024년 04월 04일 18시 46분 4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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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부터 말하는 것이 자신의 솔직한 마음이라는 것을 알아주길 바라며 나는 아모르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그녀의 눈동자는 조금은 흐릿했지만, 비록 충혈되어 있음에도 빛을 반사하는 선명한 보석처럼 너무 예쁘게 느껴졌다.

    "아모르...... 아모르는 아직 모르겠지만, 나는 아모르를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어. 손익 따위는 상관없어. 그냥 웃었으면 좋겠고, 행복했으면 좋겠어."
    "......"
    "...... 그래도 여전히 무섭다면 ...... 그래. 아모르. 너한테 이 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나 나눠줄까?"
    "역할 ......?"

     분명 아모르는 아직 대가없는 애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 정확히 말하면, 예전에 동료들에게 배신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불확실한 것을 함부로 믿는 것이 두려운 것이겠지.

     도움이 되면 칭찬을 받는다. 도움이 되지 않으면 버림받는다.
     지금까지는 그저 그것만이 아모르의 전부였다.
     그리고 그것은 하루아침에 바꿀 수 있는 가치관이 아니다.

     그러니 조금씩이라도 괜찮다. 조금씩, 이해받을 수 있도록 나도 노력하자. 언니로서.

    "아모르가 여기 화단 관리를 좀 해줬으면 좋겠어."
    "화단...... 꽃......?"
    "그래. 필리아는 다른 일도 많이 있고, 마법 수련도 해야 해 ...... 나와 시이나는 모험가 일을 하느라 집을 비울 때도 있어. 매일 빠지지 않고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아모르뿐이야."
    "나만 ......"

     나의 이 말은 아모르의 현재 가치관에 부합하는 말이다.
     아마 지금은 아직은 이렇게 해주지 않으면 안심할 수 없을 테니까.

     자신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인지,  아모르의 눈동자 속의 두려움이 사라진다.

    "어제도 폭풍이 심했잖아. 많이 휘몰아쳤을 테니 ...... 새로 씨앗을 사다가 다시 심어야겠어. 그래, 원예 책도 사와야겠네. 아모르는  글자를 읽을 줄 아니?"
    "그, 그림책 정도는 ......"
    "음~ ...... 그럼 간단한 사전도 필요하겠네."
    "괘, 괜찮겠어 ......? 책은 고급품이잖아 ......"
    "나한테는 그렇지 않아. 그리고 나는 언니니까. 열심히 노력하는 여동생을 도와주는 건 당연한 일이야."
    "...... 아 ......"
    "응?"
    "...... 고마워 ...... 언니."

     이미 아모르의 떨림은 완전히 사라졌다.
     그녀는 그저 솔직한 고마움을 전하려는 듯, 안고 있는 나의 가슴속에서 나를 올려다보며 수줍은 듯이 웃었다.
     이 정도면 이제 괜찮을 거라는 확신이 들 정도로 사랑스럽고 천진난만한 미소였다.

     그 모습을 보고 안도감과 동시에 묘하게 가슴이 두근거린다.
     기분 좋은 듯, 부끄러운 듯,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그 감각에 휘둘리고 있을 때 ...... 문득 아모르가 발돋움을 하며 내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 언니 ......? 왜 그래? 얼굴이 빨개졌는걸?"
    "...... 뭐? 빨개?"
    "응. 괜찮아 ......?"

     걱정으로 눈썹을 찡그리는 아모르의 얼굴이 불과 몇 센티미터 정도 가까이 다가오자 ...... 왠지 모르게 심장 박동이 더욱 거세게 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 ...... 어라?
     뭐야, 이거 뭐야? 무슨 ...... 어?
     나, 왜 이렇게 두근거려?

     설마 나 지금 ...... 아모르에게 흥분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필리아와 키스할 뻔했을 때나, 시이나와 밀착했을 때처럼?

     왜, 왜? 난 로리콘이 아닌데?

     당황한 채로 시선을 내리자, 통통한 벚꽃색 입술에 시선이 머물렀다.
     조금만 거리를 좁히면 닿을 듯 가까이 있는 그 입술에, 어젯밤 아모르에게 입술을 빼앗겼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자신을 언니라고 불러주는, 여동생 같은 존재와 음란한 짓을 해버린 배덕감.
     혀가 얽혀 녹아내리는 듯한 느낌은 몇 번을 맛봐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쾌감이 있었다.
     결국 나는 스스로 그것을 탐닉하고 있었다 .......

     그것들을 떠올리면 더욱 불가사의하게도 점점 더 귀가 허전해진다.
     마치 몸이 기대하는 것처럼 ...... 누군가가...... 지금 안고 있는 이 아이가 만져주었으면 하는 욕망이 넘쳐나서 멈출 수 없게 된다.

    "...... 언니?"
    "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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