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9. 냉정해져! 나는 로리콘이 아니라고!(3)
    2024년 04월 04일 18시 45분 1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사실은 그렇게 당하고 싶지 않을 텐데도,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 그녀는 한때 쓸모없는 존재였기 때문에 어머니가 자신의 자식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되었고, 친구들과도 멀어졌다.
     이름도 부여받지 못한 채 어두운 지하실에 감금되었다.

     득과 실. 자신의 존재가 득이 될 것인가, 실이 될 것인가.
     아모르는 아직 그것으로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다.

     객관적으로 볼 때, 아모르가 나에게 필요한 존재냐고 묻는다면 ...... 아니다.
     아무리 인간에 가까운 감성과 외모를 가졌다 해도 아모르는 인간이 아니라 그저 마물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음마는 1급 위험 생물로 지정되어 있다.
     1급의 마물은 단 한 마리가 마을이나 도시를 통째로 파괴할 수 있을 만큼의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그런 그녀를 숨겨주는 것이 알려지면 나 자신도 인류의 적으로 간주되어 기피당해도 이상하지 않다.

     게다가 나 자신은 《지전의 마법사(슈프림 위저드)》로 불릴 정도의 뛰어난 마법사이기도 하다.
     원하는 것은 대부분 스스로 얻을 수 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아모르를 맡는다는 나의 선택은 어떻게 생각해도 불이익밖에 없다.

     그래서 그녀는 어제 나를 덮쳤을 것이다.
     아마 아모르는 불안했을 것이다. 내가 언젠가 그녀의 어머니나 동료들처럼 자신을 버릴까봐. 포기하지 않을까 싶어서.
     간신히 얻은 애정을 그녀는 놓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나에게 음마인 자신이 있는 것이 이득이 된다고 말하고 싶었다. 음마로서 나를 기분 좋게 해줌으로써 그 존재 가치를 내 안에 새기고 싶었던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나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하지만 그것이 실패했다.
     뿐만 아니라 그것이 '나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폐를 끼쳤다.
     그래서 이렇게 겁을 내는 것이다.
     실패한 낙오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자신을, 내가 지금 당장 포기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

    "제발 ...... 제발 부탁이니. 저를 ...... 버리지 마세요 ...... 제발 ......제발 ...... 부탁이에요......"

     그녀는 내 옷자락을 꽉 움켜쥔 채 애원하듯 내게 고개를 숙였다.
     그런 그녀에게서 엿보이는 공포와 절망에 휩싸인 그녀의 마음은, 마치 금이 간 유리와 같았다.
     깨지기 쉬워 조금만 충격이 가해져도 깨진다. 깨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떨리는 손. 흐느껴 우는 목소리. 제발 부탁한다고 되풀이한다.


     ...... 아아, 정말.
     정말로 멍청하구나, 나는.

     아모르가 불쌍하다는 생각보다, 아모르가 이렇게 될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나 자신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주먹을 꽉 쥐며 나는 아모르를 껴안았다.
     강하게, 아니 조금 고통스러울 정도로 강하게 안아주고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아모르의 등을 쓰다듬어 주며 달래주었다.

     지금 나는 땀이 많이 났을 테니 어쩌면 불쾌감을 주었을지도 모르지만 ...... 지금은 조금만 참아주었으면 좋겠다.

    "언니 ......?"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그냥 껴안고 있는 나를,  아모르가 당황한 듯이 올려다본다.
     그런 그녀에게 나는 빙긋이 웃어보였다.

    "그래. 언니야."
    "네 ......?"
    "아모르. 너는 모르겠지만 ...... 사실은 나, 고독한 녀석이야."

     이 세계에 온 초기에는 나의 마법의 스승이. 그리고 지금은 필리아와 시이나가 있으니 외롭다고 느낀 적은 없다.
     전생에 대해서도 이미 매듭은 지어놓았다.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 형제자매가 없다는 사실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아모르가 나를 언니라고 불러주는 것 ...... 사실은 너무 기뻐. 아모르가 나를 가족처럼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면, 부를 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져."
    "...... 저, 저도요."
    "응?"
    "나도 ...... 아모르라고 불려서 ...... 기쁘고 ...... 몇 번이고 불러줬으면 좋겠어..." "응? ...」「...」「...」「...」「...」「...
    "후후. 그럼, 나도 마찬가지야. 나도 그 아모르와 같은 감정을 계속 느끼고 있어요."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