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9. 냉정해져! 나는 로리콘이 아니라고!(2)
    2024년 04월 04일 18시 44분 2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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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악의 경우, 너무 큰 충격과 죄책감으로 인해 아모르가 집을 나갔을 가능성도 생각했다.
     다행히 그 걱정은 기우였던 것 같고, 침대에 마련된 담요는 사람 한 명 분량만큼 부풀어 있었다.

    "아모르."

     문 너머로 불러도 대답이 없어 아직 자고 있는 줄 알았는데, 내가 이름을 부르자 겁에 질린 듯 담요의 부풀어 오른 부분이 움직였다.

    "...... 아모르, 아침식사가 준비됐어. 같이 가자. 식기 전에 먹지 않으면 아깝잖아."
    "......"

     침대 근처로 이동해 말을 걸어보았지만, 역시 대답이 없다.
     아모르와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녀가 나를 좋아한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다.
     그래서 왠지 모르게 그녀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도 짐작할 수 있었다.

     원래는 아모르가 마음을 정리할 때까지 내버려 두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지만 ...... 어젯밤에는 아모르도 저녁을 먹지 않았다.
     아침밥이라도 먹이지 않으면 컨디션이 나빠질 것 같다.
     아모르를 지키기로 마음먹은 나로서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어떻게든 아모르가 느끼고 있을 무거운 짐을 덜어줄 수 없을까 생각하며 말을 건네본다.

    "어제 일은 ......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아모르는 나를 위해 생각해 준 것뿐이잖아. 나를 위해 해주려는...... 그 마음은 솔직하게 기뻤어. 그러니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아도 ......"
    "......"
    "...... 아니, 아니지."

     이러면 마치 아모르만 나쁜 것 같다.
     그게 아니라며, 나는 머리를 긁적였다.

    "...... 미안해, 아모르 "
    "...... 네 ......?"
    "내 탓이야. 내가 아모르에게 인간 사회의 상식을 제대로 가르쳤더라면 ...... 그때 내가 아모르를 제대로 거절했더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거야."

     평소의 가벼운 생각은 버린다.
     지금 정도는 진지하게 아모르를 대면해야겠다는 생각에서 깊이 고개를 숙였다.

    "내가 우유부단한 탓에 아모르에게 이렇게 상처를 주고 ...... 돌이킬 수 없는 일을 하게 만들었어"
    "아 ...... 아냐! 네가 사과할 필요 없어! 너는, 언니는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어!"

     지금까지 침묵을 지키던 아모르가 담요 속에서 튀어나와 필사적인 표정으로 호소한다.
     담요 속에 숨어있던 그녀의 모습이 드러나자 나는 눈을 살짝 떴다.
     그녀의 눈밑에는 한눈에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깊은 다크서클이 떠 있어서, 어젯밤부터 한숨도 자지 못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뺨에는 눈물자국도 남아 있어 얼마나 많이 울었을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나는 그녀를 더 많이 괴롭게 만든 모양이다.

    "나쁜 건 ......나, 나쁜 건 ...... 전부 다 나니까 ......"

     말을 점점 줄여가면서, 그녀는 모든 것을 혼자 짊어지겠다는 듯이 얼굴을 숙였다.
     어떻게든 격려해주고 싶었지만, 격려하려고 생각한 말로는 신경 써준다고 생각하게 만들어 오히려 더 힘들게 만들 것 같았다.

    "아모르......"
    "......"

     딱히 해줄 말이 떠오르지 않아 입을 꾹 다물고 말았다.
     아모르도 그 이후 침묵을 지켰기 때문에 잠시 정적이 나와 그녀 사이를 감싸고 있었다.

    "............ 버리지, 말아줘 ......"

     그 무거운 침묵을 깬 것은 아모르 쪽이었다.

    "다음에는 ......! 다음에는 제대로, 언니의 도움이, 될 테니까...... 돼 보일 테니까! 실패하지 않을 거야, 나쁜 짓 하지 않을 거야. 언니에게, 민폐, 끼치는 건, 하나도 안 할게......!"
    "아, 아모르 ......?"

     내가 입을 다물어 버린 탓에 불안감을 불러일으킨 모양이다.
     아모르는 어딘지 모르게 조급한 표정으로 내게 다가와 매달리는 것처럼 ...... 아니. 처럼이 아니라, 그대로의 의미로 그녀는 나에게 매달렸다.
     얼굴은 명백하게 새파랗다. 밤새도록 잠을 자지 않아서 그런지, 가까이서 보는 그녀의 눈은 충혈되어 있었고, 입술은 건강하지 않게 건조했다.

    "나, 언니가 시키는 거라면 뭐든 따를 테니 ...... 때, 때려도 괜찮으니 ...... 도구처럼 취급해도 상관없으니.... ...그러니 제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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