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부 성녀와 성녀 12024년 02월 24일 19시 06분 3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천천히 의식이 떠올라 눈꺼풀을 뜬다. 시야에 펼쳐진 화려한 천장에 익숙해진 것도 최근의 일이다.
"하암 ......"
기지개를 한 번 켜고 몸을 일으킨 나는 침대 옆에 놓여 있는 작은 종을 울렸다.
"좋은 아침입니다, 티아나 님."
"좋은 아침, 마리엘."
곧이어 나의 시녀인 마리엘과 메이드들이 방으로 들어와서 준비를 해준다.
예전에는 마리엘에게 혼자 할 수 있다고 말했었지만, 리비스 제국의 황비가 된 지금은 그렇게 할 수 없다며 혼나고 말았다.
"티아나 님은 오늘도 정말 아름다우세요. 폐하께서도 분명 반하실 거예요."
"그래? 고마워."
무능한 텅 빈 성녀 티아나 에버렛으로서 팔론 왕국에서 학대받던 시절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최고의 대접을 받고 있다.
요즘은 내가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펠릭스가 직접 하인을 선발하기까지 하니 더더욱 그렇다.
(그만큼 내가 제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해야 해)
준비를 마쳤다는 마리엘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자, 거울에 비친 화려한 모습의 자신과 시선이 마주쳤다.
"...... 이 드레스, 대체 얼마짜리일까?"
오늘은 그러데이션이 아름다운 블루 민트 컬러의 드레스를 입고 긴 머리를 큰 블루 사파이어 머리핀으로 묶고 있는데, 둘 다 나에게 잘 어울린다.
이것들은 모두 펠릭스가 선물해 준 것들인데, 요즘은 이런 식으로 선물을 받는 일이 많아졌다.
덕분에 내 옷장 안은 파란색과 하늘색 드레스와 액세서리로 가득 차 있다.
예로부터 제국의 남자는 자신의 눈동자와 같은 색의 물건을 사랑하는 여자에게 선물하는 풍습이 있다.
목걸이나 귀걸이 같은 액세서리가 일반적이지만, 드레스까지 선물하는 것으로 보아 애정의 크기와 독점욕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주변에서 항상 흐뭇하게 쳐다보는 눈빛을 받게 되니, 진정이 안 돼......)
부부간의 원만함을 어필하는 것일까도 생각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펠릭스가 그냥 그러는 것임을 깨달았다.
이런저런 생각에 얼굴에 서서히 열기가 올라오는 것을 느낀 나는 뺨을 가볍게 두드리며 일어나 마리엘을 데리고 방을 나섰다.
그렇게 찾아간 식당에는 이미 리비스 제국의 황제이자 나의 남편이 된 펠릭스 폰 리비스의 모습이 있었다.
내 모습을 보자마자 펠릭스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아침부터 눈부신 미모에 눈을 가늘게 뜨고 미소를 되찾았다.
"좋은 아침, 티아나. 어젯밤은 잘 잤어?"
"그래, 덕분에."
자리에 앉자마자 아침 식사가 차려졌다. 제국에 막 왔을 때보다 훨씬 많은 양을 먹을 수 있게 되었고, 몸도 건강해진 것 같다.
"오늘의 예정은?"
"다음 주에 베르타 마을에 가기 위한 최종 점검을 마법탑에서 루피노와 할 생각이야"
리비스 제국에는 한때 다섯 군데의 저주받은 땅이 존재했다.
첫 번째인 나이틀리 호수는 나의 전생, 즉 제국의 대성녀 엘세 리스였던 시절의 기억을 되찾아 자신의 몸을 정화함과 동시에 정화되었다.
두 번째 붉은 동굴은 펠릭스, 루피노와 함께 가서 상당한 위험을 무릅쓰고 저주를 풀 수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의 잃어버린 마력이 제국의 저주의 원인이라는 끔찍한 사실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붉은 동굴을 정화하면서 잃어버린 마력이 꽤 많이 돌아왔어)
엄청난 마력을 가졌던 시절의 마력이 30% 정도까지는 돌아왔으니, 이 정도면 웬만한 일에는 대응할 수 있을 것 같다. 로드를 연마할 정도의 마력밖에 없던 과거를 떠올리면 눈물이 날 지경이다.
"베르타 마을은 다른 세 곳에 비해 저주가 약한 편이래."
"과거의 기록을 보면 그렇지. 하지만 십 년이 지난 지금은 어떻게 되어 있는지 알 수 없다. 방심은 금물이다."
그리고 나머지 세 곳 중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베르타 마을은 과거 무서운 역병이 유행했던 곳이다.
피해를 확산시키지 않기 위해 마을 사람들의 의지로 봉쇄된 바람에 십여 년이 넘게 완전히 격리되어 있다고 한다.
여러 마법사들이 목숨을 걸고 만든 결계로 마을이 덮여 있어 주변으로의 피해를 막고 있다고 한다.
안으로 들어가려면 결계를 풀어야 하며, 반드시 정화를 하지 않으면 다시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고 한다.
(실패는 용납되지 않으니,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해)
"나도 따라갈 테니 안심해."
"응, 고마워."
그런 긴장감이 얼굴에 드러났는지, 펠릭스는 걱정하는 말을 건넸다.
당일에는 검과 마법에 능한 펠릭스뿐만 아니라 제국 최고의 마법사인 루피노도 함께 한다.
분명 괜찮을 거라고 스스로에게 다짐을 했지만, 그래도.
"펠릭스 님! 실례하겠습니다!"
그 와중에 펠릭스의 측근인 바이런이 다급한 기색으로 달려왔다.728x90'연애(판타지) > 텅 빈 성녀라며 버려졌지만, 결혼한 황제에게 총애받습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2부 성녀와 성녀 3 (0) 2024.02.24 제2부 성녀와 성녀 2 (0) 2024.02.24 번외편 진정되지 않는 티타임 (0) 2023.09.23 제1부 다시 한번, 여기서부터(2) (0) 2023.09.23 제1부 다시 한번, 여기서부터(1) (0) 2023.09.23 다음글이 없습니다.이전글이 없습니다.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