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바레타 마을의 특산품인 쇼치쿠 장미를 사용했습니다. 쇼치쿠 장미는 꽃잎을 말려서 향으로 만들면 매우 강한 최음 효과가 있고, 그 연기를 들이마시면서 아이를 낳으면 네 쌍둥이, 다섯 쌍둥이, 여섯 쌍둥이를 자주 낳는다고 해서 예로부터 다산을 기원하는 특산품으로 애용되어 왔습니다. 요즘은 장미 농가를 이어받는 사람도 급감해 거의 멸종 위기에 처해 귀한 물건이 되었지만요."
"별로 듣고 싶지 않지만, 사들인 아기들은 어떻게 되었어?"
"그것들은 '식재료'이기 때문에 냉동 보관하고 있는데, 가져가실 건가요?"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시큰둥한 표정을 짓는 촌장 부부. 이건 이미 아웃이구나, 완전히.
"...... 일단 마을 사람들의 처분을 결정하기 전에 여신교의 요원들만이라도 구출하는 게 어떨까요? 적어도 아직 살아있다는 건 알았으니까요."
"그렇게 하자."
"정말 역겨운 이야기다."
"세상에 악행은 끝이 없스므니다."
마을 사람들에게는 마을 입구에서 대기하라고 명령하고, 우리는 이장 부부의 안내로 마을 공회당으로 향했다. 넓은 초콜릿 같은 벽돌벽이 특징인 이 건물은 전혀 수상쩍지 않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시골 마을 회관 같은 느낌이다.
이곳에 오기까지 마을 안을 걸었는데, 언뜻 보기에 지극히 평범하고 평화로워 보이고 이런 별 볼일 없어 보이는 마을에서 무시무시한 아기 죽이기 의식이 계속 이어져 왔다고 생각하니 정말 무섭다.
"그러고 보니 마을 주민뿐만 아니라 이 마을에 있던 모든 사람을 일괄적으로 세뇌시켜 입구에 모이라고 지시했을 텐데, 왜 잡혀온 여신교 요원들은 오지 않았을까?"
"도망치지 못하도록 최음제를 먹인 후 밀실에 가둬서 감금하고 있기 때문에 철창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게다가 그들은 마을 사람이 아니라 마을의 비품이지요."
"윤리관이....... 확실히 마을 사람들은 모두 마을 입구에 모여 있으라고 했지만....... 파면 팔수록 어둠이 분출하는데 위험하지 않아? 이 마을 어떡하지?"
"지금은 조사가 우선이 아닐까요."
"그렇겠네."
신병이 구속된 상태라면 자기 발로 나올 수 없는 것도 납득이 가는데........ 이런 마을에 오지 말았어야 했다는 느낌이 대단하다. 로리에도 올리브도 카가치히코 선생님도 표정은 차분하지만, 내심은 평온하지 않은 것 같다는 것은 풍기는 분위기로 짐작할 수 있다.
"일단, 안내해."
"예. 저희가 안내해 드리지만, 지하에는 침입자를 요격하기 위한 함정도 많이 설치되어 있으니 주의를 바랍니다."
자, 이제 무엇이 나올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녀들은 모두 살아있었다. 도무지 [무사]하다고는 할 수 없는 상태였지만, 일단 살아있었으니 이제 여신교의 의사나 치료사가 열심히 치료해 줄 수밖에 없다. 그녀들 역시 뒷사회의 사람인만큼 적에게 잡혔을 때의 각오 정도는 하고 있었을 테니까.
그보다 오히려 더 강렬했던 것은 주방이었다. 무엇을 요리하는지는 말할 필요도 없다. 뭐랄까, 인간이 가진 어둠이 가득 담긴 농축된 환원된 악의 같은 부분이 너무 많아서 점점 기분이 나빠지기 시작했어다. 데려온 사람이 이 세 명이라서 정말 다행이다.
"그럼, 부숴버릴까?"
"그게 좋겠네요."
"흔적도 없이 소멸시키자."
"찬성이므니다."
"Hey 셰리, Go"
"알겠습니다."
우리는 포로로 잡혀있던 여성들을 나눠서 밖으로 데리고 나와 안에 아무도 남아있지 않은 것을 확인한 후 위성 궤도포를 가동했다. 보이지 않는 빛이 하늘에서 쏟아져 내려오자 우리의 눈앞에서 피비린내 나는 공민관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 흉측한 지하실도 포함해서.
남은 것은 깨끗한 원통형으로 움푹 파인 분화구뿐. 사실 마을 주민을 포함한 마을 전체를 이런 식으로 없애버리고 싶었지만, 그건 환경 파괴가 너무 심하니까.
자, 이제 남은 건 마을 사람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지금은 세뇌된 상태라서 얌전히 있지만, 세뇌를 풀면 분명 공격해 올 것 같다. 악의가 없고 반성도 없는 것 같으니 차라리 모두 자해하라고 말하는 게 낫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