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86 최종 이벤트 '사랑받는 아이' VS '금기의 아이'
    2021년 02월 17일 14시 23분 1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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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ncode.syosetu.com/n2651eh/86/

     

     

     

     "캐롤!"

     "카뮤!!"

     

     케니스타 왕국의 하늘을 카뮤를 끌어안은 채 고속으로 비행하는 아리스를, 포차에 탄 제가 쫓아갑니다.

     명백한 실수입니다. 카뮤가 숨겨진 캐릭터라고 알고 있었으면서도, 카뮤를 믿고 있었기 때문에 아리스에게 기울어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니콜라스한테서 아리스가 접촉하려 했던 사실을 들었음에도 이벤트가 발생할 거라고는 생각치 못했습니다.

     설마, 사랑의 도피는 도피이지만, 히로인이 공략대상을 납치해서 강제로 사랑의 도피를 한다니 누가 생각할 수 있겠어요?

     아리스와 융합되어 있는 '정령에게 사랑받는 아이의 마도구' 가 또 행방불명이 되면 성가셔지기 때문에 단번에 공격하지 않았던 것이 한이 됩니다.

     이럴 거라면 아리스를 발견한 순간, 제 10계급의 대규모 괴멸마법으로 학원 채로 불태웠다면 좋았을 것을......

     

     "큭, 놔라!"

     "안 된다구요, 카미유님. 날뛰면 위험해요. 캐롤 씨도 따라오는 모양이지만, 파혼도 했을 텐데 왜 저럴까요?"

     "웃기지 마, 이 바보 천치가!!"

     날씨의 이야기라도 하는 듯한 어조로 고개를 갸웃거리는 아리스에게, 바람의 정령에 붙잡혀있는 카뮤가 단검을 뽑으려 하자, 그에 반응한 번개의 정령이 카뮤를 감전시켰습니다.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악!"

     

     "카뮤!"

     정신이 몽롱해지면서도 저에게 손을 뻗으려 하는 카뮤에게 저도 손을 뻗었습니다. 그 마음의 거리와는 반대로 뻗은 손의 거리는 멀었습니다.

     강화되었을 터인 포차여도 꽤 거리를 좁힐 수 없습니다.

     "포차, 더욱 빨리!"

     [캐롤! 바람의 정령들이 방해를 한다!]

     고통스럽게 신음하는 포차의 목소리. 여유가 없었던 제가 의식을 향하자, [시스템] 이 정령의 위치를 가르쳐줬습니다.

     

     " [Dragon Breath] !"

     

     마력을 배가한 제 7계급마법 [용포격] 의 붉은 광선이, 방해하는 상급정령들을 떨쳐냈습니다. 하지만 위력이 너무 강해서 이거라면 카뮤와 직선상의 적을 노릴 수 없습니다.

     "Set [Gandivam] !"

     여기에서 노린다? 카뮤를 붙잡고 있는 아리스와, 저희들을 방해하고 있는 바람의 정령을 향하여 마궁에 은화살을 매겼습니다.

     

     " [Eagle Eye] , Set [Doubling] !"

     

     명중률 상승과 전투기술 위력배가의 스킬을 연속사용한 저는, 조준을 하고서 [전투기술] 을 쏘았습니다.

     

     "ㅡㅡ [Sniper Shot] ㅡㅡ!"

     

     궁술과 총기의 [전투기술], 관통속성 3배격인 [저격] 이 포차를 방해하던 바람의 정령을 꿰뚫었고, 아리스의 등으로 향하자.

     "앗!"

     슈파파파파파파파!!

     그 아리스를 지키려는 듯 정령들이 스스로를 방패로 삼아 [전투기술] 을 막아내었고, 열 마리가 넘는 정령을 꿰뚫은 화살이 기세를 잃고 떨어졌습니다.

     방해할 것 같은 정령은 이미 배제했을 텐데요....

     

    〈Show Up Enemy: Middle Elemental. Low Elemental.〉

     

     .......어? 중급정령과 하급정령이 생겼다? 어둠의 정령마법으로 정령계에 돌려보낸 정령들은 아직 물질계로 돌아오지 않았을 터. 설마ㅡㅡ주변을 둘러보니 왕도를 벗어나서 메마른 갈색이 되어있었던 땅이, 다시 선명한 녹색으로 변했습니다.

     

     "자, 카미유님, 당신의 어머니의 고향이에요~. 솔베트 왕가의 피를 잇는 카미유님이 있으니까. 바로 저에게 가게를 차리게 해주겠네요. 케니스타에서 벌긴 했지만 다른 대륙의 은화 뿐이었으니, 이번엔 금화의 풀장에서 수영하고 싶어요."

     무서운 속도로 옆나라 솔베트의 국경을 지나친 아리스는 반짝거리는 눈으로 즐거운 듯이, 번개의 대미지 때문에 마비되어 움직이지 못하는 카뮤를 향해 망상을 방류합니다.

     

     "아리스!!!"

     

     무심코 저는 그녀의 이름을 외쳤고, 고속이동마법 [신성] 의 주문으로 포차의 등에서 뛰어오른 제가 카뮤에게 다가간 순간, 새롭게 솟아난 정령들이 일제히 덮여들었습니다.

     

     "큭, [Tempest Blade] !!"

     

     "꺄아악!?"

     한손검의 검기 [폭풍인] 이 정령을 베어버리고 아리스가 비명을 지르는 사이, 한방 먹이지도 못한 채 자세가 무너진 저를 쫓아왔던 포차가 주워줬습니다.

     [캐롤, 무모한 짓 하지 마라!]

     "미안....."

     전투 기술을 인터벌도 없이 사용한 탓에, 경직된 오른손의 장갑 틈에서 피가 흘러나왔습니다.

     

     "캐롤 씨, 무슨 짓인가요!? 적당히 좀, 저와 카미유님의 방해를 하지 말아주세요, 정말."

     

     큰일입니다.... 이대로 간다면 이 솔베트의 정령도 모두 빼앗은 아리스는 이 나라도 집어삼킬 것입니다.

     또 어둠의 대정령의 힘을 빌린다면 정령들을 내쫓는 일도 가능하지만, 아직 어빌리티와 약이 있어도 이대로 이동을 계속한다면, 언젠가 저의 마력이 먼저 고갈됩니다.

     분명 그보다도 먼저, 카뮤의 목숨이.....

     그 때, 움직이지 않던 카뮤의 강한 눈동자가 제게로 향하며, 입가가 떨리며 무언가를 호소했습니다.

     

     ㅡㅡ상관말고 해ㅡㅡ

     

     당신 채로 아리스를 죽이라고 하는 건가요......? 이 이상 피해가 퍼지기 전에?

     그런 것은ㅡㅡ

     "........싫어."

     그런 건 싫습니다.

     .......저는 이 세계 모든 것 보다도, 카뮤......당신 한 사람 쪽이 좋아요.

     그런 생각으로 카뮤에게 시선을 보내자, 그는 조금 괴로운 듯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탁 하고 자신의 볼을 쳐서 기합을 넣고, 뭔가 방법은 없나ㅡㅡ하고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리고 있자, 뭔가 따스한 것이 저의 옆에 들어오는 기척을 느꼈습니다.

     

    〈Message.Wind Arch Elemental>> Vento〉

    〈Message.Water Arch Elemental>> Aqua〉

     

     바람의 대정령과 물의 대정령의 이름......? 벤토, 아쿠아...... 프레아가 왕족 두 사람에게서 대정령을 해방해준 건가요.

     

    〈Message.Fire Arch Elemental>> burn〉

     

     불의 대정령......번. 프레아의 정령도 이름을?

     

    〈Message.Arch Elemental>> Gate〉

     

     그래.....그럼 아직 가능한 일은.....있어!

     

     "ㅡㅡ [Mjollnir] ㅡㅡ"

     

     [캐롤!?]

     갑작스런 마법에 포차가 놀라서 소리를 내면서, [번개망치] 가 전방에 떨어지자 아리스가 그걸 우회했습니다.

     

     " [Cyclone] !"

     

     이번엔 그 방향으로 제 8계급마법의 바람의 회오리를 만들어서, 아리스의 행동을 방해합니다.

     

     "캐롤 씨, 무슨 짓을 하는 건가요!?"

     멀리에서 들려오는 아리스의 목소리. 뭘 하고 있냐구요?

     "방해하고 있는데요."

     

     [캐롤! 그다지 발을 묶어둘 수는 없다고, 쓸데없이 마력을 쓰는 건.....]

     "괜찮으니까 쏴줘! 몇 초면 되니까!"

     [.......알겠다!]

     포차가 이 이상 아무것도 묻지 않고 도와줍니다. 아리스를 몇 초만 멈출 수 있다면ㅡㅡ

     마력이 아슬아슬해질 때까지 몇 번이나 강한 마법을 쏴서 아리스가 나는 방향을 바꾸게 하고, 포차가 정령들의 공격을 피하면서 그 사이를 파고 들었습니다.

     

     [캐롤!]

     "응!"

     아리스가 멈췄습니다. 한 순간이지만, 솔베트국의 깊은 숲 위에서 저는 비장의 수로 남겨두었던 하루 1회의 [종족 어빌리티] 사용하여 마력을 회복하고, 그들에게 부탁합니다.

     

     "빛의 대정령 리히트, 어둠의 대정령 오브스큐리테, 대지의 대정령 엘데, 바람의 대정령 벤토, 물의 대정령 아쿠아, 불의 대정령 번! 나의 부름에 응하라, [Summon Elemental] !"

     

     이름을 가르쳐준 여섯 마리의 대정령들이, 부름에 응하여 백적의 거대한 빛이 되어, 저의 주변에 출현했습니다.

     

     "ㅡㅡ [Open Summons Gate] ㅡㅡ"

     

     VRMMO에는 없었던 정령마법ㅡㅡ [소환문 개방] 에 응하여 여섯 대정령을 핵으로 삼은 거대한 소환마법진이 숲을 덮는 것처럼 땅에 펼쳐지며, 거대한 구멍이 생겼습니다.

     .......대정령 여섯 마리와 소환문의 유지만으로도, 완전회복되었을 마력이 대단한 속도로 쭉쭉 줄어듭니다.

     

     "어......잠깐, 뭐야 이거, 어떻게 된 건가요!?"

     아리스의  당황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본래, 소환마법은 대정령 클래스여도 이런 대규모까지는 필요없습니다. 저쪽과 여기를 연결해버리면 불리게 된 자가 자력으로 해주니까요.

     저는 그냥 구멍을 연 것일 뿐. 그 구멍은 단지 이쪽을 저쪽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캐롤!?]

     "아직 버텨줘."

     이쪽을 끌어당기려 하는 소환문에, 포차가 날개를 파닥거리며 어떻게든 떨어지지 않으려 버텼습니다.

     "잠깐, 떨어져요!"

     하지만 아리스는 다릅니다. 아리스가 날고 있는 건 정령의 힘 덕분이기 때문에, 점점 소환문에 빨려들어가는 의지가 약한 정령들이 아리스에 달라붙자, 아리스도 함께 소환문에 끌어당겨지게 되었습니다.

     의지가 약한 정령들은 무조건적으로 '사랑받는 아이' 에게 몰려들고, 아리스는 그런 정령들을 제어할 수 없습니다.

     상급정령들은 아직 버티고 있으니 아직 떨어지지 않았지만, 이대로라면 아리스도 여기에서 탈출할 수 없습니다. ......그 사람을 끌어안은 채로는.

     

     "미안해요, 저, 당신 몫까지 행복하게 살게요, 카미유님!"

     

     역시...... 아리스는 무거웠던 카미유를 쉽사리 버리고는, 혼자서 도망을 꾀했습니다.

     "포차!"

     [맡겨줘!]

     제 목소리에 포차가 구멍으로 떨어지는 카뮤를 쫓아서ㅡㅡ

     "카뮤우!"

     ".....캐.....롤!"

     구멍에 떨어지기 전에 주워올려서, 저희들은 서로를 확인하려는 듯 강하게 부둥켜 안았습니다.

     "카뮤......"

     "캐롤......"

     [떨어진다! 어떻게든 해!]

     지금이라도 구멍에 떨어질 것 같은 포차의 푸념이 들어와서, 저도 깊게 끄덕였습니다.

     "물론, 여기서 끝낼 거야."

     아리스. 전 당신을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저 정도로 당신을 알고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촤라락.......

     

     "앗, 돈이에요!"

     몸이 가벼워져서 도망치려 했던 아리스가, 코인이 부딪혀 내는 소리에 돌아보았습니다.

     [가방] 에 쌓아두었던 금전ㅡㅡ아직 남아있는 은화를 1억 닢 정도 손끝에서 분출시키자, 아리스의 눈 색깔이 바뀝니다.

     "돈이에요! 돈!"

     

     "뭐지.....이건.....?"

     카뮤가 그 광경에 소름끼친다는 듯 건조한 목소리를 냅니다.

     아리스의 모습이 조금씩 바뀌어갑니다. 목소리의 질이 조금씩 바뀌고, 그 피부색도 조금씩 변화해 나갔습니다. 저 구멍 끝에서 통하는 장소는ㅡㅡ

     "요정계."

     

     할머니인 세리아가 거주하는 장소가 아니라, 가장 깊고, 가장 정령계와 가깝고, 가장 원초적인 정령력에 차있는 장소.

     요정계는 물질계에 가까운 장소여도 오랜 시간동안 그 정령력에 노출된 채 지내게 되면, 의지가 약한 인간은 마물이 되고 의지가 강한 인물이어도 아인으로 변화합니다.

     그런데 제일 안쪽의 가장 정령력이 짙은 장소라면 어떻게 될까요......?

     

     "돈! 돈!"

     

     아리스의 피부색이 그녀의 머리카락같은 금색으로 바뀌고, 얼굴이 넓게 퍼지고 눈과 입이 커지며 배가 나오고 손발이 짧아지는 광경에, 저희들은 무심코 새파랗게 된 얼굴로 숨을 삼켰습니다.

     "".......""

     [우와......]

     

     "돈, 돈."

     그 목소리는 이미 인간이 아니게 되었고, 영혼까지도 변질되었는지 빛나는 구슬같은 것ㅡㅡ아마 '사랑받는 아이의 마도구' 가 튕겨저 나와서, 정령력을 뒤집어 쓰고 풍화되듯이 스러졌습니다.

     아리스는 완전히 직립한 개구리같은 모습이 되자, 흩뿌려진 은화와 금화를 주워모아 커다란 입에 넣으면서 구멍의 안쪽으로 나아갔고, 그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된 순간 소환문은 닫혔습니다.

     

     ".............카○곤이네."

     

     왠지 올드무비에서 저런 것을 본 듯한 느낌이 듭니다.

     저렇게까지 마물화되었다면 지능도 고블린 급으로 저하해서, 이제 아리스는 두번 다시 인간으로 돌아올 수는 없겠죠.

     사랑받는 아이의 마도구를 처분하기 위함이라고는 해도, 저는 저런 식이 되어버리는 건 죽어도 싫습니다.

     "......앗."

     "엇차."

     마력과 체력을 대부분 잃어서 포차에서 굴러떨어지려 했던 저를 카뮤가 부둥켜안았고, 코 앞에서 정면으로, 조금 촉촉한 눈동자를 한 채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어서 와......캐롤."

     "응......돌아왔어. 카뮤..."

     왠지.....갑자기 부끄러워졌습니다.

     "저기.....카뮤는 괜찮아?"

     "그래.....괜찮아. 그러고 보니 몸의 아픔이 가시고 있네....."

     "........"

     잘 보니 카뮤의 귀가 약간 뾰족하게 된 느낌이 듭니다. .......그러고 보니 카뮤는 8분의 1 정도 엘프의 피가 흐르고 있었네요.

     어쩌면 조금 전의 영향으로 엘프의 피가 자각된 것인지도 모릅니다. 제가 그렇게 말하자, 눈을 좁히며 미소짓고는 저를 끌어안았습니다.

     "그럼, 오래 살아서 계속 캐롤의 옆에 있을 수 있으니 문제 없겠구나."

     "그, 그렇네."

     ......역시 좀 부끄럽네요.

     "자 돌아갈까. 캐롤."

     "응......모두가 있는 장소에."

     

     역할을 끝낸 대정령들이 저희들의 주변을 춤추는 듯 날면서, 자신들의 거처로 돌아갑니다. 저희들도 돌아갈까요. 저희들이 돌아가야할 장소로.

     

     "......."

     그렇게 말하며 서로 바라보는 저희들의 밑에서, 신경을 써준 포차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말없이 머뭇거리고 있었습니다.

     

     

     ===================

     

    울트라맨에 나오는 카네콘. 아리스의 마지막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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