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4 졸업 이벤트 -공왕(恐王) 프레아-2021년 02월 17일 02시 34분 5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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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 그 선언과 동시에, 가녀린 몸매의 소녀에게서 고레벨의 기척이 해방되자, 압도된 인족들은 그 소녀에게 점점 모여드는 거대한 마물들을 보며 공포의 비명을 질렀다.
"마왕이다아아아!"
"히이이이."
"누가 조오오오옴."
다른 사람을 밀쳐내는 것처럼 도망치며 혼란스러워하는 비명이 울리는 와중에, 마왕 캐롤은 무대의 위에서 뭔가를 노래하는 듯 읊조리더니 2미터나 되는 은색 지팡이를 치켜들었다.
"ㅡㅡㅡ [Sanctuary] ㅡㅡㅡ"
강대한 마력파동과 함께 빛이 파문처럼 수 킬로미터나 퍼졌고, 효과범위 내의 가호를 받은 마족과 마물들이 왕국의 기사와 아리스의 정령들에 대해 전투를 개시했다.
"하하핫! 너희들의 상대는 내가 해주겠다고!"
전신에 검고 섬뜩한 갑옷을 장착한 흑기사 벨트가, 인족의 기사들을 베어들어서, 칠흑의 대검으로 풀을 베듯이 솎아내어갔다.
저 금기의 아이였던 영애가 '마왕' 으로 성장했다.
그 충격에 아연실색하는 왕족과 상급귀족 중에서, 한 소년이 문득 정신차린 얼굴로 움직였다.
"저, 저는, 이 사실을 성에 있는 아버지께 보고하러 가겠습니다!"
재상의 아들 이안이 서두르는 듯이 그리 말하면서, 그 자리에서 조금이라도 멀어지려는 듯 도망쳤다.
재상인 가토 후작은 자신의 부하들과 함께 성을 지키고 있다. 이안은 항상 두세 수 앞을 읽는 아버지라면 이 사태에도 대응할 수 있을 거라며, 태자와 아리스조차도 쉽게 내버리고는 혼자서 도망치는 길을 선택했다.
"기다려, 이안!"
그걸 불러세운 태자 쥬리오. 하지만, 그 목소리에 돌아보지도 않고 출구 쪽으로 달려간 이안은ㅡㅡ
"ㅡㅡ그아아아아아아아악!?"
갑자기 전신이 불기둥에 휩싸여 비명을 지르며 굴러다니는 이안의 눈에, 자신에게 손을 향하며 유쾌한 듯 웃는 은발의 소녀가 들어왔다.
"오~호호홋, 피학취미인 당신을 위해 단번에 불태워주지는 않겠사와요. 저에게 감사하도록 하세요."
"...프....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 소녀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성격이 왜곡되었던 소년은, 드높게 웃는 소녀의 손에 의해 불태워져서 마지막엔 약간의 재만 남게 되었다.
"네 이녀어어언 프레아아아아아아!! 조카라고 생각해서 잘 대해줬더니 기어오르기는, 이 내가 직접 심판을 내리겠다!!"
"프레아! 넌 용서 못 해! 아바마마, 제가 함께 하겠습니다!"
국왕과 태자, 최후의 왕족 두 사람이 검을 뽑고 앞으로 나섰다.
언뜻 생각해보면 강적을 상대로 왕족이 앞에 나서는 건 자살과도 같았지만, 이 나라의 왕족에게는 최강의 카드가 있었다.
""대정령이여, 우리들을 수호하라!""
계약자의 말에, 국왕을 감싸는 듯한 회오리가 생겨났고, 쥬리오를 지키려는 듯한 거대한 물이 휘몰아쳤다.
왕가의 수호정령 그 마지막 두 마리. 바람의 대정령과, 물의 대정령.
"오오오.....저것이...."
"이 얼마나 신성한....."
대정령 정도가 되면 지역에 따라 신앙의 대상도 된다. 그걸 사역하는 왕족의 모습을 본 귀족들이 감탄의 탄식을 하였고, 그에 반해 프레아는 불타오르는 화염을 드레스처럼 두르고, 불의 날개를 펼쳐 하늘로 날아올랐다.
"호호홋, 와보세요. 제가 놀아주겠사와요."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며 비웃는 프레아를 본 국왕의 얼굴이 분노로 검붉게 바뀌었다.
"계집이! 그 멈추지 않는 입, 찢어주겠도다!!!"
"프레아, 널 쓰러트린다!"
프레아를 쫓아서 날아든 쥬리오가 수류의 창을 쏘았고, 프레아가 불의 벽으로 그걸 막아내자, 그 뒤에서 국왕이 덮쳐들었다.
"죽어라!"
제 7계급 풍마법 [질풍인] 에 필적하는, 백여 개에 가까운 바람의 칼날이 프레아를 덮쳤지만 그녀는 최저한의 불을 써서 그걸 떨쳐내면서 가볍게 회피하여ㅡㅡ
"ㅡㅡ히익."
피했던 바람의 칼날은 도망치지 않고 서 있던 왕도의 귀족들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어머 백부님, 저의 신민을 무참하게 죽이지 말아주실래요?"
"나의 신하다!!!"
*
.......그로테스크 주의. 저쪽은 프레아에게 맡겼지만 성대히 벌려놓았네요.....
바람과 물의 대정령은 100년이나 구속되어 있어서 꽤 쇠약해졌지만 그래도 2대1이니 구원을 가고 싶었지만, 저는 저대로 할 일이 있습니다.
" [Enperial] "
마궁 간디바로 전투기술을 쏘아서, 폭주하여 인간을 덮치기 시작한 상급정령을 쳐서 떨구고 있습니다.
마물들도 모여들었지만, 그럼에도 '사랑받는 아이' 를 지키는 정령들도 계속 모여들고 있었기 때문에, 아리스 한 사람 탓에 전황이 꽤 이쪽으로 기울지 않습니다.
그 아리스는 필두궁정마술사의 자식인 마론과 대주교의 손자 루카에게 지켜지며, 회장의 한 켠에서 진을 치고 있습니다.
아리스를 처리하는 것만으로도 성가신데, 저 두 사람이 옆에 있으니 단번에 괴멸도 할 수 없습니다.
확실히 마론은 도촬매니아인 속옷도둑같은 최악의 스토커고, 루카도 자신보다 작은 아이 혹은 돈의 관계로만 사람을 믿는 녀석이지만, 기분 나쁘다고 죽인다는건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죠?
그리고 아리스도, 정말 어찌할 수 없는 애지만, 악의만은 없다구요.
"엘프 씨, 이제와서 그런 훌렁이는 천으로 절 유혹하려 하다니, 촬영분이 앞으로 몇 장 밖에 안 남았잖아요."
"좋아하는 할아버님을 홀릴 뿐만 아니라 아인 주제에 나보다도 키가 커지다니, 정말 파렴치한! 친구비 따위 내주지 않을 겁니다!"
"캐롤 씨. 마왕 따위 포기하고 죄를 갚도록 해요! 지금 이 용의 이빨같은 도장과 영력이 넘치는 항아리를 산다면, 신께서도 용서해 줄 거라구요!"
.........역시 한꺼번에 괴멸시켜야 할까요
하지만, 그보다도ㅡㅡ
〈Message:Licht >>Target Lock-on ????〉
리히트.....빛의 대정령의 메세지가 다시 시스템에 표시됩니다.
제가 이 마술학교 안에 들어온 이후로 정기적으로 표시되었는데요, 귀찮아서 무시하고 있더니 1분 간격으로 표시되게 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네요..... 뇌내 메세지로 의식을 향하자, 시야를 뒤집어쓰는듯 반투명의 맵이 표시되고 학교의 중앙에 빛이 점멸하는 게 보였습니다.
〈Target:????〉
뭔가요......이 타게팅 된 정체불명의 물건은.
"......모두들, 잠깐 맡길게."
"어이, 아가씨!?"
제가 그렇게 말하자, 정령과 기사를 동시에 상대하고 있던 벨트 씨가 당황한 듯한 소리를 내었고, 겨우 도착한 한 명의 사이크로프스가 "어머." 라고 말하는 듯이, 입가에 손을 대며 커다란 눈을 반짝였습니다. ......넌 ♀였니?
솔직히 아리스에게서 눈을 떼는 건 불안함만 남지만, 먼저 용건을 끝내도록 하지요.
***
프레아 vs 국왕&태자의 전투는 마술학교의 부지를 넘어서, 그 전장을 왕도의 하늘로 옮겼다.
100년이나 왕가를 수호하고 있던 대정령끼리의 싸움. 날아든 왕을 쫓아 근위기사 몇 명이 쫓아왔지만, 애초에 가세하려고 해도 보통 공격으로는 대정령의 계약자에게 제대로 된 대미지는 입힐 수 없다.
프레아를 구속했던 작전처럼 공성병기같은 대화력의 무기를 쓰던가 커다란 힘을 써서 한 순간의 틈을 노릴 수 밖에 없지만, 세 명 모두 10층 건물 정도의 높이를 날고 있었기 때문에 기사의 공격이 닿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일은 큰 문제가 아니다.
국왕에게는 위대한 바람의 대정령이, 태자에게는 위대한 물의 대정령이 붙어있다.
설령 프레아가 가장 두려운 존재라고 해도, 삼개월이나 지하실에 유폐되어 쇠약해진 몸으로 두 마리의 대정령을 상대로 싸울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렇게, 기사들만이 아닌 국왕과 태자 쥬리오조차도 생각하고 있었다.
"호호홋! 꿀꿀하고 우세요 돼지들!"
"그오오오옷!?"
"아바마마!"
거대한 불의 소용돌이가 왕의 바람의 방어를 부수자, 불길에 휩싸인 국왕을 쥬리오가 물로 소화시키고, 그 화상도 순식간에 치유시켰다.
"사라져라, 프레아!"
쥬리오가 들어올린 팔을 내리자, 상공에 거대한 물덩이가 생겨났고, 제 7계급 수마법 [워터해머] 같은 거대한 폭포가 프레아를 향해 떨어지기 시작했다.
거대한 물과 불이 부딪혀서, 폭발하는 듯 수증기가 퍼졌고ㅡㅡ
"봤느냐 프레....큭."
"쥬리오!?"
수증기를 베어버리는 듯한 화염채찍이 대기를 갈라놓았고, 승리했다며 방심하고 있던 쥬리오에게 부상을 입혔다.
"둘이 모여서 이 정도라니, 그 암퇘지 쪽이 훨씬 괜찮았사와요."
수증기가 걷히자, 그곳에는 화상 하나 없는 프레아가 두 사람을 내려다보는 듯 비웃었다.
백년 동안 마도구에 붙잡혀 쇠약해진 정령과 새롭게 계약을 맺어 힘을 회복한 프레아의 정령은, 너무나 서로의 힘이 달랐다.
그 이전에 왕족이라고는 해도 단순한 인간과, 마치 타인과 싸우기 위해 태어난 것 같은 프레아로선 싸움에 대한 기백이 다르다.
탕! 탕! 탕!
"폐하! 무사하십니까1"
이변을 눈치챈, 성에 남아있던 근위기사대ㅡㅡ이 나라에서 복제한 마총을 가진 부대가 도착해서, 상공의 프레아를 저격하기 시작했다.
"오오오, 잘 와주었다! 프레아를 놓치지 마라!"
"칫."
마총대의 도착에 힘이 난 국왕이 명했고, 프레아는 얼굴을 찌푸리면서 그냥 한손을 휘둘러 총알을 불로 막아내었다.
원래라면 이 정도 품질의 총으로 상공의 적을 저격할 수 있을 리가 없었지만, 이 세계에는 원거리 스킬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명중에 보정이 붙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성가신 것은 [전투기술] 의 존재일 것이다.
마총의 전투기술은 명중률이 낮지만 활보다도 위력이 있다. 프레아가 대정령을 물리칠 정도의 큰 기술을 쓴 틈을 노려 쏘아서, 우연하게도 명중된다면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도 있었다.
"후하하핫, 프레아, 네년의 악운도......"
"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국왕의 말을 막으려는 듯 대기를 진동시키는 짐승의 포효가 울려퍼졌고, 커다란 건물을 때려부수는 것처럼 거대한 뱀의 머리가 몇 개나 모습을 드러냈다.
"아닛, 히드라라니!?"
"바보같은.....너무 거대해."
갑자기 나타난 그 모습에 기사들이 절망한 듯 허둥지둥대었다.
본래, 인족이 사는 지역에 출몰하는 히드라는 젊기 때문에, 기껏해야 10미터 전후이며 머리도 세 개 정도밖에 없다. 히드라의 위협도는 머리의 숫자로 결정되며, 그 목이 다섯 개나 되고 머리의 크기만으로도 1미터를 넘는 개체라면, 소국에게는 중대한 위기로 인식되는 '재해급' 으로 인정된다.
"어째서, 이런 곳에...."
"아바마마, 아마도 마왕의 첨병일 겁니다!"
마을의 상공에서 국왕과 쥬리오가 그 위협을 앞두고 한순간 프레아에게서 눈을 떼었다.
"후후....."
프레아는 상공에서 옅게 미소짓다가, 놀랍게도 휴드라의 머리 한 곳에 뛰어내렸다.
"구아....."
프레아는 캐롤에게 구해지고 신뢰받은 것 때문에, 캐롤의 영향하에 들어와 있다. 같은 영향 안에 있는 히드라는 프레아를 적이라고 생각치 않았지만, 머리 위에 올라타자 불만스러운 듯 다른 머리가 노려보았는데, 프레아가 정말 사랑스럽게 미소를 띄우며 그것을 쓰다듬었자, 그걸 본 히드라는 어째선지 움찔하고 몸을 떨면서 온순해졌다.
"떨쳐내."
"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히드라의 목이 일제히 짙은 자주색의 브레스를 주변에 흩뿌렸다.
"큭, 독 브레스다!"
"폐하는, 어디에!"
"입을 열지 마, 독을 마시게 된다고!"
주변을 연막처럼 순식간에 주위 일대를 가려버린 히드라의 브레스에 마총대가 비명을 지르자, 마찬가지로 왕을 놓친 쥴오가 서둘러 상공에서 후퇴하였다.
"아바마마!?"
그렇게 외치는 쥬리오에게 독무의 안에서 불의 채찍이 덮쳐들었고, 쥬리오가 아슬아슬하게 회피하였다.
"프레아, 숨지 말고 나와라!"
대정령의 계약자라면 독 따윈 듣지 않는다. 하지만 그걸 머리로는 알고 있어도 독 안에 돌입해서 목소리를 내는 건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그럼에도 독무의 안에서 드높게 웃는 프레아의 비웃는 소리. 그리고 다시 독무의 속에서 쏘아진 불의 공격을 피한 쥬리오는, 그 안에 있는 희미한 그림자를 발견했다.
"거기다, 쏴라!"
쥬리오의 명령에 독의 범위에서 도망쳤던 마총대 몇 명이 총을 겨누었고, 태자가 지시한 방향의 그림자를 향해서 동시에 [전투기술] 을 쏘았다.
마총의 전투기술 [철탄]. 비교적 명중률이 높은 전투기술이며, 2배격이면서도 토속성과 관통속성을 가지고, 방어력을 2할 무시할 수 있다.
쏘아진 총탄은 다섯 발. 그 안의 세 발은 빗나갔지만, 남은 한 발은 발에, 마지막 한 발은 몸의 정중앙을 꿰뚫었다.
"마무리다!"
쥬리오가 수백 개의 물의 창을 만들어내어서, 독무를 몰아내려는 것처럼 쏘았다.
"크헉, "
"......아, 아바마마!!"
독무가 흩어지자, 그곳에는 배와 발에 총을 맞고, 온몸이 엉망진창이 된 국왕의 모습이 있었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쥬리오에게 손을 뻗는 국왕. 그 순간, 등 뒤에서 심장을 꿰뚫으면서 피투성이의 팔이 튀어나왔고, 그대로 순식간에 국왕을 불태워버렸다.
"고마워요, 전 약혼자님. 왕의 바람의 방어를 벗겨내느라 수고하셨어요. 이 사람도 참, 얼마나 독이 무서웠는지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단단히 방어벽을 만들고 나오질 않고 있었는데 참 다행인 것이와요."
피투성이의 손끝을 혀로 핥으며 요염하게 미소짓는 프레아의 모습에, 쥬리오는 안색을 새카맣게 바꾸었다.
프레아는 일부러 쥬리오가 아버지를 공격하게 만든 것이다. 그 마음을 괴롭히기 위해, 국왕의 방어를 뚫기 위해, 그리고 쥬리오를 수호하는 물의 정령에게, 쓸데없이 힘을 소비시키기 위해.
"프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쓸데없이 소모되어 얼마 남지 않은 마력으로 쥬리오는 검을 뽑았고, 불의 채찍은 든 프레아에게 접근전으로 승부를 걸었다.
프레아는 그걸 기다렸다는 듯이 불의 채찍을 '불의 낫' 으로 바꾸어서, 쥬리오의 몸통에 깊게 찔러넣었다.
"......커억."
"마지막으로 더렵혀드리겠사와요. 후후, 기쁘지요?"
국왕의 피로 더렵혀진 프레아의 손으로 볼을 만져지자, 더렵혀졌던 적이 없었던 완벽한 태자인 쥬리오는, 마지막엔 황홀한 표정으로 불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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