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이네."
다행인가.
왕세자가 된 내 주위에는 영애들이 몰려들었다.
언젠가는 죽는 왕자로 여겨지던 때로서는 믿기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항상 장난꾸러기 같은 눈을 가진 인상적인 소녀.
승리와 영광으로 이끌어준 소녀.
내 왕비로는 그녀밖에 생각할 수 없다.
"성녀 니나."
"나는 성녀가 아닌데..."
"시아노이츠 공인 성녀로 하자."
"그래? 그럼 가짜성녀교회도 명칭을 바꿔야 되려나?"
뭘 걱정하는 건지.
신성녀교회나 진성녀교회나 니나교회로 하면 되지 않은가.
파리스의 성녀교회가 기능을 하지 못하고, 성녀 니나가 큰 공을 세운 것은 주지의 사실이니까.
"나의 아내가 되어 주지 않겠나?"
"괜찮아? 기뻐라."
"알래스터 공과는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들었다만?"
"흑역사를 들춰내네. 뭐... 알래스터 전하와는 마음이 맞지 않았어."
"왕족을 싫어하는 줄 알았다. 거절당할까 봐 무서웠지."
"미남 전하는 참말로 상냥하네. 전의 약혼은, 내가 제1성녀였을 때 자동적으로 정해진 거야."
왜 알래스터 공은 성녀 니나 정도의 천재와 약혼했음에도 소중히 여기지 않았을까?
리사르시아 왕 부부는 영지를 가지지 않은 공작급으로 대우하게 되었다.
알래스터 공은 .......
"리살루시아 왕가 직할령에서 일부를 떼어내어 백작으로 삼는다."
"음~ 괜찮으려나. 왕가를 섬기던 사람들을 받아줄 사람도 필요하니까. 우수한 가신들도 있으니, 말만 잘 들으면 백작 정도는 할 수 있을 거야."
"니나는 그걸로 만족하나?"
"뭐, 그 정도면 괜찮지 않겠어? 어찌 되었든 구 왕가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니나의 시야는 넓다.
그리고 관대하다.
리사르시아 왕가를 원망하는 모습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시아노이츠-리사르티아 동군 연합국의 왕이 된다.
그러니 내 왕비는 리살루시아 사람이 아니면 곤란한 것이다.
아니, 그건 그냥 변명인가.
내가 성녀 니나에게 끌렸으니까.
"전하, 니나."
"아저씨구나. 지금 좋은 때였는데."
"하하, 미안해."
데렉 중장은 시아노이츠와 리사르시아의 국경에 신도시를 건설하고, 그 태수로 취임하게 되었다.
앞으로 시아노이츠-리사르티아 간 교역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중간에 도시가 꼭 필요한 것이다.
군인과 정치인의 관점을 모두 가지고 있으며, 이 지역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중장밖에 없다.
백작을 추천했지만 거절당했다.
듣자 하니 실무자가 더 편하다고 한다.
졸리바스의 세 장군은 각각 시아노이츠, 리사르티아, 신도시로 근무가 정해졌다.
졸리바스의 실상을 알고 있는 귀중한 인재이기도 하다.
인재는 보물이다.
"애정행각을 벌이던 참이었어?"
"미남 전하가 프러포즈를 했거든."
"그래? 하지만 뭐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래?"
기뻐하는 성녀 니나.
"에셀버트라고 불러."
"에셀버트."
"오오? 보통은 에셀버트 님이라고 부른다고? 미래의 시아노이트와 리사르시아 양국의 왕이니까."
"그러고 보니 그랬네~"
"아니, 괜찮다."
"아 ......"
니나를 가볍게 포옹한다.
"두근두근해~"
"더 두근거리게 해 주마."
"우효~ 미남의 대사의 파괴력이란~"
"하하, 그럼 난 실례."
데릭 공이 떠나간다.
뭐 하러 온 걸까?
아니, 볼일이야 얼마든지 있다.
지금은 배려해 준 것 같다.
"니나, 사랑한다."
"우효~ 미남의 할법한 대사야."
보통의 영애들은 이런 반응을 보이지 않겠지.
하나하나가 신선하다.
시아노이츠=리사르티아는 앞으로의 나라.
사랑하는 니나,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결혼식은 내가 축복하게 해 주게!"
"그야 뭐 할아버지한테 부탁할 생각이었지만."
"그러니까 신경통 좀 고쳐줘!"
"누군가한테 먼저 치료받았으면 되었는데. 정말~ 날 너무 좋아한다니까."
대주교 할아버지도, 손녀 같은 니나에게 응석을 부리고 싶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