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은 돌아가는 게 베스트지만, 데릭 아저씨가 항복을 염두에 두고 있는 건 리사르시아 왕가의 구심력 문제가 아닐까.
알래스터 왕세자 전하가 노골적으로 위기를 불러일으키고 있으니, 신민들이 나라를 지탱할 마음이 없어지고 자기 안위에만 신경 쓰게 된다는 거지.
바보 전하가 그렇게 말했으니까~.
그렇다면 .......
"시아노이츠의 사령관을 잡자. 그러면 동쪽의 전쟁은 멈출 거야."
"뭐? 에셀버트 전하를? 그런 일이 가능해?"
시아노이츠 군의 총사령관은 에셀바트라는 제1왕자 전하이다.
왕자가 직접 전장에 나온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졸리바스 제국이 리사르시아를 공격하고 있다는 건, 시아노이츠 군도 금방 알 수 있지 않겠어?"
"아마 그렇겠지."
"그럼 걸려들지 않을까? 이렇게 ......"
내 마법으로 어쩌고 저쩌고.
데릭 아저씨가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니나, 너 그런 것도 할 수 있어? 말해줬다면 더 편했을 텐데..."
"직책이라는 게 있잖아? 나는 군인이 아니니깐. 게다가 내 성마력은 신이 사람을 치유하기 위해 주신 거라고 생각해. 적군에게 피해를 입히기 위해서가 아니야."
"뭐, 이해는 해. 이번엔 니나의 작전이 양측의 인명 피해가 가장 적으니 신도 용서해 주실 거라는 거지?"
"맞아 맞아, 아저씨는 뭘 좀 안다니깐."
일단 작전은 정해졌다.
"성공적으로 전하를 붙잡을 수 있다면 대화. 도망치면 그대로 왕도로 철수하는 거지?"
"그래. 잡는데 실패해도 추격당하지 않고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
◇.
---------- 3일 후, 시아노이츠 군 총사령관 에셀버트 전하의 시점.
리사르시아 군이 철수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정찰병의 보고가 들어왔다.
지장으로 유명한 데렉 중장이 일부러 나왔고, 전장다운 전장도 열리지 않았는데 어째서? 의아하게 생각하던 중, 서쪽의 졸리바스 제국이 리사르시아에 침입했다는 속보가 들어왔다.
리살루시아 군의 진형을 보면, 분명히 주력은 우리 쪽으로 향하고 있다.
서쪽은 거의 텅 비어 있는 것 같지 않은가?
"아마도 적군은 일부만 남겨두고 수도 파리스로 돌아갈 것으로 보입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어떻게 하겠느냐는 말은, 국경의 진지를 점령하는 데 만족하고 영구 진지로 삼을 것인가, 아니면 추격할 것인가의 의미일 것이다.
"졸리바스는 위험하다."
"예."
그것만으로도 부관은 납득한다.
졸리바스 제국, 그 극단적인 실적주의와 성과주의의 국가는, 신상필벌의 나라다.
그렇게만 들으면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결과만 중시하고 법조차도 뒷전인 나라다.
황제를 암살해도 성과를 내면 인정받는다는 게 말이 되나?
어차피 저런 나라는 언젠가 분열되지만, 군대는 강하다.
이기면 영광, 지면 처형이기 때문이다.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필사적으로 덤벼든다.
솔직히 리사르시아가 졸리바스에게 멸망하는 것은 우리 시아노이츠에게 좋은 일이 아니다.
국토를 확장한 졸리바스 제국이 시아노이츠와 국경을 맞댄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기 싫다.
하지만 그것이 불가피하다면, 시아노이츠도 가능한 한 세력을 확장해 두어야 한다.
즉, 리사르시아 군의 진지를 뚫고 후퇴하는 적을 추격하는 것이 옳다.
...... 사실은 리사르티아 군과 협력 벌일 수 있다면 가장 좋다.
내 개인적인 사정을 고려하면 말이지만.
"리사르시아 군이 철수하기 시작했습니다!"
"좋아, 적군의 국경 진지를 공격해라! 주저하지 마라!"
"그, 그게 전군 철수인 것 같습니다"
"뭐라고?"
전군 철수라고?
그래, 왕자인 내가 공을 세우고 싶어서, 그리고 안전책으로 온다고 생각하는 건가?
적진 점령으로 만족하라고?
얕보기는!
"출격이다! 나를 따라라!"
""오오! ""
국경의 진지를 뚫고 점령했지만, 화살 한 발도 날아오지 않았다.
빈 껍데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