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전하.
"...... 우리 군으로 졸리바스 군을 몰아내는 것을 도와달라는 건가?"
"그런 거야. 그러면 전하는 리사르시아의 구국의 영웅이 되시겠지. 리사르시아의 지지를 받고 싶지 않아?"
"전하께서 승리하실 때는 우리 리사르시아 군을 이끌고 함께 가도 괜찮습니다."
"앗, 나도 따라가도 돼?"
"...... 졸리바스는 이질적인 제국이다. 조금 받아들이기 힘들지. 그런 나라와 이웃나라가 되느니 차라리 같은 가치관을 가진 리사르티아랑 같이 싸우고 싶었다."
"앗싸! 전하, 멋있어~!"
"멋은 상관없잖아"
아하하, 어쨌든 협력은 결정된 거라구.
"그런데 우리 군을 계곡 바닥으로 끌어들인 그 안개는 뭐지?"
"아, 안개가 수상한 걸 알아차렸어? 환무의 마법이야."
"마법이라고? 저렇게 대규모로?"
"뭐, 성녀 시절에는 그런 마법을 쓰지 않았지만, 지금은 가짜 성녀니까 괜찮지 않나 싶어서."
"그 안개는 특별히 조건이 없어도 낼 수 있는 건가?"
"응."
"......그럼 거의 피해 없이 졸리바스 군을 일망타진할 수 있지 않은가?"
"지형에 따라 다르겠지요."
"배고파 죽겠어. 골짜기 바닥의 병사들 풀어주고 밥 먹자!"
◇
---------- '영웅' 에델버트 전하 시점.
순식간이었다.
데렉 중장과 성녀 니나의 안내를 받으며 무인지대를 지나가는 것처럼 진군, 도중에 영주 귀족의 영병과 의용군을 합류해 어마어마한 대군이 되어 리사르시아의 수도 파리스에 도착했다.
파리를 둘러싸고 있는 졸리바스 제국군을 역으로 포위했다.
"포위망에 빈틈을 만들면 거기서 탈출을 시도할 거야."
"그렇군. 일부러 약한 부분을 만들어 놓는 건가?"
"맞다. 니나, 마법으로 늪지대로 몰아넣을 수 있겠어?"
"할 수 있어. 하지만 그곳을 통해 산으로 도망칠 수 있는 거 아니었어?"
"산에는 병사들을 숨겨 놓을 거야. 빨리 항복하게 해 달라고."
"옛썰~"
중장과 성녀는 왜 그렇게 즐거워 보이는 걸까?
전투 전의 긴장감이라는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결국 졸리바스 제국군을 사지로 몰아넣어 모두 항복하게 만들었다.
"졸리바스 군 사람들도 일해주게 되었어! 만세!"
"믿어도 될까? 예를 들어 데렉 공의 목을 빼앗아 졸리바스로 돌아가는 것도 가능할 텐데?"
"졸리바스는 철저한 신상필벌 국가입니다."
"알고 있다."
"만약 제 목을 가지고 돌아갔다면 은상을 받을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왜 ......"
"그 후에, 패전과 항복의 죄를 물어 처형입니다."
"맞아. 처형당하는 것보단 리사르시아나 시아노이츠에서 일하는 게 더 이득이야. 우리는 우수한 인재를 소중히 여기니깐."
졸리바스의 세 장수가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 이 두 사람이 졸리바스 황제보다 더 무섭지 않을까?
"예정 밖이었어~"
"정말이지."
무엇이 예정 밖인가 하면.
리사르시아 왕가 사람들이 항복해 온 것이다.
어째서?
"요컨대 이미 리사르시아 왕가가 신민들에게 버림받았다는 뜻입니다."
"미남 전하께서 좋은 부분을 다 가져가 버렸거든~"
이해는 되지만.
별 수 없이 제국군에게 수도 파리를 포위당했는데, 이후 나와 데렉 중장의 군대가 제국군을 항복시켰다.
왕가의 권위 따위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파리스가 해방되었을 때 시민들의 열광적인 환영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어떻게 할까요? 전하께서 시아노이츠에 돌아가서 자리를 잡으시고 다시 돌아오실 때까지는 구 지배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만."
"새로운 지배체제가 되더라도 귀족으로서의 신분은 전하의 이름으로 보장해 준다고 하면, 열심히 통치해 줄 거라 생각해."
"그럼 그렇게 하라."
그 후 서둘러 시아노이츠에 귀국했다.
데렉 중장과 성녀 니나, 그리고 졸리바스의 세 장수를 데리고 당당하게 귀환했다.
게다가 우리 군대는 거의 무사하다.
폐하께서 두 손을 들어 환영해 주셨고, 나는 왕세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