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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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02월 02일 20시 25분 1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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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짜 성녀 니나! 나는 너와의 약혼을 파기한다!

    "좋았어!"



     왕가와 성녀교회의 합동 감사제 파티에서, 리사르시아 왕국의 알래스터 왕세자가 큰 소리로 선언했다.

     똑똑한 나는 알고 있다.

     신분이 높은 사람의 말에는 무게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 것을 취소할 수 없다는 것을.

     이제 나는 자유다, 야호!



    "좋았어라니, 그게 무슨 소리냐!"

    "미안. 너무 기뻐서 그랬어. 음식물을 입에 넣은 채로 만세를 부른 것은 숙녀답지 못한 행동이었네."

    "그대한테 숙녀다움은 기대하지 않...... 그게 아니라!"



     뭐지?

     참석자 여러분도 침을 꿀꺽 삼키고 있는데, 긴장감 넘치는 장면 아니야?

     그저 내가 약혼을 파기당한 것뿐인데?



    "그대는 나에게 약혼을 파기당한 것이 뭐가 기쁜 것이냐!"

    "당연히 기뻐할 수밖에 없잖아. 신분의 차이가 나기 때문에 평민인 내가 약혼을 파기할 수 없었다구?"



     전하께서는 그런 것도 모르나 보네.

     정말 바보라니깐.



    "나에게 무슨 불만이 있는 거냐!"

    "어라? 내가 할 대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해 버렸네....... 그보다 전하의 좋은 점은 얼굴과 건강함 정도밖에 없는걸?"

    "충분하잖아!"

    "오우."



     그렇게 나오셨겠다.

     아니, 믿을 수 있는 우수한 가신들이 있으면 정치를 하지 말라고.

     자식만 낳기만 하면 된다면, 어떤 의미로 전하의 말은 옳아.



    "적령기 중 가장 고위의 성녀가 전하의 약혼녀로 정해지잖아? 뭐, 나도 꽤 많은 봉급을 받고 있으니 의리상 어쩔 수 없었어. 그래서 마지못해 전하의 약혼녀를 수락한 거야."



     너무 솔직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왔지만, 이건 진심이다.



    "그, 그대는 내가 싫은가?"

    "싫어하지 않아."



     좋아하지도 않지만.



    "그, 그런가."

    "왜 그렇게 기뻐하는 표정이야? 전하는 방금 나를 약혼 파기했으면서?"

    "그렇다, 가짜 성녀 니나! 그대는 너무 불경스럽다!"

    "뭐? 하지만 전하는 있는 그대로의 내가 좋다고 했으면서......"

    "말하지 않았어!"

    "나도 그런 말 들은 기억이 없어."



     아하하.

     관객 여러분도 기뻐하시네요.



    "미안해. 솔직해서 그만 본심이 나와 버렸어. 그런데 가짜 성녀가 뭐야?"



     내가 제1성녀가 아니었나?

     알래스터 전하가 자랑스럽게 말한다.



    "성녀는 왕가에서 임명하는 것이다! 따라서 폐하께서 외유 중인 지금, 성녀의 임명권과 해임권은 왕세자인 내가 가진다! 그대는 해임되었다!"

    "헐~"



     대주교 할아버지가, 멍청한 왕자치고는 잘 눈치챘다는 표정을 짓고 있네.

     그럼 사실인 것 같아.



    "성녀가 아닌 그대를 내가 약혼녀로 삼는 것은 의미가 없다. 따라서 약혼을 파기한다는 뜻이다!"



     어라? 전하 치고는 논리적이네.

     누가 가르쳐 주었나?



    "새로이 제1성녀가 된 것은 이 카트린 딕스드란 공작영애이다. 동시에 나의 약혼녀가 된다!"

    "헐~"



     카트린은 귀엽지만 성격이 더럽다구?

     전하 앞에서는 그런 면을 보여주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제1성녀가 될 만큼의 성마력은 없지 않아?



    "가짜 성녀 니나. 그대의 성마력을 카트린에게 주어라!"

    "네?"

    "그러면 카트린은 제1성녀에 걸맞은 성마력을 얻게 될 것이다!"



     이봐, 어디서 그런 지식을 얻었어?

     오늘의 전하는 너무 똑똑하잖아.

     아, 카트린이 환하게 웃고 있어.

     부채로 숨겨도 알 수 있어.

     카트린이 알려준 거구나?



    "성녀끼리 성마력의 양도가 가능하다는 건 알고 있다!"

    "할 수는 있을 것 같아. 해 본 적은 없지만........"

    "그렇다면 카트린에게 양도해라!"

    "그만둘래."



     다들 안도하고 있지만, 아마 생각하는 이유와 다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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