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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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01월 27일 22시 07분 5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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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사람의 의견이 엇갈려 혼란스러워하는 사이, 방의 문이 열리며 한 여인이 들어왔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대답해 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렇게 말하며 나타난 것은, 국왕의 정비인 크리스티나였다.



    "무슨 소리인가, 크리스티나, 너는 무엇을 알고 있는 거지?"



    "오늘 낮에 이사벨라 님의 하인이 찾아와서, 성의 설비가 작동을 멈췄으니 도와 달라고 했어요. 우선 이사벨라 님과 상의하라고 말했는데, 이사벨라 님이 방에 틀어박혀서 아무도 만나주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뭔가 심각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아서 제가 이사벨라 님을 찾아갔더니 이렇게 되었답니다."



    크리스티나는 그렇게 말하고서, 대기하고 있던 시녀에게 "데리고 오너라."라고 짧게 명령했다.



    그러자 방의 문이 열리며, 한 중년 여성이 여기사에게 양 옆을 붙잡히며 끌려 들어왔다.



    입고 있는 드레스는 크리스티나 못지않은, 오히려 그녀보다 더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있었지만, 그 풋풋한 디자인도 드레스의 화려함도 그녀에게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녀는 붉은 머리카락을 흐트러뜨리며 이렇게 외쳤다.



    "이것 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 목소리를 듣고 왕도 알프레드도 깜짝 놀라 목소리를 잃을 정도였다. 왜냐하면 그 목소리는 왕에게는 총애하는 왕비, 알프레드에게는 자랑스러운 어머니였던 이사벨라의 목소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눈앞에서 기사에게 안겨 있는 여인은, 그녀와 전혀 닮지 않은 존재였다.

    알프레드와 남매로 착각할 정도로 젊고 아름다웠던 이사벨라의 모습은 그 여성에게 희미한 모습으로만 남아 있었다. 피부도 머리카락도 검게 퇴색되어, 왕궁의 진홍색 장미로 불리던 시절과는 비교도 안 되는 모습이었다.



    "너는...... 이사벨라인가?"

    조심스럽게 말하는 국왕의 말에, 이사벨라는 표정을 바꾸며 이렇게 호소했다.



    "저예요, 폐하! 당신의 이사벨라예요. 아아, 이 옷차림은, 조금 실수가 있어서요."



    "실수라 함은, 카밀라 양에게서 마력을 회수할 수 없게 된 것인가요?"

    변명하려는 이사벨라의 말을, 크리스티나가 끊어 버렸다.



    "마력을 회수? 무슨 뜻인가?"



    "폐하께서 밀의 신품종 연구를 위해 카밀라 양으로부터 마력을 받았던 것과 마찬가지예요. 그녀도 카밀라 양으로부터 마력을, 그것도 그녀가 가진 남은 마력을 대부분 회수해 자신의 외모와 자신의 주변 설비의 동력으로 사용한 것 같아요."



    "그런, 외모는 그렇다 치더라도 설비를 움직일 수 있는 마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크리스티나, 네가 있는 곳과 별반 다르지 않은 인원을 배치하고 있었다. 매년 변함없는 예산을 편성했을 텐데......."



    "맞아요. 하지만 이사벨라 님은 카밀라 아가씨의 마력을 장비에 사용하고, 그 비용을 자신의 드레스와 장식품에 사용한 것 같아요. 저는 폐하께 그녀의 외모와 소지품이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너무 고급스럽고, 너무 호화롭지 않느냐고 여러 번 건의했답니다. 폐하께서는 저의 못난 질투심이라고 치부해 주셨지만, 이런 비밀이 있었던 모양이더군요."



    "거짓말이야! 거짓말! 크리스티나 님, 폐하께서 저를 총애하신다고 해서 그런 거짓말은 그만두세요."



    "거짓말이라고 말씀하신다면 지금 당장 어제의 모습으로 되돌아가 보세요. 시설에 대해서도 지금 당장 당신네 집 하인들을 모두 이곳으로 불러들여도 괜찮은데요? 뭣하면 우리 집안사람들을 불러도 될까요? 인원수를 비교하면 한눈에 알 수 있겠지요."



    "...... 그건, 그........"



    침묵하는 이사벨라에게서 시선을 떼고, 국왕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군. 크리스티나, 그동안 네 말을 깊이 받아들이지 못해 미안했다. 내가 중요한 사실을 놓치고 있었던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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