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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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01월 24일 22시 46분 3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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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렉산드라가 마침내 저자세의 모습을 보이자, 사티스는 만족한 듯하다.



    "처음부터 그런 태도를 보였더라면 조금은 귀여웠을 것을....... 나는 마음이 넓으니까. 좋아, 네 마지막 소원을 말해봐라."



     사티스의 얼굴에 우월감이 묻어난다.



    "저는 사실 어떤 소식통으로부터 [전하께서 진정한 사랑을 찾으신 것 같다]는 말을 미리 듣고, 그 훌륭함에 감명을 받아 전하를 본받고자 했습니다. 지금부터 그 보고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뭐?"



     알렉산드라는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에게 미소를 지었다. 이에 화답하듯 한 남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사티스와 같은 금발에 푸른 눈동자, 비슷한 분위기의 남성이었지만, 운동을 한 탓인지 사티스보다 체격이 좋고 용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발트!?"



     사티스의 외침에 이어 엘도 "어!? 이 분이 제2왕자 전하인 발트 님?"이라며 놀란다.



    "너, 국경 부근으로 시찰하러 갔던 거 아니었어!?"

    "예, 하지만 형님께서 진정한 사랑에 눈을 떴다는 소식을 듣고 축하해 드리기 위해 서둘러 돌아왔습니다."



     발트가 환하게 웃자 엘은 "멋지다"라고 중얼거렸다. 이를 본 사티스는 화가 나서 얼굴을 붉혔다.



    "아버지께서 주신 공무를 포기하다니, 이게 무슨 짓이냐!?"



     사티스의 말을 들으며, 알렉산드라는 [그 공무를 제게 떠넘기고 여자와의 만남을 즐긴 사람이 누구일까요? 그리고 공식석상에서 폐하를 아버지로 부르지 말라고 그토록 말씀드렸는데......]라고 생각했지만, 말해봤자 사티스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알렉산드라는 발트에게 시선을 보냈다. 사려 깊은 눈을 가늘게 뜨며, 발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티스는 말로 설득할 수 없다.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에게는 어떻게 설명해야 이해할 수 있을까? 알렉산드라는 사티스의 약혼녀가 된 이후 줄곧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그 결과, 한 가지 가설이 생겼다.



     ㅡㅡ사티스 전하의 언행을 받아들인 후, 그와 같은 행동을 하면 되지 않을까?



     알렉산드라가 이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은 엘 덕분이었다. 엘이 어떻게 사티스를 받아들였는지 알아보니, 사티스의 모든 것을 긍정하고 모든 것을 수용해 주었다고 한다.



     사티스가 아무리 잘못해도, 아무리 어리석은 행동을 해도 비난하지 않고 칭찬한다. 그렇게 엘은 사티스의 총애를 받게 되었다.



     이 행동은 사티스를 옳은 길로 인도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알렉산드라에게는 충격이었고, 배울 점이 많았다.



    (엘 님, 감사해요. 당신 덕분에 저는 드디어 사티스 전하와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네요.)



     알렉산드라는 우아하게 웃었다.



    "사티스 전하의 [진실한 사랑]에 감명을 받아서, 저도 [진실한 사랑]으로 살기로 결심했답니다."



     알렉산드라가 발트에게 오른팔을 내밀자, 발트는 그 손을 부드럽게 잡고 손등에 입술을 가져다 대었다.



    "그렇죠? 발발."

     

    "그래, 앨리."



     미리 정해둔 애칭을 부르며 발트와 눈을 마주친다. 시선의 끝에 있는 발트는, 모든 아가씨들이 넋을 잃을 정도로 매력적인 미소를 짓고 있었다.



     주변 귀족들이 웅성거렸고, 사티스는 "뭐!?" 하고 외쳤다.



    "애, 앨리? 발발이라니!? 너희들, 제정신이냐!?"

     

     

      알렉산드라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놀라세요? 사티스 전하께서는 이런 공식적인 자리에서도 엘 님을 '엘루'라고 불렀고, 엘 님은 사티스 전하를 '사사'라고 불렀잖아요? 비상식적이지만, 진실한 사랑이라면 용서받을 수 있는 행동이잖아요?"



     사티스는 "큭."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하, 하지만 알렉산드라, 너는 내 약혼녀인데......"

    "사티스 전하도 제 약혼남이에요. 하지만 진정한 사랑에 눈을 뜨면 약혼자를 소홀히 해도 괜찮지 않나요? 왜냐하면 전하께서도 그렇게 하셨으니까요."



     알렉산드라는 자신의 드레스 자락을 잡더니, 순진하게 보이도록 그 자리에서 한 바퀴를 돌았다.



    "이 드레스는 발발이 제게 선물해 준 것이에요. 약혼남이 아닌 남자에게서 받은 선물을 입고 야회에 나간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전하께서도 제게 드레스를 주시지 않고 엘 님에게 주셨으니, 진실한 사랑이라면 이런 행동도 용서받을 수 있는 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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