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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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01월 22일 22시 59분 5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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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라보니, 이모님이 당당하게 공주님 전하와 대면하고 있었다.



    "바, 발고아령?"



     왁자지껄한 소리가 퍼져나간다.



    "저기, 발고아령?"

    "광활한 땅을 가지고 있으며, 이 나라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를 가진 그 발고아의 영애!"



     아니, 아니,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그곳은 즐거운 일이 하나도 없는 시골이에요.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던 테오도르 님이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았다.



     그 눈은 침울하고 생기가 없다.



    "괘, 괜찮으세요?"



     테오도르 님에게 뻗은 내 팔을, 어째선지 쿠르트 님이 잡았다.



     어? 공주님 곁에 계셨을 텐데 언제부터 내 곁으로?



    "발고아의 영애였다니!"



     그렇게 말하는 쿠르트 님의 눈빛이 반짝반짝 빛난다.



    "저는 쿠르트라고 합니다. 정말 아름답군요! 왕도는 처음이신가요? 제가 안내해 드릴까요!?"



     어?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나를 죽일 듯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는데요??



     뭔가요, 이 기분 나쁜 사람 ...... 이라고 생각하고 있자, 그 뒤에서 공주님이 무서운 얼굴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 쿠르트, 무슨 생각이야?"

    "이런, 안젤리카, 질투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안젤리카뿐이라고."

    "정말?"



     갑자기 두 사람의 세계로 들어간 공주님과 쿠르트 님.



     나는 그 모습에 당황하여 테오도르 님의 소매를 슬쩍 잡아당겼다.



    "테오도르 님, 지금이라도 도망쳐요."

    "하지만 그러면 당신에게까지 폐를 끼치게 되는데....... 부디 저는 신경 쓰지 마십시오. 저는 이미 지쳤습니다."



     한숨을 내쉬는 그의 모습에, 가슴을 꼭 조이는 느낌이 난다.



     뭘까, 이 느낌은!



    "자, 자세한 일은 모르겠지만, 제 어머니께서 바람은 안 된다고 하셨어요. 그러니 테오도르 님이 죄인이 되는 건 이상해요."



     테오도르 님은 슬픈 표정으로 웃기만 할 뿐, 그 자리에서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당신에게 폐를 끼칠 수는 없습니다."



     그건 그렇지만 ...... 아, 음, 소설에서는 어떻게 했더라?



     아, 맞아 맞아, 내가 멋들어지게 약혼을 신청했었지.



     나는 다시 한번 숙녀의 예의를 갖추었다. 그리고 테오도르 님의 아름다운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테오도르 님, 저와 약혼해 주세요!"



     그 한마디에 연회장은 다시 한번 들썩거렸다.



     테오도르 님의 붉은 눈동자가 크게 부릅뜨였다.



    "어, 째서?"

    "어, 저기, 그, ...... 처, 첫눈에 반해서?"



     그 말을 들은 테오도르 님이 처음으로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의 파괴력이란! 너무 두근거려서 내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신시아 님은 참 친절하시군요."



     그렇게 말한 테오도르 님은, 오른손을 자신의 가슴에 대고 나를 부드럽게 바라보았다.



    "그 약혼, 기꺼이 받아들이겠습니다."



     와~ 하는 환호성과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 와중에 "뭐! 테오도르는 내 약혼남이야!"라고 외치는 공주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라? 아까 약혼 파기를 하지 않았었나?



     한숨을 내쉬며 테오도르 님은 조심스럽게 내 어깨에 손을 얹었다. 내 귀에 아주 듣기 좋은 목소리가 들린다.



    "잠시만 신시아 님을 만지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네에에에."



     내 어깨를 끌어안은 테오도르 님은 공주님을 바라보았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약혼 파기를 받아들이겠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공주님의 바람으로 인한 것이지 제 잘못이 아닙니다."



     그렇게 말하는 테오도르 님의 손이 희미하게 떨리고 있다.



     나도 떨면서 테오도르 님의 손을 잡고, '힘내세요'라는 마음을 담아 테오도르 님을 바라보았다.



    "당신의 불의 때문에 저는 너무 고통스러웠습니다. 당신의 부군이 되기 위해 제가 얼마나...... 얼마나 이 몸을 바쳐왔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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