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13화 세실리아의 입학(2)
    2024년 01월 14일 21시 35분 4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맡겨만 주세요, 멜로디 선배. 저, 이래 뵈어도 셀레나 선배한테 『기숙사 단기 집중 강좌』를 억지로 받아서 레벨업 했으니까요! 홍차 끓이는 법도 60점이나 받았어요."



    "무도회 전에는 42점이었지만."



    "정말 열심히 했다고요! ...... 정확히 말하자면, 열심히 해야만 했으니까요! 정말......"



     마이카는 먼 곳을 바라보았다. 루시아나는 슬며시 눈을 돌렸다.



    "...... 정말이지, 자매가 똑같아......"



    "처음 고용되었을 때의 교육은 좀 더 느슨했었는데요 ......"



     마이카의 교육은 비교적 천천히 무리 없게 진행됐지만, 멜로디의 편입이 결정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어쨌든 멜로디가 메이드 업무를 할 수 없다는 것은, 마이카가 주로 루시아나의 방을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 역할을 셀레나가 대신하려고 하자 이번에는 백작 저택의 관리를 누구에게 맡기냐는 이야기가 나왔고, 결국 마이카에게 시급한 교육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실시된 것이다.

     9월 11일부터 13일까지의 3일 동안의 '학생 기숙사 단기 집중 강좌'가.







     1학기 때 멜로디가 작성한 업무일지를 참고하여 커리큘럼이 짜였고, 셀레나가 직접 동행하며 열혈 지도를 했다. 그동안 멜로디는 오랜만에 모든 업무를 독차지할 수 있는 멋진 사흘이었다고 나중에 말했지만, 단기집중강좌를 마친 마이카는 새하얗게 불타버렸다는 후문이다.......



     뭐, 다음 날 아침, 즉 오늘 마차 안에서 평범하게 지내고 있으니 일단은 어떻게든 된 모양이다.

     그래서 셀레나에 의해 강제적으로 수습 메이드로 승급한 덕분에, 그리고 멜로디로서는 슬프게도 그녀가 나서지 않아도 루시아나의 방 관리는 어떻게든 할 수 있는 계산이 되어 버린 것이다.



    "으으, 동료의 성장을 기쁘게 생각하면서도, 내 일을 빼앗아간 마이카가 이렇게나 미울 줄이야...... 아아, 대체 어떻게 해야 좋을까?"



    "네엣!? 저 그렇게나 열심히 했는데 멜로디 선배한테 원망받는 건 너무 불합리하잖아요!?"



     나란히 달리는 마차 소리에 묻혀서 그나마 괜찮지만 루틀버그 가문의 마차에서는 소녀들의 시끄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 마이카, 시끄러워!"



     마부석에 앉은 류크의 중얼거림은, 물론 누구의 귀에도 들리지 않았다.



     기숙사가 가까워졌을 때, 멜로디 일행이 탄 마차가 잠시 갓길에 멈춰 섰다. 나란히 달리던 마차가 지나가는 가운데 멜로디가 마차에서 내린다. 루시아나의 마차는 이대로 상위 귀족 기숙사로 향하기 때문에, 멜로디는 여기서 걸어서 평민 기숙사로 향해야만 한다.



     마차에서 내렸으니 이제는 멜로디가 아니라 세실리아 맥머든이다. 멜로디는 세실리아로서 귀족 영애 루시아나 루돌버그에게 인사를 건넸다.



    "여기까지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루시아나 님."



    "오후의 HR때 봐요. 세실리아 씨."



     인사를 나누고서 루시아나의 마차는 출발했다. 마차가 멀어지자, 멜로디도 평민 기숙사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직접 만든(대삼림에서 만난 멧돼지 마물의 가죽으로 만든) 트렁크 케이스를 양손에 들고서.



    ◆◆◆



    "휴, 일단 문제없이 입실할 수 있었어"



     기숙사장의 안내로 들어간 방의 침대에 앉은 멜로디는, 어깨를 흔들며 한숨을 내쉬었다.

     처음 들어간 여자 평민 기숙사는 의외로 조용했다. 기숙사 사감에게 물어보니, 대부분의 학생들이 어제까지 입실을 마쳤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 입실의 접수를 한 건 당신이 처음이야."



     기숙사 관리인에게서 그렇게 들은 것이다. 기숙사 관리인의 이름은 마리사라고 하는데, 왕도의 법복 남작가의 부인이라고 한다. 아이들이 모두 학교를 졸업하여 시간이 남게 되자 평민 기숙사의 관리인 모집에 지원했다고 한다.



     이곳은 평민 기숙사이지만, 관리인끼리의 모임도 있고, 귀족 기숙사의 기숙사 관리인은 당연히 귀족 출신이 맡고 있기 때문에 평민 기숙사의 관리인 역시 귀족 출신이 뽑힌다고 한다.

     마리사는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났고, 이미 장남이 작위를 물려받았기 때문에 자신은 평민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으며 1층 방으로 안내되어 지금에 이른다.



     평민 기숙사의 방은 루시아나의 방에 비하면 소박하다고 할 수밖에 없지만, 학생 기숙사로서 충분한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침대와 이동식 서랍, 공부용 책상과 옷장이 준비되어 있고, 작지만 취사장과 화장실까지 설치되어 있다. 역시 목욕은 공중목욕탕을 이용한다고 하는데, 애초에 목욕시설이 마련된 것 자체가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원래 멀리서 온 평민들을 위한 기숙사는 있었지만, 목욕탕은 설치되지 않았다고 한다. 학생들은 일부러 왕도의 공중목욕탕까지 가서 정기적으로 몸단장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귀족들이 다니는 왕립학교에서 몸을 깨끗이 하지 못하면 무슨 일을 당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애초에 일반 평민 가정에 목욕탕이 흔치 않았기 때문에, 익숙지 않은 사람은 꽤나 번거로웠을 것이다.

     평민 기숙사에 공중목욕탕이 설치된 것은 현대 일본의 위생 관념을 가진 안네미리와 크리스토퍼가 간청한 결과였지만, 물론 멜로디가 그것을 알 리는 없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