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Side) 용이 마음에 들어한 사람(3)
    2024년 01월 11일 19시 45분 2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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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리스는 작은 바구니를 꺼내어 두 번째 팬케이크를 순식간에 다 먹어치운 용에게, 바구니에 가득 담긴 팬케이크를 건넸다.



    용은 기쁜 듯이 이리스 앞에서 빙글빙글 돌더니, 꼬리로 바구니 손잡이를 능숙하게 잡고는 창밖으로 날갯짓을 했다.



    "레노 님, 저 아이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봐주셔서 감사해요. 용도 팬케이크를 먹을 수 있었네요. 마음에 들어 한다면 다행이지만......"

    "응, 정말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았어! 정말 맛있게 잘 먹었으니깐. 이리스의 팬케이크는 정말 맛있거든."

    "고마워요, 레노 님."



    두 사람은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창밖으로 날아가는 용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



    마차로 향하는 이리스의 손에서 커다란 도시락과 바구니를 받은 마베릭은, 이리스에게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렇게 많이 만들었다니. 아침 일찍부터 수고했어, 이리스."

    "아뇨. 오늘은 모처럼의 피크닉이니 저도 너무 기대되어서 그만 많이 만들었거든요."



    웃는 이리스를 보고, 레노도 환한 미소를 짓는다.



    "나는 먼저 맛을 봤는데, 정말 맛있었어! 점심식사 때가 벌써 기다려져."

    "하하, 그거 잘됐네, 레노. 나도 정말 기대되는데. ...... 그리고 이리스, 오늘의 헤어스타일도 참 귀여워."



    평소에는 머리를 내리고 다니는 이리스였지만, 오늘은 머리를 깔끔하게 땋아 올린 모습에 마베릭은 사랑스럽다며 눈을 가늘게 떴다. 이리스의 뺨이 금세 붉게 물든다.



    "고마워요, 마베릭 님. 이 머리는 소니아가 재주 좋게 묶어 주었어요."

    "너희들은 정말 사이가 좋구나. 소니아도 이리스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 것 같고. ...... 그 원피스도 이리스한테 잘 어울려."



     이리스는 시녀복에서 산뜻한 황금색 원피스로 갈아입고 있었다. 심플하면서도 적당히 밑단이 넓게 퍼져 있어 귀여워 보인다며 소니아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후후, 마베릭 님은 항상 친절하시네요."

    "아니,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말한 것뿐이야. 그럼, 이제 나가볼까?"

    "응! 날씨도 좋으니, 오늘은 피크닉 가기에 딱 좋은 날씨야!"



    눈부신 햇살에 눈을 가늘게 뜨며, 레노는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지었다.



    소니아는 방금 전까지 이리스의 머리를 묶어주고 화장을 옅게 해주고 있던 자신의 방의 창문을 통해, 세 사람의 화기애애한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특히 이리스가 마베릭의 앞에서 볼을 붉게 물들이고, 마베릭이 이리스에게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보며 소니아는 마음속으로 작은 승리의 포즈를 취했다.



    "후후, 이리스는 정말 귀엽다니까. 그래서 나도 매번 이리스의 헤어스타일을 손보고 화장해 주는 것이 즐거워져."



    소니아는 만족스러운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크게 하품을 하며 가볍게 기지개를 켰다.



    "오늘 아침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서 그런지 아직 좀 졸리네......"



    두 눈을 비비며 천천히 창밖으로 시선을 돌린 소니아는, 놀라움에 말문이 막혔다.



    "......!!!?"



    소니아의 시선이 닿은 곳에는 바람에 흔들리는 바구니와 그 안에 들어있는 팬케이크 같은 것이 있었다. 게다가 바구니에서 한 장씩 튀어나온 팬케이크는 차례로 사라지고 있었다.



    "세상에 ......!?"



    소니아가 다시 한번 눈을 비비자, 이미 바구니는 시야에서 사라졌고 주변을 둘러봐도 보이지 않았다. 소니아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백일몽인가 봐. 잠이 부족해서 ......? 오늘은 오전 일을 끝내고 낮잠이라도 좀 자야겠어 ......"



    다시 한번, 소니아는 졸린 듯이 하품을 했다. 창밖에서 방금 전까지만 해도 하늘을 즐겁게 날아다니던 금빛 용이, 지금은 잎이 무성한 나무 그늘에 숨어서 바구니를 들고 팬케이크를 먹고 있다는 사실을 그녀는 알 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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