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맛있어 보여! 이거 오늘의 피크닉 도시락이지?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차 있네 ......"
화려한 색감의 도시락에서 시선을 옮긴 레노는, 이리스가 방금 뚜껑을 연 냄비 속을 들여다보았다.
"와, 이쪽에는 함박 스테이크도 있어! ...... 나, 배고파졌어......"
타이밍 좋게도 레노의 배가 꼬르륵 소리를 냈다. 이리스는 빙그레 웃으며 무릎을 굽혀서는, 수줍은 지 볼을 붉게 물들인 레노를 바라보았다.
"이 시간에는 아침 식사 준비도 시작해야 하니, 일단 이 도시락부터 드시겠어요? 레노 님이 좋아하는 걸로 자유롭게 가져가셔도 괜찮아요."
"어, 그래도 괜찮아?"
"네, 물론이에요. 많이 만들어 놓았으니 괜찮아요."
레노는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반짝이는 눈으로 도시락의 안을 바라보았다.
"그럼, 사양 않고 ......"
레노는 도시락에 손을 뻗어서 흰살 생선부침, 속이 꽉 찬 오믈렛, 야채 테린 등의 좋아하는 음식들을 하나씩 집어 들어 입에 넣었다. 도시락 옆의 바구니에는 샌드위치와 갓 구운 빵, 레노가 좋아하는 팬케이크와 여러 종류의 쿠키도 눈에 띈다. 입을 열심히 움직이면서, 레노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이리스를 올려다보았다.
"역시 이리스야 모두 다 맛있어! 저기, 이 바구니에 있는 팬케이크도 먹어도 돼? 그리고 이 냄비에 있는 햄버거도 먹어도 돼?"
"후후, 부디 맛보세요. 그럼 함박 스테이크는 지금 접시에 옮겨 드릴게요."
"고마워! 아, 저기, 이리스. 저길 봐. ......"
이리스가 레노의 시선 너머로 눈을 돌리자, 열린 창문을 통해 작은 황금색 용이 주방 안으로 쏜살같이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용은 이리스와 레노의 눈앞까지 날갯짓을 하며 다가오더니, 이리스의 어깨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그리고 그 루비처럼 새빨간 눈동자로 가만히 바구니 속을 들여다본다.
이리스와 레노는 저택 식구들의 아침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앞치마를 두르고 큰 냄비를 꺼내느라 두 사람에게 등을 돌린 소니아를 바라보고는, 부드럽게 눈을 마주쳤다. 이리스는 그녀의 어깨에 올라탄 금빛 용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어 주었고,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바구니를 들여다보는 용을 바라보다가 레노에게 속삭였다.
"...... 이 아이, 뭔가 먹고 싶은 거라도 있는 걸까요?"
"음~ 용은 애초에 사람 음식을 먹는 걸까? 한번 물어볼까 ......"
레노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금빛 용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작게 무언가를 중얼거리면서 용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리스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저기, 아무래도 예전부터 이 팬케이크가 궁금했던 것 같아. 먹어봐도 되냐고 묻고 있어."
이리스는 레노의 말을 듣고 어깨 위의 용에게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부디 드세요! 팬케이크도 많이 구워 놓았으니 괜찮아요. 입맛에 맞으려나?"
이리스가 바구니에서 팬케이크 한 개를 꺼내 용에게 건네자, 용은 입을 크게 벌리고 한 입에 쏙 집어넣었다. 용은 눈을 반짝이며 이리스의 뺨을 가볍게 콕콕 찔렀다.
레노는 그런 용의 모습을 본 후, 빙긋이 웃으며 이리스를 바라보았다.
"정말 맛있어서 고맙대! 그리고 팬케이크를 좀 더 먹고 싶어 하는 것 같아."
이리스는 레노의 말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용의 머리를 한 번 더 쓰다듬어주고 팬케이크를 한 장 더 건넸다.
"그거 다행이네요. 항상 저를 도와주는 당신이 기뻐한다면 저도 기쁜걸요. 배불리 드세요....... 괜찮으면 더 가져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