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7 헬레나의 절규(3)
    2024년 01월 11일 09시 19분 2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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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라누스는 어딘가 기대가 섞인 눈으로 헬레나를 바라보았다. 그가 헬레나의 얼굴을 보았을 때, 탐색하는 듯한 표정이 누그러지는 것을 헬레나는 느꼈다. 아마도 붕대 사이로 보이는 피부가 티르디나리의 치료로 하얗게 되살아난 덕분인지, 헬레나는 가슴을 쓰다듬었다. 우라누스의 눈빛은 헬레나의 얼굴을 덮고 있는 붕대 너머로 다소 쉽게 원래의 아름다운 헬레나의 얼굴을 상상하고 있는 것 같았다.



    헬레나는 내면의 조바심을 우라누스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만약 자신의 얼굴이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우라누스의 존재를 여기서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우라누스가 그때 무사히 마물을 퇴치해 주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었고, 도와준 그에게 특별히 마음이 움직인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여유를 부릴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도 헬레나는 잘 알고 있다.



    "우라누스 님, 얼마 전 말씀하셨던 우라누스 님과의 결혼 이야기인데요. 지난번에는 심한 말씀을 드려서 죄송해요. 제가 잘못했습니다....... 우라누스 님께 마물로부터 도움을 받고서, 저는 생각했답니다. 용감한 당신과 결혼이라면 부디 승낙하고 싶다고요."

    "정말이야!? 기뻐, 헬레나."



    볼을 붉게 물들인 우라누스는, 헬레나에게 달려가 가볍게 그녀의 몸을 껴안았다.



    "네가 그럴 마음이 있다면, 부디, 나와 ......."



    그렇게 말하려던 순간, 우라누스는 깜짝 놀라며 말을 끊었다.

    상상했던 전개가 갑자기 중단된 것에 놀란 헬레나는, 우라누스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고개를 숙였다.



    "우라누스, 님 ......?"



    우라누스의 시선이 헬레나의 얼굴 위에서 얼어붙은 듯이 굳더니 금세 얼굴이 창백해졌다. 작게 '헉'하는 소리가 그의 입에서 새어 나오는 동시에 그는 헬레나의 몸에 감고 있던 팔을 서둘러 풀고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우라누스는 헬레나에게서 시선을 돌려 잠시 허공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너는 얼마 전, 나와의 결혼은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었고, 서두를 필요도 없다고 했잖아. 당분간은 좀 쉬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럼 나는 이만 ...... 위로의 꽃은 여기에 놓아둘게."

    "어, 우라누스 님. 어째서 ......?"



    우라누스의 팔에 급하게 매달린 헬레나의 팔을, 그는 가차 없이 풀고서 발걸음을 재촉해 헬레나의 곁을 떠나버렸다. 깜짝 놀란 헬레나는 자신의 뺨에 손을 대고 처음으로 얼굴에 감겨있던 붕대가 풀려있는 것을 발견했다. 우라누스에게 안기느라 풀린 것 같았다.

    우라누스의 손바닥 뒤집는 듯한 태도의 변화에 당황하며 옆의 거울대에 시선을 돌린 헬레나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무심코 절규했다.



    "꺄악. 뭐야, 이건......!"



    헬레나는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얼굴에 손을 얹었다. 물론 피부의 화상 자체는 치유된 것은 맞다. 하지만 거울에 비친 그녀의 얼굴은, 마치 표면이 녹아내린 왁스 인형을 그대로 차갑게 굳힌 듯, 전체적으로 균형이 맞지 않는 끔찍한 얼굴이다. 피부가 짓무름이 사라지고 매끈한 피부로 돌아간 것이 오히려 그 우스꽝스러운 불균형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다. 예전의 아름다웠던 헬레나의 얼굴은 더 이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만약 벨라가 그 헬레나의 얼굴을 보았다면, 의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회복되고 피부의 윤기가 돌아온 그 얼굴에 적지 않은 감명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헬레나는 상상을 훨씬 뛰어넘게 추해진,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게 되어버린 자신의 얼굴을 보고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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