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다는 그를 노려보다가, 호소하듯이 조나스를 올려다보았다. 실릴의 말을 듣은 조나스는 머리에 피가 쏠린 모습이었다.
"이 건방진 녀석이. 아이다를 거짓말쟁이라고 부르는 거냐? ...... 시비라면 응해주지. 너, 나와 해볼 셈이냐?"
"예. 그럼 한판 붙어보죠 뭐."
"치, 잠깐만!"
나는 급히 실릴과 조나스 사이에 끼어들었다. 그리고 실릴의 귓가에서 속삭였다.
"감싸줘서 고마워, 너의 그 말만으로도 충분해. 조나스는 강하니까, 네가 다치기라도 하면 어떡해. 이젠 그만해 ......!"
조나스는 마법사단에서도 기대되는 젊은 인재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역시 실릴이 그를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내가 필사적으로 막고 있자, 실릴을 보고 조나스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야, 낙오자. 너, 나랑 내기할래?"
"...... 무슨 내기요?"
"내가 이기면 디아나에게 죄를 인정하고 마법사단을 탈퇴하게 해 주마. 낙오자, 너도 마찬가지로 해. 지도자인 디아나가 사라지면, 넌 그저 발목을 잡는 존재가 될 뿐이니까."
나는 조나스의 말에 순간적으로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조나스, 그게 무슨 소리야 ......!"
내가 열성적으로 마법사단의 업무에 임하고 있다는 것은, 나와 동기이며 얼마 전까지 약혼남이었던 조나스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내가 그 정도로 눈엣가시였던 걸까.
(게다가 실릴한테까지 그런 폭언을 할 줄은.... ...... 나도 저런 사람과 약혼을 했었다니, 정말 보는 눈이 없었어.)
조나스에게 수차례 구애를 받고서 약혼을 승낙했던 지난날의 자신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며, 그에게 미약하게나마 남아있던 정 같은 것도 점점 가슴속에서 식어가는 것을 느끼고 있을 때, 내 옆에서 실릴이 조나스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뭐? 잠깐 ......!"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나를, 실릴이 돌아본다.
"맡겨주세요."
평소 어눌한 말투가 아니라 또렷하게 말하는 그의 말에, 나는 더욱 혼란스러웠다. 앞머리 사이로 보이는 그의 눈동자에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자신감으로 넘치는 빛이 떠오르고 있다.
실릴은 놀라는 내 귀에 작게 속삭였다.
"선배. 아직도 조나스 선배에게 미련이 있어요?"
"아니, 전혀."
내가 대답하자, 기쁘게 고개를 끄덕인 실릴은 조나스를 향해 말을 이어갔다.
"그럼, 만약 제가 이기면 잘못을 인정하고 디아나 선배에게 제대로 사과해 주세요. 그리고 ......."
실릴은 아이다를 힐끗 쳐다보다가, 다시 조나스에게 시선을 돌리며 웃었다.
"그렇게나 아이다가 마음에 들면 차라리 그녀와 결혼하는 게 어때요?"
"그런 일, 네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 그렇지 않아도 널 쳐부수고 나서 아이다에게 약혼을 청혼할 생각이었으니까."
"어머, 조나스 님 ......!"
뺨을 붉히면서 했던 조나스의 말에, 아이다의 뺨도 붉게 물들었다. 이제 마음대로 하지 그러냐고 생각하고 있을 때, 실릴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내기는 이것으로 성립이군요. 조나스 선배가 이기면 디아나 선배와 제가 퇴단. 제가 이기면 조나스 선배의 사과와 선배와 아이다의 결혼....... 그런데 조나스 선배는 아이다의 어떤 점이 그렇게 마음에 들었죠?"
과거에 내가 조나스의 열렬한 어필에 꺾인 것은 마술사단 내에서도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젊은 신입으로 갈아탄 것에 대한 주변의 시선이 신경 쓰였는지, 조나스의 얼굴이 약간 일그러졌다.
"...... 나는 그녀의 뛰어난 마법 재능에 반해버렸어. 게다가 누구보다도 나를 잘 따르는 모습도......."
조나스는 분명 아이다의 외모와 젊음에도 끌렸을 거라고 생각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그것을 말하는 것은 역시 그도 주저하는 듯하다.
아이다는 조나스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물론, 실릴이 이기지 않아도 이 약혼을 받아들이겠어요, 조나스 님....... 빨리 실릴과 승부를 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