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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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01월 06일 17시 41분 4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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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법사단의 전체 회의가 끝난 후, 약혼남인 조나스가 쭈뼛거리며 내게 다가왔다. 싸늘한 표정의 그의 뒤에는, 그의 몸에 반쯤 가려진 채로 신입인 아이다가 얼굴을 내밀고 있다.



    "디아나,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을까?"

    "그래, 괜찮아."



     내 눈에는, 눈물을 지으며 조나스를 올려다보는 아이다의 모습이 보였다. 아이다는 마력이 뛰어나고, 큰 파란 눈과 푸근한 금발이라는 사랑스러운 외모 덕분에, 올해 마법사단에 합류한 신입들 중 특히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 그다지 좋은 이야기는 아닌 것 같네)



     눈앞에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나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조나스는 올해의 신입들 중에서도 유독 아이다를 총애한다. 그것은 그녀의 눈길을 끄는 외모와 더불어, 올해의 신입들이 마법사단에 합류할 때 마법사단 내에 떠돌았던 어떤 소문의 영향도 있던 것 같다.

     한때 나라를 구했다는 유명한 마법사의 자식이 마침 마법사단에 입단할 수 있는 나이를 맞이하여, 그 출신을 숨기고 신입들 사이에 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그리고 신입답지 않은 마력과 통제력을 가진 아이다야말로 그 대마법사의 아이일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은근히 돌았던 것이다.



     회의에 참석했던 마술사 동료들이 여전히 주변에 많이 있는 가운데, 조나스는 나를 노려보았다.



    "디아나, 네가 아이다를 질투해서 그녀를 괴롭혔다고 하던데?"

    "내가 그녀를? 아니 전혀 그런 기억이 없어."



     조나스의 말에 나는 눈살을 찌푸렸지만, 아이다는 그 눈동자에서 눈물을 뚝뚝 흘렸다.



    "거짓말을 하다니, 너무해요......! 항상 디아나 님은 저를 눈엣가시처럼 여기고 계셨잖아요. 조나스 님께 지도를 받을 때면 저를 노려보았고, 지난번에도 제 마법 교과서를 찢어 버린 것도 디아나 님이었죠?"

    "아니, 나는 무슨 말인지 전혀......"



     내 말을 가로막으며 울먹이는 아이다의 목소리에, 마법사단원들이 우리의 주위로 우르르 몰려들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야?"

    "뭐야, 신입 학대냐?"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둥글게 모여든 단원들 사이에서, 나는 불편함에 어깨를 으쓱였다.



    (이래서야, 마치 구경거리잖아 ......)



     조나스는 애쓰는 듯한 눈빛으로 아이다를 바라보며, 그녀의 어깨를 부드럽게 끌어안으며 나에게 다가왔다.



    "신입을 그렇게 학대하고도 그 죄를 인정하지 않다니 부끄럽지도 않아?"

    "하지만, 나는 정말 아무것도......"

    "디아나. 너와의 약혼은 지금 이 자리에서 파기하겠어."



     조나스의 말에 나는 내 눈을 의심했지만, 마음속 어딘가에서 예상했던 말이기도 했다.



     요즘 조나스는 지도라는 명목으로 아이다에게 집요하게 달라붙고 있었다. 나는 그가 아이다 앞에서만 무의식적으로 미소 짓는 모습을 여러 번 목격했다. 약혼 이야기가 사라지는 것도 아마 시간문제일 거라는 것을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다.



    (조나스는 이 아이의 말만 믿고 내 말은 듣지 않는구나)



     조나스와의 어정쩡한 결말에, 나도 모르게 메마른 웃음을 흘리는 내 뒤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나스 선배. 디아나 선배는 절대 그런 짓을 하지 않아요."



     내가 깜짝 놀라서 목소리가 들리는 쪽을 돌아보니, 거기에는 올해 신입생 중 한 명인 실릴의 모습이 있었다.

     어눌한 말투에 눈을 가릴 정도로 긴 앞머리를 하고 있는 그는, 신입생 중에서도 마법의 센스가 없는 낙오자라는 불명예스러운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래저래 고생은 하지만 상당한 노력파인 그를, 나는 내 나름대로 인정하고 있었다.



    "갑자기 뭐야?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는 이야기라도 되는 거냐?"



     짜증 난다는 표정으로 얼굴을 찌푸린 조나스를 향해, 실릴이 말을 이어간다.



    "예, 저는 항상 디아나 선배에게 도움을 받고 있기 때문에 선배가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 디아나 선배의 말이 아닌 아이다의 그런 거짓말을 믿다니, 선배는 대체 뭘 보고 계신 거죠? 조나스 선배의 눈은 왜 달려있는 겁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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