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6 자연 속의 별장에서(2)
    2024년 01월 04일 02시 30분 3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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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이제 휠체어 없이 걸을 수 있게 된 걸까. ...... 앗......."

    "아, 라이오넬 님 ......!"



     발에 체중을 제대로 싣지 못하여 비틀거리는 라이오넬의 몸을 에디스가 재빨리 받쳐주었지만, 라이오넬을 안아주는 자세의 에디스는 그를 지탱하지 못하고 그대로 둘이서 풀밭 위로 넘어졌다. 부드러운 카펫처럼 깔린 잔디밭 위에서 에디스를 덮친 모양이 된 라이오넬은, 당황하여 몸을 비틀어 에디스 옆으로 몸을 굴렸다.



    "...... 미안해, 에디스."

    "아뇨, 제가 오히려 라이오넬 님의 몸을 지탱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



     라이오넬의 따스한 체온이 옷 너머로 느껴지는 순간, 에디스의 뺨이 붉게 물들었다.

     나란히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잔디밭에 누워 있는 모습이 된 라이오넬과 에디스는, 어느새 깔깔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 에디스. 넌 항상 나에게 희망을 주고 있어. 자기 다리로 걷는 것 따위는 이미 오래전에 포기했을 텐데. ...... 너를 만나게 된 나는 얼마나 운이 좋은지 몰라."



     라이오넬은 얼굴을 옆으로 돌려 옆에 누워있는 에디스를 바라보았다. 반짝이는 라이오넬의 미소의 아름다움에, 에디스는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 이렇게 아름다운 분을 이렇게 가까이서 본 적은 없었어. 이렇게나 가까이서 그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니, 내 심장이 버티지 못해. ......)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더욱 붉어진 에디스를 보며, 라이오넬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한 손을 천천히 에디스를 향해 내밀었다.



    "...... 에디스"

    "네. 라이오넬 님."



     라이오넬은 부드러운 손길로 에디스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주더니, 그대로 손바닥을 에디스의 뒤통수에 대고 가볍게 안아주었다.



    "나는 행복해, 에디스. 네가 항상 내 곁에 있어줘서. ...... 병이 계기가 되어 너를 만난 지금에 와서는, 병에 걸린 것조차도 행운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야."



     라이오넬의 탄자나이트처럼 맑게 빛나는 청자색 눈동자가 에디스의 얼굴에 가까이 다가온 것 같더니, 라이오넬의 부드러운 입술이 그녀의 이마에 살짝 닿았다.



    "......!"



     라이오넬의 입맞춤에 놀라 눈을 크게 뜨고 얼굴이 더욱 붉게 물든 에디스의 귀에, 그가 속삭이듯 물었다.



    "...... 싫었어?"

    "싫다니, 그럴 리가 없잖아요 ......!"



     무심코 그렇게 대답한 후 너무 부끄러워 눈을 감고 있는 에디스를 보고, 라이오넬은 즐겁게 웃으며 그녀를 끌어안는 손에 힘을 주었다.



    "에디스. 넌 정말 귀여워."



     라이오넬의 품에 안긴 에디스는 가슴이 뛰는 것을 주체할 수 없었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서서히 기쁨이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어, 어떡하지. 나, 역시 라이오넬 님을 진심으로 좋아하게 되었어 ......)



     누구보다 성실하고 착하고 긍정적이고 노력하는 라이오넬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에디스는, 그에게 끌리지 않는 것이 더 어렵다고 생각했다. 아름다운 유제니에게조차 마음이 끌렸던 그가 회복된다면, 평범한 자신은 짐만 될 것 같다는 불안감을 느끼면서도 에디스의 마음은 늘 자연스레 라이오넬에게 향했다.



     한동안 에디스가 라이오넬의 팔에 안겨 있을 때, 멀리서 높고 밝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라버니~! 예쁜 나비를 잡았어요!"

    "......!"



     다가오는 작은 발자국 소리에 당황해 몸을 떼어낸 라이오넬과 에디스는 부끄러운 듯이 서로를 쳐다보았다. 라이오넬의 바로 옆까지 달려온 아체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나란히 잔디밭에 누워 있는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



    "...... 둘이서 햇볕을 쬐고 있는 거예요?"

    "뭐, 그러던 참이지."

    "흐음? 사이가 좋네요. ...... 저기, 오라버니. 보세요."



     아치는 날개를 잡은 나비를 라이오넬의 눈앞에서 오른손으로 가리켰다. 커다란 날개를 가진, 선명한 색을 가진 호랑나비였다.



    "아름다운 나비구나, 아체. 잘도 잡았구나."

    "그래요. 너무 예뻐서 오빠에게 날고 있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여주고 싶었어요. ...... 자."



     아체가 손을 떼자, 나비는 날개를 펄럭이며 라이오넬과 에디스의 얼굴 위를 날며 날아갔다.

     라이오넬은 손을 뻗어 아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착하구나, 아체. 예쁘게 날갯짓하는 모습을 보여주다니, 고마워."

    "다행이다! 저도 조금은 오라버니가 기운을 낼 수 있는 일을 해주고 싶었어요. ...... 에디스 새언니처럼..."



     에디스는 깜짝 놀라며 아치를 쳐다보다가 상체를 일으켰다. 아직 라이오넬과 약혼한 상태의 에디스지만, 아치가 에디스를 새언니라고 불러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에디스의 품에 달려드는 아체의 작은 몸을, 마음이 따스해지는 것을 느끼는 에디스도 꼭 껴안아주었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라이오넬은 옆에서 행복하게 눈을 가늘게 뜨며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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