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6 자연 속의 별장에서(1)
    2024년 01월 04일 02시 29분 5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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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오넬 님, 이곳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네요. 넓고, 푸르고, 조용해서 ......"



     눈부신 햇살이 비치는, 푸른 초목으로 가득한 별장의 넓은 정원을 바라보며 에디스는 감탄사를 연신 내뱉었다. 라이오넬은 그런 에디스의 모습에 흐뭇해했다.



    "네가 마음에 들어 한다니 다행이야, 에디스. 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는 이곳이 딱 좋은 곳이지."



     끝없이 펼쳐진 초록으로 둘러싸인 별장의 넓은 정원에서, 에디스는 라이오넬의 휠체어를 밀고 있다.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푸른 호수가 햇살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에디스는 뺨을 스치는 시원한 바람을 기분 좋게 느끼며, 휠체어를 밀고 있는 손에 약간의 무게를 느낄 수 있음을 기쁘게 생각했다.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뼈와 가죽뿐이었던 라이오넬은, 여전히 날씬한 체격이지만 청년다운 체격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아체가 나비를 쫓아 마당을 뛰어다니는 모습을, 라이오넬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바라보고 있다. 순식간에 작아지는 아체의 뒷모습을 향해 라이오넬이 말을 건넸다.



    "아체,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네, 오라버니!"



     웃는 아체의 목소리가 바람을 타고 두 사람의 귀에 들려왔다. 라이오넬과 에디스는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요즘은 아체가 자주 웃는 것 같아. 한동안은 그 아이의 어두운 표정만 보았고, 웃는 모습을 거의 볼 수 없어서 걱정했었는데."

    "그건 라이오넬 님이 건강이 좋아진 것도 큰 몫을 한 것 같아요. 아체 님은 라이오넬 님을 정말 좋아하고 있어요."



     라이오넬에게 웃으며 달려오는 귀여운 아체가 달려오는 모습을 볼 때마다, 에디스도 자연스레 미소를 짓게 된다. 아무렇지도 않은 남매의 미소 짓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에디스는 라이오넬의 몸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며 가슴이 벅차오르는 기쁨을 느꼈다.



    "...... 이것도 모두 에디스 덕분이야. 네가 나를 보살핀 이후로 내 몸은 매일매일 기적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아."



     날이 갈수록 몸이 회복되고, 얇은 껍질을 벗겨내듯 조금씩 확실하게 원래의 몸을 되찾아가고 있다는 라이오넬의 말에, 에디스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건 라이오넬 님 덕분이기도 해요. 저를 곁에 두고 계실 뿐만 아니라 제가 권하는 약은 모두 거부감 없이 드시고, 휴식을 취하라고 하면 무리하지 않고 휴식을 취해주시니까요. ...... 그런 일상이 쌓여 순조로운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에디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라이오넬은, 이제 등도 보이지 않게 된 아치가 달려가는 방향을 바라보며 왠지 모르게 부러운 듯이 중얼거렸다.



    "...... 예전에는 나도 여기서 저렇게 뛰어다녔어. 나도 언젠가 다시 내 발로 서고, 걷고, 달릴 수 있게 될까?"



     자신의 허벅지를 내려다보는 라이오넬에게 에디스가 물었다.



    "슬슬 서는 연습도 시작하지 않을래요? 제가 옆에서 도와줄 테니."

    "괜찮겠어, 에디스? 내 몸도 점점 무거워졌으니 너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까?"

    "후후, 저는 괜찮아요. 자, 마음이 준비되면 저를 붙잡아 주세요. 오랜만이니 다리가 생각처럼 움직이지 않는 것은 당연하니,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요."

    "그래. 고마워요, 에디스."



     라이오넬은 에디스가 내민 팔을 빌려 천천히 휠체어에서 허리를 일으켜 세웠다. 조심스럽게 몸의 균형을 잡으며 두 다리에 힘을 주는 라이오넬을 에디스는 곁에서 부축해 주고 있다.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곧게 펴고 일어선 라이오넬을 향해 에디스는 감격의 목소리를 냈다.



    "...... 대단해요, 라이오넬 님! 지금 두 발로 꼿꼿하게 서 계세요."

    "나 자신도 믿기지 않아. 오랫동안 다리에 힘이 전혀 들어가지 않아 비틀거리기만 했는데...... 이렇게 다시 두 발로 설 수 있게 될 날이 올 줄이야 ......"



     라이오넬은 눈시울을 살짝 붉히더니 에디스에게 웃으며 말했다.



    "조금 욕심이 생긴 것 같다. ...... 이제 조금 걸어봐도 될까?"

    "네, 물론이에요. 자기 페이스에 맞춰 조금씩 발을 앞으로 내디뎌 보세요."



     라이오넬은 에디스의 팔을 빌린 채로 부드럽게 오른발을 한 발짝 내디뎠다. 이어 천천히 왼발에 힘을 주고, 다시 한번 오른발로 체중을 옮겼다. 옆에서 팔을 빌려준 에디스는 라이오넬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 훌륭해요! 라이오넬 님, 이제 제 발로 걸을 수 있게 되었네요."



     어설픈 걸음걸이로, 아주 작은 몇 걸음이지만 확실히 걸을 수 있게 된 라이오넬을 보며 에디스는 감탄의 눈빛으로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라이오넬도 무언가 감이 잡힌 듯, 두 발을 열심히 움직이며 열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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