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샬롯도 내 것으로 만들어 줄 테니까."
일부다처제 자체는 드문 일이 아니다.
평민들 사이에서는 드물지만, 권력자나 돈 있는 사람이라면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이니 용사인 카일이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다면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드센 에리카와 샬롯 두 사람에게 손을 대다니 자살행위다.
양다리를 걸쳤다가 얻어맞아도 어디다 불평할 수는 없다. 설령 실수로 두 사람을 동시에 사랑에 빠뜨릴 수 있다 해도, 발각되는 순간 분명 수라장이 될 것이다.
그런 것조차도 생각하지 못하다니, 너무 우쭐해하는 것 같아서 웃기다.
"뭐, 알아서 열심히 해봐."
나는 어깨를 으쓱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자, 그럼 일단은 어딘가의 시골로 가보자. 그렇게 생각하며 도시 외곽으로 왔다. 그곳에는 어째선지 샬롯이 기다리고 있다.
"샬롯, 배웅하러 왔어?"
"뭐 그런 거지. 이후의 일들에 대해서도 얘기해 두어야겠다고 생각했고."
"...... 이후?"
무슨 말인가 싶어서,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당신과 함께 시골에서 슬로우 라이프를 보내는 이야기야. 적당한 시기에 파티를 빠져나와서 당신을 따라가겠다고 말하러 왔어."
"......뭐?"
그건 에리카와의 이야기고, 샬롯과 한 이야기가 아닌 것 같은데 ...... 라고 말하려던 나는 막판에 말을 잇지 못하고 그만두었다. 잘했어, 나.
"어, 언제부터 그런 생각을 했는데?"
"당신이 시골에서 슬로우 라이프를 한다고 했을 때, 기대된다고 말했었잖아"
"...... 맞아, 그렇게 말하기는 했는데. ...... 어? 혹시 그런 뜻으로 알아들었어?"
"따로 뭐가 있는데."
뭐, 뭐냐니...... 야스! 라고 외치고 싶은 충동에 휩싸인다.
그것을 말로 표현하지 않은 나, 정말 잘했다.
"아, 가는 곳은 마음대로 해도 괜찮아. 어제 의식 마법을 썼으니까."
"........................"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린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것은, 상처를 치료해 준 후 샬롯이 내 상처 자국에 입술을 갖다 댔던 기억이다.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데, 그 의식 마법이라는 것은 ..................?"
"미디어교에 전해지는 맹세의 키스야."
"하와와!"
이상한 목소리가 나왔다. 그리고 놀라움에 더 이상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그 모습, 알고 있구나."
"그, 그래, 최근에 알 기회가 있어서."
"그랬어? 하지만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난 처음 만났을 때부터 너만 봤었으니까"
"나만?"
"그래, 너만. 지금까지는 에리카 때문에 망설였지만 ...... 함께 시골에서 살게 되는 것이니 ...... 후후, 앞으로가 기대되네."
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 여러 가지로 오해, 오해라니까! 의식 마술이 끝난 후인데 그런 말을 하면 수라장이 되겠어!
성격이 드센 에리카와 샬롯 두 사람에게 손을 대는 건 자살행위다.
양다리라고 말 한 순간에 두들겨 맞아도 불평할 수 없다. 설령 실수로 두 사람을 동시에 사랑에 빠지게 할 수 있다고 해도, 들통나는 순간 분명 수라장이 될 것이다.
그런 것조차도 생각하지 못하다니, 너무 우쭐해하는 것 같아서 웃기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까 카일을 향해 마음속으로 생각한 대사가 내게 돌아왔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럼 나는 의심받기 전에 돌아갈게."
샬롯은 미소를 지으며 떠나갔다.
남겨진 나는 무심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 하지만 불온한, 굉장히 불온한 느낌이 든다. 뭐랄까 ...... 그래, 폭풍 전야의 느낌이다.
...... 좋아, 도망치자. 땅 끝까지 도망치자.
나는 세상의 끝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