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샤, 샬롯?"
"후훗, 아무것도 아니야. 약간의 주문 같은 거랄까."
샬롯은 살짝 볼을 붉히더니 일어서서 도망치듯 빠져나갔다. 나는 멍한 표정으로 그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방에 남겨진 나는, 지금까지의 일을 떠올렸다.
처음은 지금으로부터 약 3년 전. 여신님에 의해 이세계로 전이되었다는 에리카를 보호한 것이 시작이었다.
아직은 미약한 회복밖에 할 수 없는 에리카와 둘이서 던전에 들어가서 약한 적과 격전을 벌이고, 그 결과에 일희일비했다.
그러다 조금씩 성과를 낼 수 있게 되었고, 샬롯이 여러 일을 거쳐 동료로 합류했다.
그리고 마지막은 용사의 칭호를 가진 카일이다.
난관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모두 함께 벽을 넘고 여기까지 올라왔다. 우리의 파티는 완성된 ...... 것이어야 했다.
우리는 ...... 아니, 나와 에리카는 계속 잘해오고 있다 생각했다. 앞으로도 계속 잘해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어쩌다 이렇게 되어 버린 걸까?"
무심코 혼잣말을 한다.
그 순간 다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샬롯이 뭔가를 잊어버렸나 보다. 그렇게 생각하며 문을 연 나는 숨을 멈췄다.
문 앞에 서 있는 것이 바로 지금 생각에 잠겨 있던 상대, 에리카였기 때문이다.
"에리카. 지금 와서 뭘 ......"
나는 무심코 대사를 중단했다.
에리카가 그 푸른 눈동자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 이봐, 에리카?"
"미안해. 미안해, 아벨."
"울기 싫으면 처음부터 그런 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았잖아?"
"흑흑 ...... 미안해. 하지만 거기에는 ...... 이유가..."
"...... 이유?"
다시 물었지만, 에리카는 울음을 터뜨려서 말이 통하지 않았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에리카를 방으로 초대하기로 했다.
나는 울고 있는 에리카를 의자에 앉히고 허브티를 준비해 주었다. 그렇게 겨우 안정을 찾은 에리카를 향해 침대 옆에 앉으며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사실, 그 ...... 던전에서의 그 일은 내 진심이 아니었어."
"...... 엄청나게 진심이었던 것 같은데..."
금발 트윈테일을 휘날리며, 큰 소리로 웃기까지 했다. 본심이 아니었다는 말을 어떻게 믿으라는 것인가.
"그러니까, 그거에는 이유가 있어. 사실이야. 나는 아벨에게 항상 고마워하고 있어."
"하지만 아까는 그렇게나 따졌으면서?"
"내가 강화 마법을 걸었던 건 네가 다치는 걸 원치 않았기 때문이고, 네가 나를 위해 무모한 짓을 해서 다치는 게 너무 싫어서 그랬어!"
"...... 하아. 그래서 그렇게나 따진 거야?"
걱정 때문에 화를 내는 일이야 종종 있지만, 그건 그 범주를 넘어선 것이다.
"변명하기에는 너무 어설픈 것 같은데?"
"믿기지 않는 건 이해해. 하지만 사실이야! 나는 츤데레의 배드 스테이터스를 가지고 있어. 그게 원인인 것 같아!"
"...... 네?"
배드 스테이터스란, 습득하면 마이너스 효과가 발생하는 능력을 말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불운이나 다혈질 등이 있다.
불운은 불행한 일이 일어나기 쉬워지고, 다혈질은 감정 조절이 어려워진다.
하지만 츤데레라는 것은 뭔지 모르겠다.
"내가 이세계에서 소환된 건 알고 있지?"
"그래, 몇 번이나 들었으니까. 이 세계의 여신이 부른 거지?"
많지는 않지만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시대만 해도 몇 명은 존재한다.
"여신님이 전생의 특전으로 능력을 선택할 수 있게 해 주셨어. 그래서 나는 성녀를 선택했는데 ...... 포인트가 조금 부족한 나머지........"
"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