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에리카!"
"카일! 너까지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응? 뭐냐니, 에리카와 의견이 같다는 얘기지! 나도 예전부터 아벨은 이 파티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어!"
"잠깐, 카일, 적당히 해! 에리카도 사실은 아벨에게 고마워하고 있는 거잖아? 지금 것은 조금 기분이 나빴을 뿐이고."
"뭐? 그럴 리가 없잖아. 내가 아벨에게 고마워할 리가 없어!"
"하하, 들었냐. 이거 안 되겠다. 나도 아벨이 싫었다고. 그래, 이참에 파티에서 추방해 버리자!"
"잠깐, ...... 너희들."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해! 아벨은 이 파티에서 나가야 해!"
"크하하하, 맞아! 아벨은 추방으로 결정이다!"
"아하하하, 그래, 결정이야!"
급격한 전개를 따라가지 못하고 당황하는 나와 샬롯.
에리카와 카일은 의기투합하여 나의 파티 추방을 결정해 버렸다.
ㅡㅡ그날 밤.
내가 짐을 정리하고 있을 때, 샬롯이 찾아왔다. 샬롯은 내 얼굴을 보자마자 속내를 드러냈다.
"...... 이봐, 아벨. 너, 정말 파티에서 나갈 생각이야?"
"그래. 추방한다고 하면 어쩔 수 없잖아."
"어쩔 수 없기는! 두 사람에게 항의해야지!"
"항의? 그런 짓을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어?"
"...... 너, 알잖아? 당신이 공수 양면에서 균형 있게 움직여줬기 때문에 우리 파티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걸."
"......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해."
우리 파티는 모두가 일류다.
하지만 카일은 주변을 보지 못하는, 좋든 나쁘든 진짜 어태커다. 샬롯과 에리카는 그렇지 않지만, 둘 다 접근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마법사다.
나만이 두 사람의 엄호를 한다. 내가 없으면 후방의 두 사람이 위험해져서 파티가 순식간에 무너져 버린다.
"그걸 알면서 왜 항의를 하지 않는 거야?"
"중요한 것은 실력만이 아냐. 에리카나 카일이 그렇게 생각하는 이상,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어. 그래서 나는 파티를 떠나는 거고."
나 역시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나 일방적인 말을 듣고 더 이상 파티에 남아있을 이유는 없다.
"이제 돈도 충분히 벌었으니까. 시골에서 느긋하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어머, 그거 재미있을 것 같네."
"그렇지?"
"그래, 멋질 것 같아."
샬롯이 동의해 준다. 그래서 나는 탈퇴의 결심을 새로이 했다.
"샬롯한테는 미안하지만 ......"
"나쁜 사람은 저 둘이니까 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야. 게다가 나는 이렇게 생겼어도 백작가의 영애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 수 있어."
"...... 그래, 그렇겠지."
샬롯은 자신의 길을 스스로 개척해 왔다. 의기양양하게 미소 짓는 그녀는, 이번에도 자신의 힘으로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아벨. 당신, 팔에 난 상처는 어떻게 되었어?"
"아 그거 ...... 물약을 썼으니까 괜찮아."
나는 다친 쪽의 소매를 걷어 올렸다.
"어머, 그랬구나. 하지만 조금 상처가 남아있네? 그렇게 강력하진 않지만, 나도 회복 마법을 쓸 수 있으니 치료해 줄게. 자, 팔을 내밀어 봐."
"고마워."
나는 그 말에 기꺼이 팔을 내밀었다.
샬롯은 그런 내 팔을 잡고 회복 마법을 시전하기 시작했다. 따뜻한 빛이 내 팔을 감싸자 상처가 부풀어 오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상처는 깨끗하게 사라졌다.
"자, 이것으로 ...... 쪽. 끝났어."
샬롯이 마무리라는 듯이 내 팔에 입술을 갖다 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