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나는 오라버니에게 목숨과 맞바꾸어 보호해 줬다는 은혜가 있으니, 가급적 위스타리아 후작가에 도움이 되는 가문에 시집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오라버니에 대한 보답이다.
이렇게 형님을 차기 당주로 임명하기 위한 당주 회의가 시작된다.
물론 반대 의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가신이라고 해서 모두가 무조건적인 충성을 다하는 것도 아니고, 그 충성의 상대가 누구인가 하는 문제도 있다.
그보다, 나를 당주의 자리에 앉히고 자신의 아들을 배우자로 삼아 위스타리아 후작가를 탈취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는 가신도 있었다.
만약 지금의 내가 당주가 되었다면 여러모로 큰일 났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자들의 음모는 모두 오라버니가 온갖 방법을 동원해 봉쇄해 버렸다. 좋게 말해도 정공법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후작가의 운영은 결코 깨끗한 일만 있지 않다.
교활한 자들을 상대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은 것이 가신들의 신뢰를 얻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내가 동의한 덕에 오라버니는 되돌리기 전보다 원만하게 당주의 지위를 얻게 되었다.
며칠 후.
나는 오라버니에게 불려 갔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는데, 너를 학원 기숙사에 넣을 생각이야."
되감기 전과 같은 대사다. 그때는 [내게서 당주의 자리를 빼앗을 뿐만 아니라 위스타리아 후작가에서 내쫓을 생각인가요!!]라고 시비조로 응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나는 오라버니의 마음은 물론, 이 선택이 가져올 결말도 알고 있다.
그래서........
"죄송하지만, 그 말씀에 따를 수는 없어요."
"이것은 당주인 내가 결정한 일이다. 네가 어떻게 발버둥 쳐도 소용없어."
"오라버니의 마음을 알고 있다 해도, 그런가요?"
"...... 뭐라고?"
내 핵심을 찌르는 한 마디에, 오라버니의 냉혹한 가면에 금이 갔다.
" 오라버니는 늘 말씀하셨잖아요. 저를 여동생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고."
오라버니와 나 사이에 혈연관계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오라버니의 말에 위화감을 느끼지 않았다. 하지만 오라버니가 목숨과 맞바꾸어 나를 지켜준 결과를 알면 얘기가 달라진다.
"모든 것은 저를 생각해서 하신 말씀이겠지요?"
"만약 ...... 그럴 것 같다고 하면 어떻게 할 생각이지?"
"저는 오라버니와 떨어지고 싶지 않아요"
학교 기숙사에 들어간 나는 고생 끝에 누군가에게 누명을 씌워 단죄를 당한다. 그 결과는 나와 오라버니의 죽음, 그리고 위스타리아 후작가의 파멸이다.
안전한 혼처를 찾을 때까지 오라버니의 곁을 떠나서는 안 된다.
그러니........
"오라버니 곁에 있게 해 주세요"
나는 오라버니의 푸른 눈동자에 호소했다.
내 말에, 그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넌 ......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고 있는 건가?"
"네?"
그 말의 의미?
...... 아아, 오라버니는 학원이 더 안전하고, 자기 쪽은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지. 즉, 위험과 맞닿아 있는 일상을 감수할 각오가 되어 있느냐는 것이다.
"물론, 각오도 없이 이런 말씀은 하지 않아요."
"...... 그래, 그럼 기숙사 얘기는 그만하자. 너는 내 곁에 있도록 해."
그렇게 말하고 오라버니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탁자를 돌아서 내 앞에 서더니, 그 섬세한 손끝으로 내 뺨을 만졌다.
"......오라버니?"
오라버니의 손가락이 내 뺨을 계속 쓰다듬고 있다.
간지럽다며 노려보자, 오라버니의 표정이 풀렸다.......어? 웃었어? 오라버니가 미소 지었어. 평소에 웃지 않는 분이라, 살짝 웃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파괴력을 발휘한다.
"앞으로 가신이나 친척들이 무슨 말을 해올 수도 있겠지.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너를 지켜주마. 그러니 걱정하지 마."
"네, 오라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