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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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12월 28일 00시 30분 5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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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때요?"

    "...... 고마워, 정말 마음에 들어."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며 '내가 이렇게 예뻤었구나!'라며 감탄하게 된다. 자화자찬이 아니라, 돌아오기 전의 지쳐버린 내가 너무 심했던 것이다.



     아무튼 준비를 마치고 식당에 나오자, 알노르트 오라버니가 언짢은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있었다. 테이블을 보니 같이 식사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 혹시 기다리게 했나요?"

    "그래. 몇 번이나 먼저 먹을까 고민했었지."

    "그래도 기다려 주셨군요, 감사합니다."

    "......그냥 변덕이야."



     오라버니는 그렇게 말하면서 메이드에게 식사 준비를 재촉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자리에 앉은 나와 오라버니 앞에 아침 식사가 나왔다. 나는 "잘 먹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아침식사를 먹기 시작했다.



     아침을 먹으면서 몰래 오라버니를 쳐다본다. 젖은 머리칼에 푸른빛을 띤 눈동자. 아주 단정한 얼굴의 오라버니는 시간을 되감기 전, 영애들에게서 얼음의 귀공자라고 소문이 났었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저건 그냥 무자비한 남자야'라며 속으로 독설을 퍼부었다.



     하지만 보는 눈이 없는 것은 나 자신이었다. 겉으로는 냉정해 보이지만, 자신의 목숨과 맞바꾸어 여동생을 보호해 줄 정도로 다정한 미청년. 영애들이 떠들썩한 것도 무리가 아니다.



    "...... 셰릴, 아까부터 내 얼굴을 보고 있는 것 같은데?"

    "아, 그, 아무렇지도 않아요."

    "그런가. ...... 이 기회에 셰릴에게 할 말이 있는데."



     알노르트 오라버니가 수저를 다시 테이블에 올려놓고서 나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나도 자세를 바로잡고 정면에서 알노르트 오라버니의 시선을 받았다.



    "...... 이야기라니, 뭔가요?"

    "위스타리아 당주 이야기다. 지금부터 가신들을 모아 위스타리아 후작가의 차기 당주를 결정해야 한다. 위스타리아의 피를 이어받은 사람은 너뿐이지만......."



    [차기 당주는 내가 되겠어요!]



     다시 돌아가기 전, 내가 내뱉은 말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당주의 지위가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알고 있다. 아무리 스물한 살까지의 기억과 경험이 있다고 해서 후작가의 책무를 짊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차기 당주로는 오라버니가 적임자라고 생각해요."



     나는 되감기 전과 마찬가지로 오라버니의 말을 가로막으며, 앞서 말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말을 했다. 형님은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내가 당주에게 어울린다고? 위스타리아의 피를 한 방울도 물려받지 못한 내가?"

    "혈통으로 따지자면 제가 후계자가 될 자격이 있겠지요. 하지만 미성년자, 무엇보다도 미숙한 제가 당주의 자리를 맡을 수는 없답니다. 그러니 오라버니가 더 적임자라고 생각해요."

    "그 말을 믿으라고?"

    "믿을 필요는 없답니다. 하지만 당주 회의에서도 그렇게 말씀드릴 생각입니다."



     오라버니에게는 아버님이 쓰신 유언장이 있다.

     그러니 내가 아무리 반대해도 형님이 당주 자리에 오르는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내가 여기서 찬성한다는 뜻을 전하는 것은 의미가 클 것이다.



    "...... 그래, 그럼 이야기는 끝이다."



     오라버니는 굉장히 당황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럴 만도 하다. 돌아가기 전의 나는 내가 아버지의 뒤를 이을 거라 믿어 의심하지 않았다. 그런 내가 당주 자리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은 원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나는 내가 당주가 되면 능력 부족으로 파멸할 것을 알고 있다. 반대로 오라버니라면 후작가를 훌륭하게 지탱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위스타리아 후작가는 오라버니에게 맡길 생각이다. 그리고 나는 안전한 가문으로 시집갈 생각이다. 그래야 제가 표적이 되지 않고, 오라버니의 약점이라는 위치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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