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
    2023년 12월 28일 00시 26분 3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입에서 직접 들으니 더 무섭다.

     위스타리아를 무너뜨리고 남은 것을 빼앗는다. 그것만을 위해 윈스 제2왕자의 잔에 독을 넣어 나를 죽음으로 내몰려는 자가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위스타리아 대후작의 지위와 명예, 그리고 엄청난 부.

     반짝반짝 빛나던 그것들이, 이제는 저주받은 칭호처럼 느껴진다.



    "설마, 당신이 나를 집에서 쫓아낸 것은 ......"

    "그래, 너를 이런 상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당주가 된 나에게 쫓겨난 쓸모없는 여자라고 생각하게 된다면 네가 표적이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한 거지. 결과는 이렇게 되었지만......."



     알노르트에게 당했던 여러 가지 장면들이 떠올랐다 사라졌다.

     나는 그동안 알노르트를 내 모든 것을 빼앗아간 약탈자라고 생각하며 원망했다. 하지만 그건 모두 내 착각이었다. 모든 것은 나를 보호하기 위해 해준 일이었다.



    "알노르트 , 나는..."



     지금까지의 일을 사과하려고 했지만, 막 열려고 했던 입이 그의 손끝에 의해 막혀버렸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돼. 그보다 앞으로의 일을 생각해라. 무고한 너는 풀려나지만, 내가 너를 지켜줄 수 있는 건 더 이상 없으니까."

    "잠깐만요! 이건 내 실수입니다. 알노르트가 대신해 줄 이유가 없잖아요! 그런데 왜 이런 짓을 하셨나요!?"


     내 물음에, 그는 몹시 쓸쓸한 얼굴로 한 마디만 중얼거렸다.



    "사랑해, 셰릴."









     ㅡㅡ이렇게 해서, 윈스 제2왕자 독살 미수 사건은 주모자인 알노르트와 그 실행자인 시녀들의 처형이라는 형태로 막을 내렸다.

     간단히, 정말 간단하게 알노르트는 처형당했다.



     알노르트 위스타리아가 아닌 그냥 알노르트로 처형되었기 때문에, 위스타리아 후작가에 대한 책임은 없는 것과 다름없었다.



     이것은 위스타리아 후작가를 무너뜨리려는 배후세력의 오산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알노르트의ㅡㅡ오라버니가 남겨주신 위스타리아 후작가를 지키기 위해 스무 살의 젊은 나이에 위스타리아 후작가의 당주가 되었다.



     오라버니가 당주가 된 것은 열여덟 살 때였다. 그래서 스무 살이 된 나라면 위스타리아 후작가를 지킬 수 있을 거라고 진심으로 생각했다. 나는 우왕좌왕하면서도, 위스타리아 후작가를 지탱해 온 중진들과 함께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그리고 3개월 후, 믿고 일을 맡긴 회계사가 배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횡령이 발각되어 추궁한 결과, 내가 비리를 저질렀다는 증거를 들이댔다. 외부의 도움을 받아 내가 모르는 사이에 가짜 증거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 결과 위스타리아 후작가는 막대한 벌금을 물어야 했다.



     그 뒤로는 중신들을 중요한 일에서 멀리하고 내가 모든 것을 확인하기로 했다. 그렇게 집무에 쫓기다 메이드가 준비한 식사에 들어있는 독 때문에 죽을 뻔했다.



     나는 그 사건에 연루된 메이드들을 추방했다. 그러자 다른 귀족들 사이에서 위스타리아 후작가의 당주가 의심에 휩싸여 무고한 메이드를 추방했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위스타리아 후작가와 친하게 지냈던 가신들마저 떠나갔다.



     나는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그 재능은 오라버니에 미치지 못했다. 그런 내가, 신뢰할 수 있는 가신과 시녀조차 쓰지 않으면서 오라버니와 같은 일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던 것이다.



     정보 유출, 정보 조작. 그 외에도 무수히 많은 음모가 내가 알 수 없는 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나는 이제 메이드가 준비한 식사조차 먹을 수 없게 되었다.



     그래도 나는 위스타리아 후작가의 당주라는 지위를 고수했다. 왜냐하면 그것은 내 오라버니가 목숨을 걸고 지켜준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할 수 있는 보답은, 그 지위를 계속 지키는 것뿐이었으니까.

     

    728x90

    '연애(판타지) > 두 번 다시 의붓오빠를 의심하지 않겠어요!' 카테고리의 다른 글

    6  (0) 2023.12.28
    5  (0) 2023.12.28
    3  (0) 2023.12.28
    2  (0) 2023.12.28
    1  (0) 2023.12.2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