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3 플래그 이벤트2021년 02월 04일 21시 02분 5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ncode.syosetu.com/n2651eh/53/
분위기 상 저질러 버렸다고는 해도, 역시 태자의 입을 손으로 벌리고 장수풍뎅이나 냉이를 쑤셔넣는 건 불경죄로 붙잡힐 거라고 생각했지만, 태자 쥬리오는 너무너 기분 나쁜 맛에 성대히 구토를 하면서도 관대하게 넘어가 주었습니다.
......어째서 기쁜 듯이 황홀해하고 있는 걸까요.
쥬리오는 어엿한 왕자님인 자신이 더럽혀지는 것에 흥분하는 변태이며, 그가 아리스와 저를 만나는 것은, 더러운 서민과 아인과 접하는 것으로, 더럽게 침식되어가는 감각에 쾌감을 느끼기 위한 모양입니다.
쥬리오가 카뮤를 존경하는 것은, 아인인 저와 태연히 약혼자로서 사귀고 있는 그에게 동질감을 느껴서 그러는 모양입니다.
같은 걸로 취급하지 마, 바보 녀석.
어떤 의미로, 아리스와 부부생활을 하는 게 제일 행복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그것만 떼어놓고 보면 '여성향 게임' 같지 않나요?
그럼 왜 재상의 아들인 이안은 아리스를 연모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분명 숨겨진 성벽에 있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확신).
"이안, 괜찮나요? 자, 구충제를 지금이라면 1할 깎아서 팔아줄 테니 기운 내세요."
"고마워 아리스. 넌 정말 훌륭한 여자야......"
그 기생충을 먹인 건 아리스였지만, 겨우 구충제로 소금화 1닢을 내면서도, 이안은 꿈이라도 꾸는 듯한 눈동자로 아리스의 (천한) 미소를 바라봅니다.
........혹시 학대되는 일에 기뻐하나요? 저 돈에 미친 듯한 재상의 자식이, 어째서 아리스에게 팍팍 돈을 쓰는지 의문으로 생각했었는데, 그렇게 생각하니 납득됩니다.
더럽혀지는 일로 흥분하는 쥬리오와, 학대되는 일에 기쁨을 느끼는 이안.
이 나이에 그런 성벽을 품게 되다니.....정말 좋은 콤비네요.
"그래, 괜찮으면 이번에 숲의 시찰을 하러 가는데, 같이 가는 게 어때? 숲의 식재료 다시 더럽.....훌륭한 요리를 만들어 주면 기쁠 거야."
"............"
뭐어~.......? 또 먹고 싶은 건가요? 얼마나 마조인 건가요.
역시 그런 일에 어울리는 건 정말 귀찮고 싫습니다. 프레아도 숲같은 장소에 가고 싶지 않다며 거절했지만, 아리스가 따라가겠다고 말하여 여자가 한 명이 되었기 때문에, 부디 함께 와달라고 '부탁' 이라는 이름의 '명령' 을 받고 말았습니다.
왕의 동생인 카뮤에게 부탁한다면 회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걸 해버리면 카뮤의 입장이 나빠지려나.....
그러고 보니 숲에 나들이가는 이벤트도 있었네요. .......뭐였더라?
사실이라면 사망 플래그를 회피하기 위해, 아리스와 태자들의 심증을 좋게 하려고 적극적으로 어울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지만, 잘 생각해보니, 평소에 있는 것만으로도 꺼려지게 되는 악역영애로서 인식되고 있으니, 정말 새삼스럽습니다. 불가사의.
그런 느낌으로 태자 쥬리오와의 첫 만남 이벤트가 끝났습니다.
그럼, 이런 사소한 일이야 어쨌든, 저에게는 해야 할 일이 많이 있어서 큰일입니다.
최종 이벤트인 졸업 파티까지 앞으로 약 1년.
기억하는 범위로는, 평소대로 해나갔다면 아리스는 숨겨진 캐릭 이외엔 대부분 공략이 끝났을 것입니다. .......난이도 낮네요.
어떤 의미로, 사망플래그 이벤트의 회피는 어려운 시기가 되었지만, 여태까지 오빠인 딜크나 대주교처럼 최소한, 적으로 돌리지 않는 인물을 늘려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과 마이아 일행을 데리고 도망칠 때에 고용할 모험가의 확보도 있네요.
그래서, 마법의 언록 작업과 병행하여, 저도 모험가인 '마녀' 로서 돈을 벌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러고 보니 숨겨진 캐릭터란 어디에 있는 걸까요? 제가 게임에서도 만나본 일이 없어서, 그럴 듯한 인물도 보지 못했지만, 그 숨겨진 캐릭터와 주인공인 아리스가 사랑의 도피를 하는 사람에, 캐롤이 국외추방된다고 하는 유일한 생존 플래그가 서게 됩니다.
최종적으로는 지금까지의 울분을 담아 한 방 먹여주고 나서 국외로 도망칠 셈인데, 그런 플래그가 있다면 마이아의 가족을 쓸데없이 위험에 빠트리지 않고 끝날 것 같습니다만,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런 이유로 모험가 가업입니다.
평소에는 가볍게 던전에 들어가서 트롤과 미노탕을 사냥하고 있었지만, 포차의 훈련도 겸하여 마의 숲으로 나들이를 합니다.
"ㅡㅡ [Thunder Rain] ㅡㅡ"
마의 숲 깊은 곳에서, 저의 마법 때문에 광범위하게 폭풍이 휘몰아치고, 번개가 쏟아졌습니다.
시스템으로 관리되고 있던 VRMMO와 다르게, 이 주문은 스스로 제어하지 않으면 안되어서 방심할 수 없습니다.
"그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숲의 안쪽에서, 번개에 타버린 거대한 동물같은 마물이 뛰쳐나옵니다.
불을 토하는 사자의 머리. 암흑마술을 영창하는 산양의 머리. 사자의 몸에다 꼬리에는 맹독을 토하는 거대한 뱀의 머리.
키마이라. 거기다 이 비구름같은 털색과 거대함은, 저위의 용조차도 능가하는 레벨 70 정도의 상위종이라고 생각됩니다.
"포차."
"오우!"
마법의 제어를 하면서 짧게 이름을 부르자, 저의 등 뒤에 있던 암흑룡 포차가 화살처럼 뛰어들어 키마이라를 덮쳤습니다.
"그오오오오오오오!!!"
"가아아아아아아아!"
10미터를 넘는 거대한 마물 끼리 손톱과 이빨로 적을 찢어발겼고, 화염의 브레스를 서로에게 내뿜습니다. 이전의 방구석 외톨이였던 무렵의 포차라면 위험했겠지만, 지금의 포차라면 단독으로도 이길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엔 그게 목적이 아닙니다. 포차는 깊게 쫓지 않고 상대를 마법의 범위 내에 묶어 두었고, 제가 흘끗 시선을 주자 키마이라를 뒷다리로 차버리며 포차만 마법의 범위에서 이탈했습니다.
"ㅡㅡ [Mjollnir] ㅡㅡ"
그 순간, 주변에 내려치던 번개가 모이고, 거대한 뇌전이 되어 키마이라를 꿰뚫었습니다.
"ㅡㅡㅡㅡㅡ!!"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키마이라가 숯검댕이가 되어 땅으로 떨어집니다.
제 9계급의 공격마법, [신의 망치], 별명 토르 해머의 주문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처음에 썼던 제 6계급의 [번개의 비] 는 이 주문의 준비마법에 해당하며, 그 후에 [번개의 망치] 를 사용하는 것으로, 범위는 좁혀지지만 위력은 10배 정도까지 끌어올려집니다. ......제어가 성가시네요.
이와 같이 제 9계급 이상의 마법은 위력이 말도 안되지만, 제어가 한결같이 성가셔집니다. 마력제어로 어느 정도 조절은 가능하지만, 지금처럼 동료가 발을 붙잡아두게 하는 편이 확실합니다.
"왈왈."
포차가 키마이라의 사체를 물어와서는 저의 앞에 두고서 칭찬해 달라는 듯, 혀를 내밀며 꼬리를 휘젓고 있습니다.
정말로 용인가요? 점점 개로 변하고 있지 않나요? 일단 털을 쓰다듬어 주고, 전투의 상처를 빛마법으로 치유해주지요. 하지만,
"......타버렸다."
"캐롤은 적당히를 모르는군."
모처럼의 키마이라였지만, 절반 이상 타버렸습니다. 소재로서는 그다지 벌지 못하겠네요. 하지만 뭐, 상위소재는 이 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경매에 내놓도록 상업길드에 부탁해 놓았기 때문에, 너무 많이 있어도 처리가 곤란합니다.
"하지만 실험은 성공. 다음엔 좀 더 빨리 쏠 수 있어."
"......나한테 맞추지 말라고?"
"........."
"거짓말이 아니라고!?"
"응."
알고 있다구요. 신용이 없네요. 직격당해도 살아남도록 대미지 계산을 하던 것 뿐이라구요.
"그럼, 일단 마족의 촌락으로 돌아가자."
"이제 촌락이라는 규모는 아니지만. 이 10년 만에 마족도 꽤 늘어났다. 캐롤이 그다지 얼굴을 보이지 않아서 불안을 느끼는 모양이던데."
".....무슨 일 있었어?"
"마족 사냥꾼이, 인족령과 가까운 마의 숲에서 또 인족을 발견해서 걱정하고 있었다."
"모험가가 아니라?"
"나로선 모른다."
또 노예사냥일까요? 이전에 따끔하게 혼내줬었는데, 그 녀석들 노예 사냥꾼 치고 묘하게 장비가 좋았었고, 군대와도 같은 연계를 취하고 있었으니 방심할 수는 없어요.
뭔가 정보라도 수집해 볼까? 라고 생각하여 소재를 팔러 상업 길드와 모험가 길드에 얼굴을 내밀자, 평소처럼 십계와 같이 사람들이 갈라서고선,
"앗, 너, 아인 마녀!"
그 안에서 한 청년이 저를 지목하며 소리를 내었습니다. ......누구였나요?
"너, 아직도 이 케니스타 왕국에 있었어!? 더러운 아인은 빨리 이 나라를 나가라!"
"아벨, 왜 큰 소리를 치는 거냐?"
"아버님!"
그 청년의 후방의 사람들 사이로, 천천히 장년에 가까운 중년 아저씨가 나타나자, 저를 보고 미소를 지었습니다.
"오옷, 아가씨, 오랜만이구만. 역시나 엘프, 전혀 변하지 않았네."
"......벨트 씨?"
던전에서 만났던 전 모험가인 기사였는데, 강한 인족지상주의 같아서 저에게 도전해 왔지만, 기초 스탯이 너무 달랐기 때문에 상대가 안되었던 사람이었습니다.
"아버님, 이 마녀를 아시나요?"
"오오, 전에 말했던 대단한 녀석이다. 혹시, 네가 양손검을 쓰기 시작한 원인인 모험가는, 이 아가씨였다는 말인가. 그거 우연이구만, 하하핫."
"큭."
20대 중반의 청년이 분한 듯 으르렁거리며 저를 노려봅니다.
아벨.......아벨.....? 아, 혹시, 공작 자제의 호위를 하고 있으며, 떨어진 프레첼을 아리스에게서 사들였던 그 아벨인가요?
그 무렵엔 한손검과 방패라고 하는 그야말로 기사다운 모습이었지만, 장비가 양손검으로 되어버려서 몰라봤습니다.
그러고 보니 벨트 아저씨도 자식이 있다고 말했었고, 분명 아벨의 아버지는 기사 중 높은 사람이 아니었나요?
"그래, 아가씨 대련 좀 해주지 않겠나! 그 후부터 수행해서 꽤 강해졌다고 생각하는데. 하지만 아가씨 이외로는 대령을 해도 자신의 강함을 잘 모르겠단 말이다."
"싫어."
".......대련료 지불할 테니까."
"1회 대금화 1닢."
"술값 열흘 분인가......생각 좀 하게 해줘."
응. 역시 이런 사람이 높은 자리의 기사일리는 없네요
아벨은 10대 후반에서 카뮤와 같은 20대 중반이 되어서 꽤 인상이 바뀌었지만, 벨트 아저씨는 약간 머리가 희끗해진 정도고 그다지 변하지 않았습니다.
역시 마력이 높은 사람은 수명이 약간 연장된다는 말은 사실이네요.
"아버님, 이제 가지요! 저희들이 스스로의 눈으로 고르기 위해 일부러 왔잖아요."
"오오, 그랬었지. 그래, 아가씨도 대단한 실력의 모험가였지? 마의 숲은 잘 아나? 안내로 고용하고 싶은데."
"........예?"
"아버님, 이 녀석은 아인이라구요!"
"너도 꽤나 이 나라의 귀족처럼 되어버렸구나..... 뭐 상관없지. 그래서 아가씨, 이번에 높은 신분의 도련님이 마의 숲을 시찰하게 되어서, 그 도련님의 공적으로 만들려고 전에 봤었던 마족의 마을을 괴멸시키게 되었다. 그래서 안내를 부탁하고 싶어서 말이다."
"..........."
마의 숲의 마족의 마을? 괴멸? 공적?
마족의 촌락이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건, 약간 무시하지 못할 정도였지만, 이건 혹시, 여성향 게임의 이벤트, 마족의 거점 습격인가요?
케니스타 왕국의 침략을 도모하는 마왕의 첨병, 마족의 거점을 습격하여 때려부수는 태자의 이벤트이며, 분명.....여기서 숨겨진 캐릭터가 나오지 않았나요?
그 키워드에, 기억의 깊은 곳에서 잊고 있었던 정보가 떠 오릅니다.
그 습격에 동행한 숨겨진 캐릭터의 약혼자가 반신불구가 되자, 슬퍼하여 은둔한 캐릭터를 히로인이 위로하며 루트가 발생하고, 마지막에는 질투에 휩싸인 그 약혼자를 숲에 내버리며 해피엔딩을 맞이하였을 터......
그 버려진 약혼자란, .......혹시 저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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