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 재상의 아들2021년 02월 03일 07시 39분 0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ncode.syosetu.com/n2651eh/51/
"빨리 걸어. 이 내가 일부러 마중하러 왔는데, 역시 아인은 열등한 생물이구나."
".........."
현재 저는, 갑자기 저의 연구실에 쳐들어온 남자의 뒤를 걷고 있습니다.
그야 신장이 30cm 가까이 차이나니까 보폭도 다르고, 고교생 정도의 남자가 스커트차림의 여중생을 신경쓰지 않고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으니 늦는 것도 당연합니다.
저와 같은 최상급생이니 아직 15~6세라고 생각하지만, 완벽하게 인족지상주의에 취해버렸네요, 이 음험 안경.
음험 안경......이 사람, 그거였네요? 공략대상 중 한 사람, 재상의 아들이었지요? 또 한 사람의 만나지 못한 공략대상자인 태자의 심부름으로 왔으니까, 아마 그의 측근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상하네요.
저의 희미한 기억으로는, 여성향 게임에서의 그는 여러 일을 저지르는 나쁜 재상을 아버지를 둔 일로 고민하고, 주인공이 몇 번이나 만나는 것으로 고민을 해소하며, 그 후에도 몇 번이나 고민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주인공에게 빠지게 되는, 비교적 손쉬운 츤데레라고 기억하고 있었고, 이렇게까지 모난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뭐, 잘 대해주는 건 주인공인 아리스 뿐이며, 다른 사람에게는 퉁명한 그대로 일지도 모르겠지만, 주인공하고는 무슨 이야기를 했던 걸까요?
게임이라면 제대로 된 대화가 있는 건 이벤트 씬 뿐이고, 보통의 대화나 고민상담은 '오늘도 고민을 들어줍시다' 라는 로그가 나오는 것만으로 끝나버려서, 내용은 모릅니다.
"앗, 이안."
"오오, 아리스."
그래그래, 그런 이름이었네요. 이안이 속도를 늦추지 않아서 저와 거리를 벌리자, 거기에 우연히 지나가던 아리스가 말을 걸었습니다.
"이안, 집 쪽은 진정되었나요?"
"그래, 전에 말했던대로 농장 쪽은 부흥했지만, 배 쪽은 그 정도의 배가 되면 간단히 만들 수 없고, 입이 무거운 선원이 꽤 모이지 않아서 곤란해..... 거기다 습격해온 용에 탄 여자가 마왕이라는 소문까지 나서, 선원들이 두려워하고 있어. 어차피 술에 취해서 환각을 본 것이 당연한데, 젠장."
아, 5년 전에 부수었던, 교역선처럼 보였던 해적선 말인가요.
저 말투로 보면 이안도 상당히 관련되고 있는 모양이네요. 그래서 게임보다 모난 느낌인 걸까요?
하지만, 마왕? 그런 소문이 있었나요? 용에 타는 정도라면 용기사 스킬이 50이 되면 누구나 탈 수 있는데, 이상합니다.
"이안, 생각은 하기 나름이에요. 나쁜 일만 생각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노력한다면. 지금은 안되어도, 분명 선원들도 알아줄 거예요."
아리스 주제에 의외로 정상적인 일을 말합니다.
"하지만, 정말로 나쁜 일만 일어나. 마.....기분이 좋아지는 풀도 아직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지 않았고......"
"그런 이안에게는, 제가 좋은 항아리를 팔아줄게요."
........응?
"제가 정령들의 힘을 빌린 듯한 느낌으로 만든 이 항아리를 방에 장식해두면, 운세가 팍팍 올라가요."
"그, 그런가? 정령의 힘이 들어있는 항아리인가.....하지만 비싸보이는데."
"지금이라면 렌탈, 이안이 하고 있는 장사의 순이익, 달마다 1%면 되요. 매월의 순이익이 대금화 100닢이라면 한 달에 겨우 한 닢으로 끝나는데, 벌이는 분명 10배가 된다구요."
응응~~~..........?
"오오, 그거라면 사는 게 이득이네! 아리스, 넌 정말 대단한 여자야."
"돈의 운세라면, 이 황색 항아리에 물을 넣어서 방 서쪽에 장식하는게 좋아요. 여러 운세를 올리는 방법이 이 책에 쓰여져 있으니, 소금화 5닢에 넘겨줄게요. 특별하게!"
아리스는 이안의 손을 양손으로 감싸안고, 불필요할 정도로 얼굴을 가까이하며 귀여운 미소를 가득 띄우자, 이안의 볼이 붉어지며 권하는 대로 여러 운세 굿즈를 사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대단하네요 이 아이. 그리고 바보 아닌가요, 이안.
이안은 확실히 공략이라고나 할까 농락당하고 있기 때문에, 저의 일을 떠올리기 전에 돌아갈까 하고 천천히 뒷걸음질 치자,
"아앗, 캐롤 씨! 어째서 여기에 있나요!"
들켜버렸습니다
"오오, 그러고 보니 그 아인을 데리고 가는 도중이었지. 빨리 와, 느림보 아인 녀석. 그만 늦어버렸잖아."
"................."
이 녀석.......베어버릴까요?
"안돼요, 이안. 캐롤 씨가 심술궂은 사람이라 해도, 모두 사이좋게 지내야죠."
"아리스.......넌 상냥하구나."
"캐롤 씨는 엘프니까, 녹색이 없어서 초조해하는 것 뿐이에요. 잠깐만요."
아리스가 주위를 둘러보자, 하수도의 뚜껑 옆에 돋아났던 냉이를 뜯어서, 전혀 다른 뜻이 없는 순수한 미소로 저에게 내밀었습니다.
"자, 먹어도 돼요! 엘프는 자연지향이니 씻지 않고 먹는다지요."
"......... [Fire Arrow] "
저의 마법이 냉이를 불태웠고, 소녀의 귀여운 비명이 주위에 울려퍼졌습니다.
***
뭐, 여러 일이 있었지만 문제 없습니다.
아리스가 깜짝 놀라 엉덩방아를 찧고, 그걸 본 이안이 화내고, 비명을 듣고 아무 것도 모르는 일반 학생들이 저를 나쁜 사람으로 결정짓고 탓했던 정도입니다.
평소에도 '금기의 아이' 라고 말할 정도로 싫어하고 있었으니, 이 정도의 일은 신경쓰이지도 않네요. 프레아와 대면하여 상담하는 편이 훨씬 수명이 깎여나갑니다.
그래도 번거롭기 때문에 마력을 냉기로 변환시켜서 방출하고 있자, 앗 하는 사이에 조용해졌습니다.
그 와중에 자동으로 정령에게 지켜지고 있는 아리스 만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른 채 멀뚱거리고 있었는데, 어째선지, 태자의 소집에 아리스도 같이 따라오게 되었습니다.
"캐롤 씨는 부끄러운 것 뿐이에요. 지금까지 이 세상의 모든 것에게 저주받으며 돌을 맞아왔으니, 상냥하게 대해주면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는 거예요. 그러니 분명 태자인 쥬리오도 심한 짓을 할 거라 생각하니, 제가 캐롤 씨를 감싸줄게요."
쓸데없는 참견입니다.
하지만 뭐, 잘도 거기까지 자기 사정에 맞춰서 긍정적인 생각을 하네요. 아무 것도 모르고 그 장면만 보면, 아리스는 천사처럼 보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아리스에게 심취해있는 이안은 거절할 리가 없었고, 저도 이차원 뇌와 대화가 성립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딱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본제인 태자가 있는 곳으로 가기 전부터 피곤하네요. 이 이상은 아무 일도 없다면 좋겠지만요.
"어머, 캐롤, 음험 안경과 금돼지를 데리고 어디로 가는 걸까요?"
".............."
여기서 조금, 보충이라고 할까 해설을 해드리자면, 이 학교는 기본적으로 평등하다는 전제가 있어서, 상급 귀족이어도 종자를 데리고 걷지 않습니다.
역시 왕족은 호위가 필요하지만, 제대로 절도를 지켜 떨어져서 호위하고 있고, 저도 마이아가 따라붙는 건 등하교 때와 연구실 뿐이며, 재상의 아들인 이안도 스스로 저를 마중하러 왔습니다.
하지만 이 인물은, 암살자 메이드를 몇 명 데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측근인 학생을 이끌고 다녀.......이끌고 다녀? 저에게는 건장한 남학생이 상반신을 벗고 네 다리로 기며 개목걸이에 달린 사슬을 이끌리며 기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네요.
"으, 음험 안경이라니 누구 말이냐, 프레아!"
이 인물ㅡㅡ세기말패왕 프레아에게, 이안이 용감하게도 대듭니다. 저도 평소에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태클을 넣는 걸 잊어버렸습니다.
"당신 외에 이 세계에 누가 있다는 건가요?"
"이, 이......"
"너무해요, 프레아 씨! 이안에게서 안경을 떼면 특징이 전부 사라지는 걸 알면서도, 어째서 그런 심한 말을 하는 건가요."
심하네요 아리스. 저도 프레아도, 거기까지 심한 말을 하지 못합니다
"아리스......넌 날 감싸려고....크흑."
"비켜."
어라? 세뇌되어 있나? 같은 대사를 내뱉으려던 이안을 앞차기로 턱을 적당히 차버린 프레아는, 고통스러워하는 이안의 간장을 핀힐로 몇 번이나 짓밟으면서, 섬뜩할 만한 요절한 미소를 아리스에게 향했습니다.
"어머, 당신 아직 살아있었네요. 죽으라고 명령했던 걸 잊었나요? 이러니까 척수반사만으로 살고 있는 벌레들은 곤란해요."
"벌레를 나쁘게 말하지 말아주세요! 붙잡아서 먹으면 공짜라서 매미를 몇 마리 잡아서 기름에 볶았더니, 모험가 씨가 울며 기뻐하며 돈을 지불해 줬단 말예요!"
뜨악.
"돼지의 식생활에는 흥미가 없지만, 쥬리오에게 검은 벌레라도 먹여볼까나? 후훗, 그 녀석, 벌레를 싫어하니 재미있겠네요."
"그 무슨 심한 말인가요! 쥬리오라면 저의 벌레 요리 쪽을 기뻐해줄 게 분명해요!"
태자......딱하기도 해라.
"호호홋, 그거 기대되네요. 그리고 캐롤, 당신이 왜 여기에 있는지 대답하지 않았는데요?"
"응."
역시 도망치게 놔두지 않나요. 이 주변의 곤충을 채집하기 시작한 아리스를 곁눈질하며, 전 어쩔 수 없이 하수도 뚜껑의 옆에 돋아난 냉이를 뽑았습니다.
"그럼 저는, 잡초 요리로 승부합니다."
"호호홋, 그거 멋지네요!"
"캐롤 씨, 지지 않겠어요!"
사실 태자에게 잘 모르는 이유로 불렸기 때문에 설명하기 귀찮아져서 적당한 이유를 댔더니, 어째선가 요리승부가 되어버렸습니다.
세상은 이상한 일 투성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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