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2 태자가 원하는 것2021년 02월 04일 00시 07분 4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ncode.syosetu.com/n2651eh/52/
저, 프레아, 아리스라는 이 학교의 고통의 씨앗 세 명과, 덤으로 재상의 아들 이안이 떼지어 태자전하의 방으로 향합니다.
프레아는 귀찮으니 태자를 불러오라고 말했지만 아리스는 그걸 비난했고, 저 자신은 이 이상 시간을 들이는 것이 귀찮아져서 빨리 (하수구 옆에 난) 잡초를 먹이고 싶다고 희망했더니, 프레아도 방문하는 걸 흔쾌히 납득해 주었습니다.
태자, 불쌍해.
이안과 프레아, 그리고 태자 쥬리오는 소꿉친구였던 모양이었는데, 어린 시절의 이안은 자신만만한 성격이였다고 하지만, 그걸 프레아에게 철저하게 꺾어버린 듯 하여 꽤 음험한 성격으로 자라난 모양입니다.
"그 뭐야, 귀여운 아이에겐 장난을 치고 싶어지잖아요? 지금은 어찌할 수 없이 열화되었고 짜증나니까 괴롭히고 있지만요."
"응."
뭐, 그런 이유라면 어쩔 수 없네요.
참고로 그 무렵에 저도 만난 것 같지만 인과관계는 아마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째서 제가 프레아와 나란히 걷고 있냐고 하신다면, 이안이 아리스의 옆에서 걷고 싶은 것과, 저와 프레아를 시야에 넣고 싶지 않은 느낌이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저와 프레아가 함께 있게 되었습니다.
.....아니, 필연성은 없지 않아요? 일이 있을 때마다 시험하는 기분으로 죽이려 드니 정신을 놓을 수 없습니다. 참고로 플레이어와 융합하기 시작하여 독내성이 없었다면, 두세 번은 죽었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죽지 않을 때마다 기쁜 듯이 웃네요, 프레아는.
아마도, 전생의 여학교에서 친구끼리 갑자기 만지거나 하는 여자들의 스킨십과 비슷한 감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장난 삼아 죽이려 하지 말아주겠어요?
"여기다. 나는 아리스와 같이 전하께 도착을 보고할 테니, 너희들은 여기서......"
"들어가겠사와요, 캐롤."
"응."
"아 저도!"
왕족이 쓰는 특별동에 도착하자마자 그리 말한 이안을 무시하고서, 프레아를 선두에 세우고 저와 아리스가 뒤를 쫓습니다.
"앗, 이봐!"
뒤에서 이안의 목소리가 들여왔지만, 프레아야 어쨌든 아리스까지 무시하는 것은 솔직히 좀 어떤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팅.
"앗, 동전이 떨어진 소리네요."
동전을 바닥에 떨어트리자 바닥에서 튕겨나서 다시 떨어지기 전에 아리스가 뛰어들더니 주머니에 집어넣었습니다. 잘 됐습니다. 귀가 먼 것은 아니었네요. 그리고, 동전은 돌려주지 않겠어요?
쾅!
그런 대화도 신경쓰지 않고 프레아가 노크도 없이 문을 엽니다.
"쥬리오, 들어가겠사와요."
"프레아 씨, 멋대로 들어가면 실례잖아요."
두 사람, 이미 들어갔는데요.
"프레아? 아리스도 갑자기 무슨 일이야?"
집무실 같은 방 안에서 책상에 있던 남자가 일어서니다.
아마도 그가 태자 쥬리오겠네요. 이안은 인상이 나빠서 바로 알아채지 못했지만, 그는 여성향 게임의 그림과 똑같은 금발벽안의 그야말로 왕자님같은 외모여서 알 수 있었습니다.
"쥬리오, 벌레를 먹으세요."
"쥬리오, 저의 매미를 먹을 거지요?"
"의미를 모르겠는데!?"
뭐, 역시 그렇겠네요. 혼란스러운 듯 외치는 쥬리오가 도움을 원하는 듯 주위를 둘러보다가, 저를 발견하고는 약간 눈을 부릅떴습니다.
"흑발의 하프엘프......네가 백부님의 약혼자인 캐롤 양이구나. 제가 왕의 아들인 쥬리오입니다. 그다지 사람을 못 사귀는 백부님이 반한 영애가 하프엘프라고 듣고 한번 만나보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어마마마께서 허가를 내리시지 않아서 말이죠."
쥬리오는 진정된 기색으로 부드럽게 미소짓고, 저의 앞에서 무릎을 꿇은 후, 저의 손을 쥐고 가볍게 입술을 대었습니다.
"미안. 백부님의 가련한 약혼녀에게 너무 거리낌 없었나?"
"............"
여성향 게임의 인상 그대로여서 당황스럽네요.
어라? 꽤 제대로 된 사람? 이 나라 귀족의 총괄인, 그 왕의 아들이니 분명 이상한 취미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같은 왕족이라 해도 카뮤같이 외국에 유학가서 평범해진 사람도 있는 걸 버먄, 제가 편견의 시선으로 보고 있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아, 엘프의 머리카락은 정말 좋네. 만져도 될까?"
"........"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무심코 한 걸음 뒷걸음질 칩니다.
아니요, 평범한 귀족영애였다면 멍해질 만한 장면이었고, 성희롱 비슷하게 만지려 하는 딜크에 비한다면 꽤 나은 편이지만, 그의 눈빛이 조금 기묘한 느낌이었습니다.
"어라, 약혼녀의 앞에서, 약혼자가 있는 여성을 만지려 하다니, 쥬리오는 꽤나 잘나셨네요."
"프레아......."
그러고 보니 프레아와 쥬리오는 약혼한 사이였나요!? 프레아가 대화에 끼여들자 쥬리오는 노골적으로 얼굴을 찌푸렸습니다.
"이런 때는 저의 벌레요리를 먹도록 해요! 지금이라면 포인트 세 배라구요."
무슨 때냐고요. 그리고 포인트라니 뭔가요?
공기를 읽었는지 읽지 않았는지, 험악해진 공기 속에서 아리스가 품 속에서 정말로 매미가 들어있는 주머니를 꺼내들었습니다.
"웃."
생각보다도 우글우글한 대량의 매미를 보게 된 쥬리오는 신음소리를 냈는데, .......어째선지, 점점 눈을 빛내면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먹어볼까......."
어? 진짜로 먹나요? 이미 준비를 시작하는 아리스와 프레아 진영은 어쩔 수 없어보여서, 어느 사이 잊혀진 이안에게 시선을 향하자,
"흥. 너희들 더러운 아인과 비열한 프레아와 다르게, 쥬리오님은 고고하고 순결한 분이니 말이다. 모든 의견을 듣고 공평하게 판단하려는 것이다."
"후~음."
그런 일이라면 끼여드는 것도 볼품없는 일입니다. 저는 돌아갈 테니 알아서 하세요, 라며 발을 돌리고 돌아가려 했더니 프레아와 아리스에게 붙잡혀 버려서, 잡초 요리를 만드는 신세가 되어버렸습니다.
아리스는 매미의 밑준비를 시작했고, 프레아는 측근들에게 벌레의 채집을 시키길래, 저도 어쩔 수 없이 이 부근에서 적당한 잡초를 뜯었습니다.
하지만 잡초요리? 풀이란 어떻게 조리하는 걸까요? 전생에서는 전자렌지 파였고, 현생해서도 마이아들이 해주었기 때문에 잘 모릅니다.
일단, 조리스킬이란 것이 VRMMO에는 있었는데, 제가 들고 온 풀은 식재료로 인식되지 않습니다.
어찌저찌 해서 1시간 후, 요리가 나오자 그걸 본 쥬리오와 이안의 얼굴이 성대하게 찌푸려집니다.
자, 어떤 요리가 나왔냐고 한다면.
(※열람주의)
아리스 작, 매미가 듬뿍 들어간 색의 스튜.
수많은 매미를 통채로 물로 끊여자 원형이 뭉개지며 융합되었고, 이상한 색으로 변색된 시점에서 살아있는 녹색 벌레를 듬뿍 뿌리고 소량의 소금으로 간을 한, 거의 재료비 제로의 경제적인 일품입니다. 지옥도.
프레아 작, 검은 보석들의 꼬치구이.
어디에서 붙잡았는지 장수풍뎅이나 사슴벌레같이 커다란 곤충을 그대로 꼬챙이에 끼워서, 재료의 풍미를 살리기 위해 가볍게 불로 구웠을 뿐인, 아직 미세하게 움직이고 있는 꼬치요리의 일품입니다. 엽기적.
캐롤 작, 잡초의 엘프 풍 샐러드.
뿌리 채로 뽑아낸, 이름도 모를 잡초를 손으로 잘게 썰어서, 씻지도 않아 흙이 묻은 채로 접시에 담아, 두 사람을 따라서 진딧물로 토핑한, 매우 자연스러운 정취의 일품입니다. 식이섬유 듬뿍.
"........우윽, 우에.......엑."
어떻게 생각해도 위험한 그 3종요리를 본 쥬리오가, 눈물 지으며 입에서 성대히 구토를 합니다. 누가 좀 말려봐요
말릴 수 있을 것 같은 이안도 아리스에게 권해져서 스튜에 손을 대었는데, 그 식감과 맛에 눈을 까뒤집으며 쓰러졌습니다.
쥬리오는 프레아의 벌레꼬치에 입을 댔지만, 역시나 영혼이 거부반응을 일으켜서 구르는 듯이 쓰러졌습니다.
".......괜찮아?"
저의 발치에 굴러온 쥬리오에게 의리로 말을 걸자, 눈물이 그렁그렁한 쥬리오가 어째선지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다른 사람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성량으로 작게 중얼거립니다.
"좀 더....좀 더 더러운 걸로 날 더럽혀줘.....후후훗. 더러운 서민과 아인에게 만져지다니, 이 얼마나 기분 나쁜지."
"........."
아아.......그렇군요. 그는 '더럽혀지고 싶은 욕망' 이 있는 사람인가요.
결벽증이라 들었는데 그 쪽이었나요.
쥬리오는 아무래도 '완벽한 왕자님' 인 화려한 자신이, 아리스같은 서민과 저같은 아인에게 만져지는 걸로, 더럽혀지는 걸로 황홀해하는 모양이네요.
어떤 의미로 마조히스트의 일종이라고 생각하지만, 이해하고 싶은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네요.
여성향 게임이라는 이유로 생각하기를 포기하고 있었는데, 잘 생각해보면, 왕족이 일반 서민과 제대로 된 연애를 하진 않겠네요.
"자, 너도 날 만지도록......"
".........."
어쩔 수 없네요.
소원대로, 흙투성이의 잡초와, 아직도 움직이는 곤충을 그의 입안에 쑤셔넣어 주었습니다.
변태란......심오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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