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피소드2 괴물 공작의 소문2023년 12월 24일 21시 34분 0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그렇게 안네로제는 괴물 공작의 저택을 방문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클립스 공작가를 방문한 안네로제를 맞이한 집사로부터, 공작이 부재중이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 방문 날짜를 미리 알려드리지 않았나요?"
상대는 공작이고, 이쪽은 자작가의 영애에 불과하다. 그래도 지켜야 할 예의가 있지 않냐며 비난의 눈빛을 보냈다. 이에 집사는 미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기 때문에."
"...... 그렇군요. 그럼 언제쯤 돌아오실 수 있을 것 같나요?"
"그 ...... 내일이나 모레쯤에는."
몇 시간도 아니고 며칠이나 되는 대 지각.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샤로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선다.
"ㅡㅡ그쪽에서 혼담을 제의해 놓고 결석이라니, 무례하기 짝이 없어요!"
"샤로, 그만해."
"하지만 안네로제 님!"
"샤로?"
"...... 실례했습니다."
샬로가 마지못한 모습으로 물러섰다.
그 옆에서 안네로제가 입을 연다.
"시녀가 실례했습니다. 하지만 약속했던 것도 사실. 어째서 이클립스 공작님이 부재중이신지, 그 이유를 말씀해 주시겠나요?"
"죄송합니다. 예의에 어긋나는 행위라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예기치 못한 상황이라서."
"그 이유를 여쭙고 있는 건데요?"
"실은, 그 ...... 영지에서 마물이 발생하여, 나으리께서 퇴치하러 가신 겁니다."
"그런가요. 그렇다면 어쩔 수 없네요. 나중에 다시 오도록 할게요."
"기다려 주십시오. 부디, 나으리께서 돌아오실 때까지 저택에 머물러 주십시오."
"그래도 괜찮겠어요?"
여기서 이스타리카 자작령까지는 편도 며칠이 걸린다. 로베르토가 내일 혹은 모레 귀가한다면 이대로 머무는 것이 더 편한 것은 사실이다.
"물론입니다. 나으리께서도 최대한의 예의를 갖추라고 말씀하셨으니까요."
"...... 그런가요. 그럼 말씀에 따르도록 할게요."
이렇게 해서 안네로제는 이클립스 공작가에 머무르게 되었는데ㅡㅡ
"안네로제 님, 그냥 돌아가요. 구혼을 해놓고 맞선 당일에 불참하는 것은 안네로제 님을 무시한다는 증거예요. 만날 가치가 없다고요."
빌려준 객실은 최고급이며, 그것만으로도 상대가 성의를 보이고 있는 것이 분명한데도 샤로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는 모양이다.
안네로제는 그런 시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달랬다.
"나를 위해 화를 내줘서 고마워. 하지만 마물을 토벌하는 것은 영주의 중요한 일이야."
"그건 그렇긴 하지만 ...... 그래도 직접 기사단을 이끌 필요는 없잖아요?"
"그래, 맞아. 하지만 그는 이클립스 공작가의 당주니까."
이클립스 공작가는 기사단이 강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역대 당주들도 직접 기사단을 이끌었다고 한다. 현 당주가 똑같이 기사단을 이끌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게다가 맞선을 위해 백성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건 싫은걸?"
"......뭐, 안네로제 님이라면 그렇게 생각하시겠네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샤로는 매우 불만족스러워 보였다.
"어쩐지 요즘 계속 불만이 많은 것 같네?"
"불만까지는 아니지만 ...... 안네로제 님, 첫사랑의 그는 포기해도 괜찮으세요?"
샤로의 말에, 안네로제는 잠시 몸을 움츠렸다. 하지만 곧 미소를 지으며 "벌써 십 년 전 이야기인걸?"이라며 웃었다.
"십 년 전이라고 바로 대답할 수 있을 정도로 기억하고 계시잖아요?"
"그만해. 어디의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대이기도 하고."
"하지만 다시 만나면 알 수 있을지도 몰라요."
"ㅡㅡ그만하라고 했지."
조금 목소리를 높였다.
"...... 죄송합니다. 주제넘은 말을 했습니다."
"아니, 당신이 나를 생각해서 그런 말을 하는 건 알아. 하지만 그 얘기는 이제 그만하자. 현실은 그렇게 드라마틱하지 않으니까."
샤로는 그 말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말은 마치 드라마틱한 재회를 바라는 것처럼 보여서, 그것을 스스로 깨달은 안네로제는 살짝 눈을 깔았다.
그렇게 방에 침묵이 흘렀다.
"......맞다. 안네로제 님, 마을에 가보실래요? 로베르토 공작님을 만나지 않더라도 마을의 평판 같은 걸 들으면 뭔가 알 수 있을지도 몰라요."
"...... 그래, 기분 전환을 위해 가볼까?"
안네로제와 샤로는 평민 아가씨로 보이는 정도의 옷차림으로 갈아입고서 방을 나갔다. 하인에게 외출을 알리고 정문으로 향하던 안네로제는, 문득 발걸음을 멈췄다.
"...... 안네로제 님?"
"방금, 고양이가 있지 않았어?"
"고양이요?"
샤로가 안네로제의 시선을 따라갔다.
"그래, 윤기가 반지르르한 검은색 고양이."
"못 봤는데요 ...... 여기서 키우고 있는 걸까요?"
"음, 그런 얘기는 잘 듣지 못했는데 ...... 잘못 본 것일지도 몰라."
안네로제 일행은 기우로 치부하고 다시 마을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클립스 공작령의 영도(領都)는 매우 큰 마을이지만, 사실은 변경 지역이다.
이는 원래 이클립스가 공국이었는데, 왕족의 공주를 맞아들일 때 랭글리로 소속되기를 선택하여 이클립스 공작가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 이클립스 공작령의 영도를 걷는다.
왕도에서 떨어져 있어 항상 마물에 의한 위험과 맞닿아 있는 변경의 땅.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네로제가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활기가 넘친다는 것이었다.
"샤로, 저 아줌마에게서 이야기를 들어보자."
노점상 거리의 한 구석, 과일을 파는 아주머니에게 다가갔다.
"실례합니다, 이 시기에 추천하는 과일은 어떤 것이 있나요?"
"응? ㅡㅡ워매, 정말 예쁜 아가씨네. ...... 맞다, 제철 과일이었제? 글쎄 ...... 이 리시아 열매 같은 거 어때."
"그럼 그걸 다섯 개 정도 주세요."
아줌마가 샤로가 준비한 바구니에 리시아 열매를 채워준다. 그것을 바라보며, 안네로제는 은근슬쩍 이클립스 공작가의 평판에 대해 물었다.
"이클립스 공작 가문? 정말 훌륭한 집안이여. 이곳은 영지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마족이 득실거지 뭐니. 그런 위험한 땅에서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것은 틀림없이 영주님 덕분이여."
"최근 당주님이 바뀌었다고 들었는데, 지금의 당주님도 훌륭한 분이신가요?"
"응? 그야 물론이고말고. 지금의 당주님도 훌륭한 분이야.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토벌에 나갔고, 마을에 재난이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달려와 주셨어."
"오......."
아무래도 상당히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분인 것 같다. 그렇게 몇 사람에게 물어보니, 모두 입을 모아 훌륭한 영주님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안네로제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왕도에서는 괴물 공작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마을 사람들은 그 소문을 모르는 것 같아. 함구령이 내려진 것은 아닌 것 같지만 ......)
"...... 저기, 지금의 영주님의 얼굴을 본 적 있나요?"
어떤 상대에게 물었다.
"응? 글쎄 ...... 어렸을 때는 봤었지만, 요즘은 갑옷을 입고 있는 모습만 봤어. 오늘 아침에 전투에서 승리하고 돌아왔을 때에도 갑옷을 입으셨던 것 같은데?"
"...... 어, 오늘 아침에 돌아오셨어요?"
"응? 그래, 맞아. 승리 퍼레이드가 있었거든."728x90'연애(판타지) > 전이경의 안네로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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