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 한담) 비올레타, 개 훈련사가 되다2023년 12월 17일 20시 54분 3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손."
대저택의 정원에서, 비올레타는 금빛 털을 가진 개 라일리 앞에 쪼그려 앉아 왼손을 내밀며 말을 건넸다.
라일리의 눈빛이 반짝이더니, 충실하게 비올레타의 손에 오른쪽 앞발을 올린다.
"반대쪽."
손을 떼고 이번에는 오른손을 내밀자, 라일리는 반짝이는 눈으로 왼쪽 앞발을 비올레타의 손에 올려놓는다.
"잘했어! 착하지!"
마음껏 칭찬하며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앉아"
쪼그리고 앉는다.
"엎드려!"
배를 땅에 대고 엎드린다.
"정말 똑똑해! 천재구나!"
비올레타는 훈련용 간식을 들고서, 라일리의 머리를 껴안고는 많이 쓰다듬어 주었다.
따스한 털이 정말 기분 좋다.
"...... 뭐 하는 거지?"
어느새 마당에 나와 있던 에르네스트가, 비올레타의 뒤에서 말을 건넨다.
"아, 에르네스트 님. 라일리를 훈련시키고 있어요. 이렇게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껏 칭찬해 주는 거예요."
그의 모습을 본 라일리의 눈빛이 더욱 반짝 빛난다. 꼬리를 힘차게 좌우로 흔들고 있다. 무척 기뻐하는 것 같다.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광경이었다.
"저는 에르네스트님의 아내, 즉 이 볼프스 가문의 이인자. 그런 의식을 가지고 개들을 대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우선 라일리와 친해지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비올레타는 바구니에 넣어 두었던 빨간 공을 하나 꺼냈다.
라일리가 자주 가지고 노는,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이다.
빨간 공을 손에 들고 라일리의 앞에서 흔들거린다.
"간다, 라일리. 자, 가져와!"
던진 공이 힘차게 날아간다.
하지만 라일리는 놀라서 쳐다보기만 할 뿐, 잡으러 가려고 하지 않는다.
"가져와, 라일리."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여전히 멍하니 있다.
"아직 이른가 봐. 좀 더 단계적으로..."
라일리가 꼬리를 흔들며 비올레타 옆에 놓여 있던 바구니에 머리를 들이민다. 안에는 같은 공이 두 개 들어 있다.
"아앗! 이건 안 돼! 이쪽이 아니라 저쪽!"
바구니에서 꺼낸 공을 물고 있는 라일리에게 내가 던진 공을 가리키자, 놀란 표정을 짓는다.
왜 가져왔는데 칭찬을 해주지 않느냐는 표정이다.
"그, 그런 표정을 지으면 안 돼."
공을 가져온 것은 틀림없다. 칭찬해야 할 부분일까. 하지만 여기서 인정해 버리면 잘못된 것을 가르치는 것이 된다.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할까, 칭찬해야 할까.
갈등하는 비올레타에게로ㅡㅡ
"비올레타."
에르네스트가 빨간 공을 들고 다가온다.
"어머, 감사해요......아니, 에르네스트 님이 가져오시면 안 돼요!"
비올레타는 받으려다가 깜짝 놀라 목소리를 크게 냈다.
"서열이 명확하지 않으면 라일리가 혼란스러워할 거예요. 에르네스트 님은 일인자이며, 리더니까요........"
설명하면서 비올레타는, 에르네스트가 왠지 슬픈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양심이 아프다.
"미안해요 ...... 가져와주셔서, 감사해요."
빨간 공을 받은 비올레타는 순간 깜짝 놀랐다.
(이러면 내가 에르네스트 님보다 더 위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 아냐?)
에르네스트ㅡㅡ리더에게 공을 가져오게 하는 것은 라일리의 교육에 좋지 않다.
비올레타는 공을 받은 자세 그대로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에르네스트 님, 쓰다듬어 주세요"
"내, 내가?"
"네, 부탁드릴게요."
잠시 후 에르네스트의 손이 비올레타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다소 어색하지만, 부드러운 손길이 기쁘고 기분 좋았다. 마음이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 라일리도, 비올레타보다 에르네스트가 더 위라는 것을 알 것이다.
(역시 나만 조급했었어 ...... 우선은 좀 더 친해지는 것부터 시작해야 ......)
잠시 후 손이 멈춘다. 고개를 든 비올레타는, 에르네스트의 눈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감사해요, 에르네스트 님."
그리고는 몸을 일으켜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나중에 칭찬 많이 해드릴게요."
몰래 속삭인다.
"...... 후훗, 농담이에요."
"ㅡㅡ비올레타. 기대하게 한 다음 배신하는 것은 교육적으로 좋지 않아."
귓가에 대고 속삭이는 말에, 비올레타는 귀까지 빨갛게 달아올랐다.
"아, 알았어요 ...... 나중에 칭찬 많이 해줄게요"
"그래."
설마 그렇게 되돌릴 줄이야.
(내가 과연 에르네스트 님을 만족시킬 수 있으려나 ......?)
조금은 걱정이 된다.
그리고 비올레타는, 라일리가 앉은 채로 꼬리를 흔들며 이쪽을 올려다보고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라일리의 훈련이 아직 진행 중이었어. 자, 라일리, 이 공을 잘 보렴."
눈앞에 빨간 공을 흔들거리다가.
"에잇."
방금 전보다 약한 힘으로 던진다. 라일리의 바로 뒤쪽으로.
라일리는 곧바로 그것을 쫓아가서 잡아내었다.
"대단해! 좋아, 라일리. 자, 이제 나에게 줘!"
양손을 뻗으며 기다리자, 비올레타가 쏜살같이 달려와서 공을 건네준다.
"고마워, 착한 아이구나!"
간식을 건네고, 안아주고, 마음껏 칭찬한다. 많이 많이 쓰다듬어 준다.
에르네스트가 지켜보는 가운데, 비올레타는 라일리와 함께 마음껏 뛰놀았다.
◆◆◆
날씨가 조금 쌀쌀해져 저택으로 돌아온 비올레타는, 거실로 향하면서 에르네스트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건넨다.
"에르네스트 님, 쓰다듬어 주는 것과 무릎을 베개 중 어느 쪽이 좋으세요?"
깜짝 놀랄까 봐 미리 물었더니, 에르네스트는 잠시 놀란 후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음........그건, 고르기가 어렵군......."
"그런가요. 그럼 둘 다 해요."
비올레타는 거실에 들어가 긴 소파에 앉아서는 우아하게 치마를 펴고, 에르네스트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그는 조금 당황한 표정으로 옆에 앉았다.
천천히 눕는 에르네스트의 머리를 비올레타의 무릎에 올려놓는다. 은빛 머리카락이 흘러내려 스커트 위로 떨어졌다.
"어때요?"
"...... 문제없어."
눈을 감은 에르네스트의 머리를 비올레타는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은발의 질감은 여전히 매끄럽고, 만질 때마다 그 감촉이 손바닥과 손끝으로 전해진다.
"저는 에르네스트 님의 머리를 정말 좋아해요."
쓰다듬어 주자, 에르네스트의 긴장이 서서히 풀리는지 몸의 힘이 빠져나간다.
편안하게 눈을 감고 있는 에르네스트를 보고 있자니, 이전보다 더 가까워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에르네스트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거기에는 분명한 안도감이 담겨 있었다.
비올레타도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항상 고마워요, 에르네스트 님. 사랑해요."
작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에르네스트는 잠시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
(많이 피곤했었구나)
ㅡㅡ만족스러웠을까. 만족스러웠다면 다행이다.
비올레타도 소파 등받이에 몸을 맡기고 그대로 눈을 감았다.
ㅡㅡ부부의 시간은 천천히, 그리고 고요하게 흘러간다.728x90'연애(판타지) > 전생영애 비올레타의 농업혁명' 카테고리의 다른 글
26 한담) 나이트크로우의 비행 훈련 (0) 2023.12.17 24 행복한 시간 (0) 2023.12.17 23 두 번째 겨울(2) (0) 2023.12.17 23 두 번째 겨울(1) (0) 2023.12.17 22 본래의 부부 (0) 2023.12.17 다음글이 없습니다.이전글이 없습니다.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