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2부 390화 전격 하이재커(1)
    2023년 12월 14일 19시 32분 3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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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의 여신강림절은 바스코다가마 왕국에서 따뜻하게 보내자는 이야기가 나와서, 어머니와 수행원인 로리에 일행은 한발 앞서 골드 상회 소유의 비행선을 타고 그곳으로 날아갔다. 그 후 연말연시 장기 휴가를 대비해 일찍 퇴근을 마친 아버지와 그의 호위 당번인 올리브, 그리고 나와 내 호위인 버질, 이렇게 4명은 12월의 눈 내리는 공항에서 민간 비행선을 타고 브랜스턴 왕국을 떠났다. 폭설로 인한 결항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올해도 이제 열흘도 채 남지 않았다니. 정말 빠르구나."



    "그래, 정말 순식간이었어."



    "호크도 벌써 18살. 원래대로라면 내년 3월에 왕립학교를 졸업하고 골드 상회에 입사할 예정이었다고 생각하면, 다시 한번 호크의 천재로움에 이 아빠 눈물이 날 것 같아."



    "기쁨의 눈물이라면 얼마든지 흘려도 돼."



     8석밖에 없는 퍼스트 클래스를 4석이나 차지. 세련된 식사는 상급. 긴 비행을 즐기기에 충분한 푹신한 시트를 눕히고 뒹굴거린다. 전이 마법을 쓰면 돈도 시간도 들이지 않고 순식간에 순간이동할 수 있지만, 긴 여행에는 긴 여행만의 매력이 있다. 비행선 창밖으로 보이는 눈구름을 바라보며 뜨끈한 콩소메 수프를 마신다. 비행선에서 마시는 수프는 묘하게 맛있게 느껴진다.



    "모두 움직이지 마! 움직이면 이 여자를 죽여버린다!"



    "도와주세요! 제발 도와줘요!"



    "이년이, 소리 지르지 마! 조용히 해!"



    "죽고 싶지 않아! 제발 죽이지 마세요!"



     그런 편안한 하늘 여행을 망치는 납치범이 등장했다. 복면을 쓴 두 남자가 승무원 여성의 머리에 총을 들이대며 그녀를 방패로 삼고는 문을 부수며 들어온다. 즉각적으로 반응한 것은 올리브였다.



    "꾸에!?"



    "앗!? 네놈! 크악!"



     승무원 여성을 인질로 잡고 있는 납치범의 이마에 총알 1발을 발사. 그리고 당황해서 반격하려는 상대 납치범의 이마에도 1발. 멋지게 한가운데에 맞았다.



    "꺄아아아!"



    "조용히. 죽이지 않았다. 마취총이다."



     겉모습은 평범한 권총이지만, 사실은 오크우드 박사의 특제 마취총이다. 살짝 스치는 것만으로도 즉시 마취가 된다. 너무 많이 투여하면 죽지만 일주일에 한 번 쏘는 정도라면 인체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내가 보는 앞에서 뇌수를 쏟아 부을 수는 없다는 친절한 배려의 결과다.



    "괜찮은가? 레이디."



    "네!"



     일어선 올리브가, 갑작스러운 사건에 굳은 채로 멍하니 서 있는 승무원 여성의 손을 잡는다. 영화라면 사랑이 싹트는 장면이겠지만, 내 충견은 안 줄거야.



    "도대체 무슨 일이야!?"



    "뭐야!? 무슨 일이야!?"



    "이 비행선은 대체 어떻게 된 거냐!"



    "아직 모릅니다. 그러니 조용히 부탁드립니다."



     우리를 제외한 일등석 승객 4명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외친다. 올리브는 총을 들고서 경계심을 늦추지 않은 채, 열려버린 문 너머를 살피고 있다. 그 사이 버질은 일어서서 과장된 제스처로 일등석 승객 4명을 둘러본다.



    "안녕 여러분. 이쪽은 그 유명한 골드 상회 회장님, 이글 골드 씨와 그의 아들 호크 골드 씨. 나와 그는 그 호위병. 여러분의 안전은 우리가 지킬 테니 조용히 해주십쇼잉. 얌전히 앉아서 술이라도 마시며 기다려 준다면 우리가 수고를 덜 수 있습죠."



    "크흠! 제군들, 안심하도록. 우리 경호원들은 매우 우수하니까. 하이재커 따위한테 지지 않을 것이오."



     버질이 눈짓을 보내자, 이글 아빠는 차분한 태도로 시가에 불을 붙이며 의젓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이럴 때는 품격이 있는 쪽이 설득력이 있어서 좋네. 다행히 네 사람은 골드 상회 이름을 알고 있던 것 같은지 흥분했던 마음을 가라앉힌 것 같아서 다행이다. 당황했다면 정말 큰일날 뻔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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