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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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12월 11일 00시 32분 1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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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로 흐지부지되면 좋겠는데......)"



     인생은 그렇게 잘 풀리지 않는 법이다.

     세 사람이 걷기 시작하면서 시시한 잡담으로 흥을 돋우고 있을 때, 문득 생각난 듯 샤를로트가 실비아에게 얼굴을 돌렸다.



    "그러고 보니 아까 얘기인데, 레오루드에게 뭘 시킬 거야~?"

    "아......"



     그 얘기는 가능하면 평생 잊어버렸으면 좋았겠지만, 그렇게 달콤하지 않은 모양이다.

     다시 악몽이 되살아난 느낌으로 레오루드는 호흡이 멈춰버렸다.



    "그럼 아까 말했던 것처럼 이 셋으로 쇼핑을 하러 갈래요? 물론 레오루드 님은 짐꾼이니 거부권은 없답니다."

    "아 예......"

    "실비아~. 좀 더 고집부려도 되는걸~? 여기엔 우리밖에 없으니까, 조금은 빗장을 풀어도 괜찮아!"

    "어, 그렇게 말씀하셔도......"

    "혹시 뭔가 야한 생각이라도 하고 있었나요~?"

    "그, 그런 건 아니에요!"

    "정말로~? 의심스럽네~......"



      샤를로트의 물음에, 실비아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렸다.

     그 반응에 샤를로트는 의아한 표정으로 눈살을 찌푸리며 실비아를 쳐다보았다.

     지긋이 쳐다보는 샤를로트. 실비아는 얼굴을 돌린 채로 시선을 피하지만, 그 시선을 견디지 못했는지 힐끗 쳐다본다.



    "어머~ 역시, 야한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아, 아뇨! 그런 생각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요!

    "그렇게 강하게 부정하면 점점 더 의심스러워지는데~"

    "실비아. 나는 야한 거라면 언제든지 환영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레오루드는 만면에 미소를 짓고 있다.

     반면 실비아는 레오루드의 노골적인 놀림 섞인 웃음에 화가 났다.



    "레오루드 님! 그렇게 말은 노, 농담이라도 하지 마세요!"

    "그래!  레오루드 , 그건 성희롱이야!"

    "갑자기 적으로 돌변하지 마......"



     맨 처음 장난을 쳤던 샤를로트가 적으로 돌변하자, 레오루드도 허를 찔려버렸다.

     한숨을 내쉬는 레오루드는 샤를로트와 실비아를 번갈아 바라보며 고개를 숙인다.



    "실비아. 미안. 방금 전의 발언은 확실히 부적절했다."

    "아, 아니요, 이해해 주신다면 ......"

    "실비아, 조금 동요한 걸 보면, 역시 야한 것을........"

    "샤를로트!"

    "샤를 언니!"



      레오루드 와 실비아 두 사람에게 꾸지람을 들은 샤를로트는, 더 이상 장난을 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솔직하게 사과했다.



    "미안해~"

    "솔직하게 사과하는 건 좋은 일이에요. 샤를 언니."



     실비아는 어린아이를 칭찬하듯 고개를 숙이고 있는 샤를로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오우, ....... 역시 실비아다."



     세계 최강의 마법사의 머리를 쓰다듬어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세계에서 실비아와 샤를로트의 어머니 정도일 것이다.

     레오루드는 헤드락을 먹인 적은 있어도 머리를 쓰다듬어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오히려 헤드락을 하는 것이 더 큰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보통은 샤를로트의 역린을 건드려서 지워지는 게 보통이다.

     그렇지 않은 것을 보면, 역시 레오루드와 샤를로트는 특별한 관계라고 볼 수 있다.



    "...... 그래도 사실은 생각했었겠지?"

    "............ 비밀이에요."

    "괜찮아! 방음 결계를 설치했어! 이제 레오루드는  들리지 않을 테니 나한테만 진실을 말해줘."

    "............ 조금만 생각해 봤어요."

    "꺄아! 실비아는 저질!"

    "샤를 언니!"

    "우후후, 농담이야. 실비아도 이제 그런 것에 관심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걸. 엄한 방해꾼이 있어서 힘들겠지만."



     엄한 방해꾼이라 함은 이사벨일 것이다.

     확실히 이사벨이 있으면 실비아는 레오루드와 쉽게 접촉할 수 없다.

     실비아 입장에서는 억울한 일이지만, 약혼을 했어도 미혼 여성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사벨은 너무 엄격하다고 생각해요."

    "뭐, 괜찮잖아. 그만큼 당신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증거야. 아마 레오루드가 당신을 울리면 죽을 각오로 보복하지 않을까."

    "그렇게 되지 않도록 행복해질게요."

    "안심해. 반드시 당신은 행복해질 거야.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때는 내가 레오루드의 엉덩이를 걷어차 버릴 테니까!"

    "그때는 꼭 함께 해 주세요."

    "그거 좋네! 행복하게 해주지 않으면 엉덩이를 함께 걷어차자!"



      레오루드는 방음 결계 덕분에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을 수 없었지만, 듣지 않는 것이 좋았다. 모르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말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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