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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뤼겔 공작에게 편지를 보낸 다음 날, 레오루드는 아침 회의를 마치고 실비아와 샤를로트 두 사람을 데리고 자동차 공장에 왔다.
"어때? 순조로운가?"
"그렇소. 목표 수치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완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오."
"그런가. 그럼 완성되면 축배를 들자."
"기대하겠소이다!"
마르코를 필두로, 자동차 공장의 작업자들이 들뜬 표정을 짓는다.
아마도, 아니, 확실하게 레오루드의 베풂으로 공짜술을 마실 수 있으니 기쁘지 않을 리가 없다.
퇴근 후의 보상을 위해 작업자들은 마지막 힘을 다한다.
모든 것은 공짜 술을 위해서.
"노골적으로 눈빛이 변했네."
"후후, 괜찮잖아요. 열심히 일한 사람들에겐 보상이 있어도 벌 받지는 않아요."
"그래서 사람은 열심히 하는 거야~. 레오루드도 그렇지?"
"뭐, 그렇겠지."
레오루드 일행은 공장을 떠나, 발표회에 사용할 시연회장 건설지를 둘러보기로 했다.
산책을 겸해 제아트 교외로 나가는 것이지만 이동 거리가 꽤 멀다.
가장 가까운 곳이라도 말을 타고 이동하여 1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딱히 급한 용무가 있는 것도 아니니, 레오루드 일행은 천천히 걸었다.
"실비아. 정말 말을 쓰지 않아도 괜찮겠어?"
"네, 괜찮아요."
"하지만 거리도 꽤 멀고, 길도 포장되어 있지 않아서 꽤 피곤할 것 같은데?"
"레오루드 님. 확실히 저는 왕실에서 자라서 오냐오냐 자랐다는 자각은 있지만, 신체 강화의 마법은 사용할 수 있어요."
"예전에 제아트의 시설에 왔을 때는 그것을 할 수 없었을 텐데 ......?"
"내가 가르쳤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잖아? 그래서 실비아도 어느 정도 싸울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
"그렇구나. 샤를이 가르친다면 안심할 수 있겠지만 ...... 제발 자중해야 한다?"
유일한 두려움은, 샤를로트가 재미 삼아 실비아를 너무 많이 단련시켜 버리는 것이다.
게임에서의 그녀는 알지만 실제 실비아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레오루드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신성결계로 무적의 방어력을 자랑할 뿐이라는 것만 알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실비아가 샤를로트의 수련을 어디까지 견뎌낼 수 있을지, 어디까지 성장할지는 알 수 없다.
기대가 되면서도, 한편으론 불안한 마음도 든다.
"괜찮아~. 호신술 정도로만 가르쳐 줄 테니까~"
"걱정인데 ....... 실비아, 힘들면 언제든 말해줘. 내가 할 수 있는 건 뭐든지 할게."
너무 무모한 짓을 한다면 말리고 싶지만, 레오루드의 실력으로는 샤를로트를 막을 수 없다.
분하지만, 레오루드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래 봐야 실비아가 스트레스로 인해 병에 걸리지 않도록 돌봐주는 것뿐이라고 생각했다.
"후후, 그래요. 힘들고 괴로울 때는 레오루드 님을 의지할게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는 레오루드에게 실비아가 방긋 웃는다.
"걱정도 태산이셔~. 레오루드와 달리 실비아는 섬세해서 무모한 짓을 할 리가 없잖아~"
"그러니까, 나라면 어떤 무모한 짓을 해도 괜찮다는 거냐!"
"하지만 그렇잖아. 평소에 무모한 짓만 하니 실비아와 내가 얼마나 걱정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어?"
그렇게 말하자 레오루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죽고 싶지 않아서 노력한다고는 하지만, 하는 말과 하는 행동이 모순투성이이기 때문이다.
"으으.......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정말 미안하다고 생각한다면 가끔은 우리 부탁도 들어줘야지~"
그렇게 말하면서, 샤를로트는 장난스럽게 실비아에게 윙크를 한다.
샤를로트의 의도를 눈치챈 실비아는, 장난꾸러기처럼 웃으며 레오루드에게 애원한다.
"그래요~. 샤를 언니의 말이 맞아요. 레오루드 님은 걱정만 시키시니, 저희 부탁을 들어주는 것은 당연해요."
"그, 그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게."
미안한 듯 고개를 숙이는 레오루드를 보며 실비아와 샤를로트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