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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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12월 09일 00시 17분 3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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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다 처음 치른 3급 마술사 시험에서 1등을 했다.



    "실프 군! 자네는 누구에게 사사를 받고 겐가?"

    "독학인데요."

    "독학!?"



     3급 시험을 치르는 마술사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놀라워했다.



    "마침 궁금해서 여쭤보는데요, 제 실력으로 몇 급까지 시험에 합격할 수 있을까요?"

    "실기는 1급도 여유다! 필기의 채점은 제자에게 맡기고 있어서 모르겠어!"

    "모르다니 ......"



     일단 나중에 생각해 보자고 생각하며 돌아가려는데, 그 마술사에게 붙잡혔다.



    "잠깐만!"

    "사양하겠습니다."

    "아니, 잠깐만!"

    "그러니까 싫니까요."

    "이대로 가다가는 자네, 1급 시험도 못 치르고 사라질 것 같아서 그런다네!"



     음, 뭐 기분에 따라 그럴 것은 확실하까.



    "잘 듣게, 자네를 제자로 삼으마. 이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싫은데요."

    "사양하지 마!"

    "거절합니다."



     이런 대접을 받은 것이 처음인지 초로의 마술사(남자)는 눈물을 흘리며 부들부들 떨고 있다.

     조금 불쌍해서 친구가 되고 싶으면 연락용 마도구를 준다고 했더니, 왠지 이번엔 볼을 붉게 물들이며 기뻐했다. 조금 싫었다.



     결국 매일 밤마다 전화해 대는 친구가 너무 귀찮아서, 어쩔 수 없이 1급 마술사 시험을 치렀다. 역시 성적은 1등이었지만, 실력이 아닌 인맥으로 좋은 점수를 받은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들었던 것은 여기까지다.



     그렇게 1급 마술사가 된 나.

     사실 1급 마술사는 이 나라에서 1대 백작의 지위가 주어지는데, 매년 한 해에 한 명 정도만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게다가 갱신 절차에 떨어지면, 2급으로 떨어지고, 지위도 1대 남작으로 내려간다.



     그리고 설마 했는데, 이 타이밍에 그 이상한 여자가 나타났다.

     빨간 머리에 회색 눈동자, 얼굴만 좋은 건방진 여자다.

     이름도 알았다. 샬롯 섀넌. 후작영애이며, 둘째 왕자의 약혼녀라고 한다.



     그리고 둘째 왕자가 그녀를 싫어한다는 것도 알았다. 둘째 왕자가 샬롯을 기피하는 것은 국내 귀족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사실이라고 한다. 게다가 싫어하는 이유는 둘째 왕자보다 샬롯이 더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신보다 뛰어난 여자아이에게 차갑게 대하다니, 그야말로 쓰레기 같은 짓이다. 그렇게 해도 되는 거냐, 왕족들.



     17세 미성년자 후작영애인 그녀는, 본래 국가의 중요 지역인 후작령에 있어야 할 것 같지만, 이 나라의 소녀들이 15세부터 18세까지 다니게 되어 있는 학교에 다니기 위해 왕도에 머물고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1급 마술사로서 가끔 왕궁에 갈 때가 있어서 왕도에 머물고 있던 나와 만나게 된 것이다.



     이 나라에서 빨간 머리는 드물기 때문에, 나는 한눈에 그녀라는 것을 알았다.



     참고로 우리가 만난 장소는 그 학교 안이었다. 일일 임시 강사로 고용된 나는 뒷마당 나무 그늘에서 울고 있는 그녀를 발견한 것이다.



    "너, 왜 우는 거야?"

    "흑......시, 실례잖아!? 나, 나를, 누구라고 ......"

    "샬롯 섀넌이지? 뭐야, 너, 위풍당당해 보여서 왕족인 줄로만 알았는데, 그냥 후작영애였잖아!"

    "......!?"



     내 말투에, 그녀는 눈물을 멈추고 멍하니 있다.

     나는 왠지 모르게 그녀가 울고 있는 것에 짜증이 났다. 전에는 그렇게나 거들먹거렸던 주제에, 이 꼬락서니는 뭐야?



    "너, 지금 왜 울고 있었어."

    "......"

    "뭐, 알고는 있지만. 또 둘째 왕자에게 심한 말을 들은 거지?"

    "어, 어떻게 알았어!"

    "보고 있었으니까. 게다가 이 나라에서는 유명하잖아. 둘째 왕자에게 무시를 당하는 섀넌 후작영애는."

    "......!!!"



     얼굴을 붉히는 그녀를, 나는 차가운 눈으로 바라본다.



    "부, 불쌍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나를 동정해서......"

    "그럴 리가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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