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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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12월 09일 00시 15분 5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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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여자는 부드럽게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럼 난 갈게, 힘내~ 그 사람이 아닌 실피드 군."이라고 말하고는, 다시 빛을 내뿜으며 사라져 버렸다.



     나는 그 여자가 사라진 후 텅 비어버린 공간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뭐야 저 여자는. 제멋대로 말하고서, 아~ 시원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사라졌는데, 너무 무례하지 않아?



      ㅡㅡ그럼, 그냥 불쌍한 아이한테 너무 심하게 말했던 거네. 미안해.



    "뭐야, 저 여자 ...... 그 녀석이라니 뭐냐고 ......"



     방금 전에 나타난 이상한 여자는, 다시 말해서 '그 녀석'이라면 지금의 내 상황을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 모습을 본 그녀는 '그 녀석'처럼 대단하지 않은 나에게 너무 가혹한 말을 했다며ㅡㅡ너무 기대했다며 사과를 한 것이다.



    "무시하고 있어."



     부모와 이복동생에게 짓밟힌 자존심과 분노가, 뱃속 깊은 곳에서부터 끓어올랐다.



     미래에서 왔다고 했던 그 빨간 머리의 여자.

     잘 모르겠지만, 나는 나를 얕보았던 그 이상하고도 드센 여자를 절대로 용서하지 않기로 했다.





     그 후부터, 나는 그 여자의 말대로 여러 가지 증거를 만들었다.

     가만히 있는 나 앞에서는 부모님도, 이복동생도, 하인들도 악행을 숨기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원래부터 그들의 약점을 알고 있었다. 그것을 영상화하는 것은 지극히 쉬운 일이었고, 여러 가지 재미있는 영상을 찍을 수 있었다. 바람, 도둑질, 횡령, 음란, 등의 여러 가지를.

     그리고 내가 책을 접할 수 있도록 이복동생을 잘 다루던 가정교사에게 연락을 취해, 남 몰래 도움을 받게 되었다.



    (그것만으로는 안 돼. 그 여자가 시키는 대로만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야)



     가르쳐준 대로만 해버리면, 그 여자는 분명 [잘됐네~ 실피드 군]이라고 얕보며 칭찬을 해줄 것이다. 그것만은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 나는 그 여자가 생각하는 나보다 훨씬 더 대단한 사람일 테니, 그걸 보여줘야만 한다.



     나는 우선 수집한 증거를 이용해, 일부 하인들에게 생활에 필요한 융통성을 발휘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 안정된 생활만 할 수 있다면 좋다는 자세를 잃지 않고, 그들이 경계심을 강화하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덕분에 굶주리는 일이 줄어들었다.



     나는 공부에도 힘을 쏟았다. 특히 마법에 관한 책을 읽어서 독학으로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마력은 체력과 비슷하여 굶주리거나 심신이 피곤하면 몸에 저장되어 있는 양이 적어 사용할 수 있는 양이 줄어든다. 하지만 피곤할 때일수록 마력의 힘에 의지하고 싶어 진다. 그래서 나는 기운이 있을 때 그 마력을 저장해 둘 수 없을까 싶어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생각해 낸 것이다.



     ㅡㅡ뺨주머니 저축법을.



     생물도감을 보고 있을 때 생각한 것이다.

     마력을 저장하는 돌ㅡㅡ마석은 비싸다. 보통 사람은 엄두도 못 낸다. 나처럼 돈 없는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마력을 통해 마력을 순환시킬 수 있는 것은 과연 마석뿐일까? 가진 게 없는 나는 손쓸 수 없는 것일까.

     그럴 때, 나는 운명적인 만남을 가졌다.



    (햄짱 ......!)



     그것은 햄스터라는 생명체와의 만남이었다. 작은 손으로 해바라기씨를 입에 물고 있는 그 사진은, 마치 이 세상 것이 아닌 것만 같았다.

     그 생물도감의 저자도 노골적으로 햄스터를 좋아했다. 다른 동물과 달리 먹는 모습, 색을 달리해 나란히 찍은 사진, 삐딱하게 찍은 사진, 뒤돌아서서 찍은 사진 등 사진의 종류가 너무 다양했다. 아니, 이것도 부족할 정도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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