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외편2 8 박정함(1)2023년 12월 08일 21시 25분 3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새 학기가 시작되자, 소피아는 귀족학교로 돌아왔다.
귀족학교의 2학년이 되어 1학기 수업을 듣는 도중, 세림의 말이 떠올랐다.
[그냥 영주가 될 만한 남자를 찾아봐]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하지만, 소피아도 자신에게 남은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것만은 알고 있다.
(살베니아 자작이 될 만한 남편을 찾는다는 것은 불가능해.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자작령에서 도망치는 방법.
하지만 귀족으로서의 지위를 잃지 않는 방법.
소피아는 각오를 다지고서 같은 반 남자아이들에게 말을 걸었다.
"안녕, 네이선."
말을 건넨 상대는 네르부스 자작가의 적자인 네이선 네르부스였다.
어디에나 있을 법한 갈색 머리, 칙칙한 푸른 눈동자를 가진 평범한 동급생.
하지만 그는 적자이며, 무엇보다 소피아를 좋아했다. 그는 늘 식사 초대를 했었지만 소피아는 매정하게 거절했다.
"소, 소피아. 안녕......"
"저기, 네이선. 오늘은 새 학기도 막 시작해서 수업도 적으니, 괜찮으면 방과 후에"
"아니, 미안. 사실 방과 후에 친구랑 약속이 있어서."
"그래? 하지만 날짜를 바꿔도 괜찮은"
"어, 음. 이제 2학년에 올라갔으니, 공부에 집중하려고 해. 나는 반에서 1등인 소피아와는 달리 수업에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벅차니까."
그렇게 말하자, 소피아는 반박할 방법이 없었다.
어색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싱긋 웃으며 도망가는 네이선을 보자, 소피아는 짜증이 나면서도 웃으며 자리를 떴다.
(지금까지 그렇게 끈질기게 꼬드겼으면서)
항상 놀러 가자고 하고, 날짜를 바꿔도 좋다고 한 것은 네이선이었다. 소피아가 "모두 간다면 갈게."라며 단호하게 거절하자, 반 친구들도 "네이트는 포기를 못하네", "소피아가 너 같은 애한테 빠질 리가 없잖아!"라고 놀려댔다.
그런데 왜 이런 태도를 취하는 걸까.
그 후, 귀족학교에서 소피아에게 말을 걸었던 몇몇 남학생들에게 소피아가 먼저 말을 걸었다.
같은 반 친구, 같은 부활동을 하는 선배, 중급반의 인연으로 학년을 뛰어넘어 그룹 활동으로 함께하게 된 후배들.
하지만, 모두들 부드럽게 소피아의 초대를 거절해 버렸다.
(뭐야? 우연의 일치라 해도, 모두가 일정이 맞지 않는 일이 있을 수 있어?)
기분 탓이라고 생각하고 싶은 마음에 짜증을 억누르려고 하지만, 위화감은 점점 커져만 간다.
그리고 이상한 것은 남자들의 모습만이 아니었다.
"리아나. 조별 레포트 같이 하자."
"...... 미안, 소피아. 이미 다른 애랑 짝을 지어서."
"어........ 하지만 한 명 정도 늘어나도"
"이미 진행 중이야. 그러니 미안해."
서둘러 떠나는 반 친구들의 모습에, 소피아는 이제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소피아는 아마 반 친구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는 것 같다.
가장 심한 것은, 가장 친하다고 생각했던 라이카의 태도였다.
소피아의 동급생이자 라포르트 백작가의 방계 영애.
"저기, 라이카. 대체 뭐야?"
"...... 소피아."
"요즘 네 태도, 정말 심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말해봐."
그토록 친하게 지내던 사이였는데, 지금은 소피아가 다가와도 별다른 대화 없이 그냥 떠나버린다. 몇 달 전 테라스에서 있었던 일조차도 제대로 사과하고 화해했었는데, 이번엔 도대체 무슨 일인지.
라이카가 혼자 있을 때 말을 건네자, 라이카는 주위를 둘러본 후 한숨을 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라이카!"
"...... 여긴 안 되니, 단체 자습실을 빌리자."
그렇게 말하고서, 라이카는 소피아에게 싸늘한 눈빛을 보낸 뒤 자습실로 안내했다. 그 눈빛에 잠시 겁을 먹었지만 소피아는 얌전히 그녀를 따라갔다.
자습실에 들어가 둘만 남게 되자, 소피아는 그동안 품고 있던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결국은 거친 어조로 물었다.
"그래서 도대체 무슨 일이야?"
"소피아. 학교 전체가 너를 피하고 있어. 눈치채지 못했니?"
"알아차리고는 있어. 그래서 왜 그런지 묻고 있는 거야!"
"네가 살베니아령을 내팽개치고 이 귀족학교에서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는 것을 경멸하고 있기 때문이야."
소피아는 그 자리에서 굳어 버렸다.
말뜻이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아서, 그녀의 말을 몇 번이고 머릿속으로 되뇌었다.
"소피아, 너 모르니. 사샤 살베니아 자작의 실종과 수색에 대해 모든 귀족에게 국왕 폐하의 주도로 통지가 왔어."
"...... 알아."
"하지만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생각해보지 않았구나."
쏘아보는 듯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라이카를 보고, 소피아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침묵한다.
그런 소피아에게 라이카는 한숨을 내쉬었다.
"살베니아 자작령에 대해서는 나도 알고 있어. 통치하기 힘든 곳이지. 자작이 계속 도망치는 바람에 살베니아 가문이 나서야 겨우 안정이 되었다고 하더라."
"...... 그래."
"사샤 살베니아가 실종된 이유는 국왕 폐하의 통고문에 나와 있지 않아. 하지만 그녀가 실종된 후 살베니아 자작령이 혼란에 휩싸이고 있으며 관료들이 도망치듯 그만두고 있다는 건 다들 알고 있어."
"뭣......"
"소피아. 나는 예전에 들었어. 같은 질문을 다시 한번 할게. ㅡㅡ너, 왜 지금 이 학원에 다니고 있는 거야?"
라이카의 똑바른 눈빛을, 소피아는 더 이상 받아낼 수 없었다.728x90'연애(판타지) > 피로에 찌든 자작 사샤는 자취를 감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번외편2 9 휴학 (0) 2023.12.08 번외편2 8 박정함(2) (0) 2023.12.08 번외편2 7 내친 것은(2) (0) 2023.12.08 번외편2 7 내친 것은(1) (0) 2023.12.08 번외편2 6 사촌 언니의 실종(2) (0) 2023.12.08 다음글이 없습니다.이전글이 없습니다.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