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번외편2 6 사촌 언니의 실종(2)
    2023년 12월 08일 19시 23분 3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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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족학교의 겨울방학을 이용해 돌아왔던 소피아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누구에게 물어봐야 할지 몰라 고민에 빠진 채 하루하루를 보냈다.

     고개를 숙이고 복도를 걷다가 문득 거실에 있는 오빠 세림을 발견한 소피아는 달려갔다.

     그는 수색이 끝난 뒤에도 사샤를 찾고 있었다. 오늘도 수색에 나섰는지 피곤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 홍차를 마시고 있다.



    "오빠. 이제부터 어떻게 해?"

    "소피아. ...... 나는 귀족학교로 돌아가려고."

    "어........ 자작령의 일을 돕기 위해 남아있지 않아도 돼?"

    "윌리엄 님은 이제부터 살베니아 자작령의 일을 도와주기로 하셨어. 원래 졸업 후 집무에 종사할 예정이었고, 그 사람은 마지막 학년이었고, 최소한의 출석일수도 넘었으니 3학기 수업에 출석하지 않아도 졸업할 수 있거든. 하지만 우리는 다르잖아."



     그렇다.

     세림과 소피아는 학원으로 돌아가 학점을 취득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귀족학교를 유급하게 된다.

     솔직히 3학기 수업을 듣지 않아도 다음 학년으로 올라갈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 학기의 결석이 다음 학년의 학업에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최악의 경우, 중급반에 있는 소피아들은 다음 학년에 하급반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그것은 졸업 후 진로에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문제였다.



    "하지만 우리 영지가 어려운데 괜찮을까?"

    "그렇긴 한데. 여기 있으면서 우리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있을까?"

    "...... 차를 나르거나, 서류 정리 같은 거."

    "그런 건 돈 주고 고용한 사람에게 맡기면 되는 간단한 일이지. 귀족학교 수업을 빼먹고 여기 남아 있으려면 그에 상응하는 일을 해야지. 그런 게 뭐 있어?"



     소피아는 조용해졌다.

     그만한 일.

     그런 게 있는지 없는지도 소피아는 모른다. 살베니아 자작령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소피아는 떨리는 자신의 손을 움켜쥐었다.



    "............ 모르겠어 ......"

    "....... 그렇지? 그래서 나는 돌아간다. 애초에 나는 기사 지망생이지, 문관 지망생이 아니니까. 졸업 후 취직하면 월급으로 보답할 거야."



     그렇게 말하고 서둘러 방으로 돌아간 세림에게 소피아는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



     그 후, 소피아는 귀족학교로 돌아왔다.

     그리고 무언가에 쫓기듯 그 어느 때보다도 공부에 열중했다.

     그런 소피아를 가장 먼저 걱정한 것은 친구 라이카였다.

     테라스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묵묵히 공부하고 있자, 그녀가 나타났다.



    "소피아. 요즘 왠지 기운이 없어. 괜찮아?"

    "라이카. ......아버님의 영지가 조금 힘들어서 그래."

    "여기 있어도 괜찮겠어?"

    "나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까."

    "...... 그래?"

    "응. 그만큼 여기서 공부해야만 해."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 라이카에게, 소피아는 미소를 짓고서 눈앞의 교과서를 바라보았다.



     그렇다, 지금 소피아가 살베니아 영지에 대해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니 공부에 매진해야 한다. 어린이에다 힘없는 소피아가 할 수 있는, 해야 할 일.



    "정말로?"



     그래서, 그 말이 정말 불쾌했다.

     소피아도 많이 생각한 끝에 여기 있는 것이다.

     그렇게 말했는데.

     소피아가 교과서에서 눈을 떼고서 라이카를 올려다보자, 라이카는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소피아. 다시 한번 물어볼게. 영지가 힘든데 안 도와줘도 돼?"

    "도와준다니 뭐를?"

    "뭐냐니......"

    "나 같은 애가 할 수 있는 일은 단순 작업 정도야. 그럼 사람을 고용하면 되는 거잖아."

    "그건 그렇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잖아."

    "그렇지 않은 일은 아버지가 하고 있으니까."

    "네 아버지가 도와주면 해결될 것 같은 문제야?"

    "뭘 말하고 싶은데."

    "윌리엄 님은 학교에 오지 않았다고 들었어."



     몸을 움찔하며 긴장하는 소피아에게, 라이카는 계속 말한다.

     문득 주위를 둘러보니, 우리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테라스석에 멀리 앉아 있는 학생들이 있긴 하지만, 그 정도 거리라면 아마 소피아 일행의 대화는 들리지 않을 것이다.

     라이카는 이 이야기를 할 장소로 외부에 들리지 않는 타이밍을 택한 것이다.



    "왜 약혼남에 불과한 윌리엄 님은 도와주는데, 살베니아 영주 가문의 소피아는 여기 있어?"

    "...... 나는 아직 성인이 되기 전의 어린이인걸."

    "윌리엄 님과 두 살 차이잖아."

    "라이카."

    "친구로서, 너를 위해 물어볼게. 살베니아 자작령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몰라. 하지만 소피아. 너 정말 여기 있어도 괜찮아?"



     쏘아보는 듯한 눈빛에, 소피아의 짜증은 더욱 커졌다.

     왜 남의 영지 일에 참견하는가.

     소피아도 고민 끝에 이곳에 온 것이다.

     그런데도.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소피아"

    "살베니아 자작령에 대해서도, 우리도 마찬가지야. 라이카는 아무것도 모를 거야."

    "...... 그래. 그래서 너한테 물어보는 거야."

    "자기 일이 아니면 들이대지 마."



     소피아는 교과서를 가방에 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소피아를, 라이카는 슬픈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3개월 후, 자작인 사샤 살베니아의 실종 소식은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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