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외편2 5 열린 미래(1)2023년 12월 07일 00시 26분 3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학교에 입학하면서, 소피아의 세계는 넓어졌다.
"소피아는 정말, 우수하네."
라이카 라포르트는, 카페테라스에서 숙제를 펼치며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와 여기 계산식을 합치면, 자, 답이 나왔어."
"그걸 기억하고, 생각해내는 게 큰일이잖아."
"솔직히, 내 두뇌에는 자신이 있거든......"
"호호. 적을 만드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이 교만함, 그래 좋아."
"미안해."
"흥, 용서해줄게."
"잘났어 정말......"
킥킥 웃는 소피아에 라이카도 웃고 있다.
귀족학교에서 몇 명의 친구가 있었지만, 가장 친해진 것은 바로 눈앞에 있는 이 라이카였다.
귀족학교의 학생들은 대부분 당주의 자녀인 경우가 많다. 적자나, 혹은 적자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의 대비책으로 학교에 다니는 그들과 당주의 사촌에 불과한 소피아는 사이가 나쁘지는 않지만, 가치관이 맞지 않을 때도 있다.
그에 비해 라포르트 백작의 조카인 라이카는 소피아와 입장이 비슷한 탓에 대화가 잘 통하는 경우가 많아서 편했다.
"그건 그렇고, 자작가의 방계라니........"
"응?"
"소피아는 역시 왕궁에서 일해야지 해. 1대 후작을 노리자."
"후작의 아내가 아니라?"
"그래. 후작 본인."
"재상이라도 되라는 거야?"
"이 나라 최초의 여성 재상이겠네."
과장된 말투의 라이카를 보고, 소피아는 낄낄거리며 웃었다.
1대 후작은 과장이지만, 소피아의 학업 성적은 좋았다. 자작가의 후손이라는 점을 고려해 중급반에 배정되었지만, 성적은 체육을 제외하고는 항상 반에서 상위권이었다. 참고로 한 학년 위인 오빠도 중급반에 배정되었지만 비슷한 상황이라고 한다.
소피아는 솔직히 공부를 잘했다.
지식을 쌓는 것이 즐겁고, 시험에서 순위를 매기면 허영심도 채워진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의 우수성을 숨기지 않는 소피아에게, 반 친구들도 호감을 가지고 대했다.
그중에는 이성으로서 의식하는 척하는 자작가나 남작가의 적자들도 있다. 하지만 소피아는 그들에게 휘둘리지 않았다.
(왕궁에서 일하면 분명 더 좋은 만남이 있을 거야)
어설프게 학급 내에서 약혼자를 만드는 것보다, 1대 백작 중 누군가와 결혼하는 것이 분명 소피아의 능력도 살릴 수 있고, 성품에도 맞을 것이다.
"그건 그렇고, 귀족 가문은 정말 좋겠네."
"라이카?"
"귀족학교에 다닐 수 있고, 졸업 후에는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는걸. 특히 우리는 적자가 아니니까 더 그렇고."
"맞아."
"어떻게 가문에 보답할지가 고민이긴 하지만. 소피아라면 선택의 폭이 넓을 것 같아."
"...... 그래. 왠지 모르게 왕궁에서 일할 생각은 하고 있지만......."
소피아는 살베니아 자작령을 물려받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왕궁이라는 정치의 중심부에서 힘을 키우고, 그 자작령이 조금이라도 유리한 환경이 될 수 있도록 필요할 때 도움을 주면 보답하는 셈이 될 것이다.
"자작령으로 돌아가서 관료가 되거나 하지는 않아?"
"응. 나는 왕도에 남고 싶으니까."
"뭐, 그렇겠지. 일단 왕도에 익숙해지면 시골로 돌아가기란 힘드니까."
어깨를 으쓱이는 라이카에게, 소피아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살베니아 자작령으로 돌아가 관료가 된다.
그것은 소피아에게 사형선고를 받는 것에 가까운 행위였다.
그곳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아마도 자작령의 관료라는 명예롭지 못한 위치에서 개처럼 일하며 혹사당하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그것은 소피아로서 견디기 힘든 일이다.
(그렇다고 그 영지를 잊어버린 것은 아냐 ......)
자작령은 '할 수 있는 사람', '하고 싶은 사람'들이 하는 일.
소피아는 지금 학생이다. 그래서 배우는 것이 본분이지 결코 나쁜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졸업 후 왕궁에서 일한다고 해서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살베니아 자작령에 도움이 되는 일도 하려고 한다. 게다가 적자가 아닌 소피아가 직접 돕지 않아도 문제없을 것이다. 그 영지는 지난 9년 동안 별 탈 없이 잘 다스려 왔으니 말이다.728x90'연애(판타지) > 피로에 찌든 자작 사샤는 자취를 감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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