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오자, 대문 앞에 도미닉 광부장이 서 있었다.
도미닉 광산장은 노먼이 회의장을 떠난 그날부터 매일같이 노먼을 설득하기 위해 나타나곤 했다.
하지만 노먼은 대화를 거부했다. 문 앞까지 찾아온 그를 매일 돌려보냈다.
이야기를 나눌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노먼. 자, 오늘도 밥을 가져왔다고."
"......"
"여기 두고 간다. 먹고 싶으면 먹어라."
"...... 도미닉. 얘기할 게 있으니 들어와."
도미닉 광산장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노먼도 자신의 입에서 나온 말에 놀랐다.
그리고 후회했다.
도미닉 광산장이 울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기 때문이다.
...... 좀 더 일찍 이야기할 걸 그랬다며, 노먼은 마른 웃음을 지었다.
책상도 없어진 삭막한 방에서, 도미닉은 단 하나뿐인 의자에, 노먼은 침대에 앉았다.
의자에 앉자마자 도미닉 광산장이 말을 꺼냈다.
"노먼. 너도 광산으로 와라."
"......"
"더 이상 고집을 부리면 어쩌려고. 네가 필요하다. 네가 있어야 할 곳은 광산이잖아."
노먼이 고개를 숙이고 있자, 도미닉 광산장은 조용히 말을 꺼냈다.
"사실 말이야. 나는 이렇게 될 거라는 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깜짝 놀란 노먼에게, 도미닉 광산장은 조용한 눈빛을 보낸다.
"후작 각하는 일이 벌어지기 전에 내게 오셨다."
"...... 전."
노먼은 기억을 떠올렸다.
확실히 그 후작은 도미닉 광산장에게 인사를 하러 왔었다. 노먼은 그것을 멀리서 보았다.
아무래도 저건 인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물밑 작업을 위한 것이었나 보다.
"당신도 배신했던 거구나."
"범죄자로 모두 쫓아내도 좋다고 들었지."
눈을 부릅뜬 노먼의 시선을, 도미닉 광산장은 똑바로 쳐다본다.
[너희들을 체포해서 쫓아낼 수도 있다. 조금만 건드리면 어차피 다들 난동을 부릴 테니까]
차가운 미소를 짓는 더글러스를 보고, 도미닉 광산장은 깨달았다.
이건 이길 수 없다.
이 남자를 거스르면, 정말로 모두가 이 광산에 남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그는 곧바로 물었다.
[뭘 하면 되지]
[흠. 이해력이 빠른 남자는 싫지 않아. 뭐가 조건인데?]
[모두]
"나는 모두에게 손을 내미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나 외의 모두를 다 내치지 않고 들인다면 지시를 따르겠다고."
"...... 도미닉"
"그랬더니 그 후작 각하는 그걸 걷어찼다."
눈을 부릅뜬 노먼에게, 도미닉 광산장은 자조적으로 말했다.
[무슨 소리냐. 너를 빼서 어쩌려고]
그때 눈앞에 있던 후작은, 뭔가 유쾌한 것을 본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들인다면 모두지. 너를 포함해서 말이야. 아니, 네가 남지 않는다면 모두를 다 끌어들일 수 없을 거야. 그 정도는 너희들을 파악하고 있거든]
[그런가]
[아니, 하지만 네 반응은 생각보다 수확이 있었어. 좋아. 네가 원하는 대로 나는 모두에게 기회를 주겠다. 그러니 내 손을 잡아]
그렇게 말하며 환하게 웃는 후작을 보고, 도미닉은 마음이 꺾였다.
도미닉이 내건 조건을 마치 쉬운 일처럼 말하는 그 남자의 손을 잡은 것이다.
"나는 지금 광산에서 심부름꾼으로 일하고 있다. 광산장을 유지해도 좋다는 말을 들었지만 거절했지. 그래서 사실은 이제 광산장이 아니야."
"어, 어째서?"
"모두가,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황하는 노먼을, 도미닉은 똑바로 쳐다본다.
"후작 각하가 약속한 건 모두에게 기회를 주는 것까지였다. 그 후로는 내가 알아서 할 일이지."
"일?"
"너희들의 광산장으로서의 일."
도미닉은 자세를 바로 하며 말했다.
"나를 광산장으로 만들어 준 것은 광산의 모든 동료들이다. 그 일은 너희들 모두의 삶의 터전을 지키는 것, 그것이 내 목숨을 걸고 해야 할 일인데, 아직 실현하지 못했어."
그렇게 말하고서, 도미닉은 의자에서 일어나 고개를 깊이 숙였다.
"부탁한다, 노먼. 제발 돌아와 줘. 나를 위해, 우리를 위해 돌아와 줘. ㅡㅡ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