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번외편1 9 아무것도 없는 손에 남은 것(끝)(2)
    2023년 12월 06일 20시 21분 1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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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정보는 우리의 보물이야]



     그때 선배들의 말이 떠올랐다.

     광산의 70퍼센트를 빼앗기고, 갑작스러웠음에도 곧바로 어느 정도 채굴을 시작할 수 있었던, 그 이유.



    "ㅡㅡ배신자!"

    "그래. 우리가 다 말했다."

    "너희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 있어! 너희들이 우리 광산을 팔아넘긴 거야! 네가ㅡㅡ"

    "딱히, 없어도 상관없다고 했어!"



     얼굴을 붉게 물들이는 노먼에게, 호레스는 외쳤다.

     너무 감정적인 그 외침에, 노먼은 주춤했다.



    "그 녀석은... 그 영주는 잔반을 모으러 다니던 우리 전 광부들을 모았지. 거기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광산을 접수할 준비가 되어 있다. 채굴에 대한 지식을 가진 광부들. 후작가의 자산을 쏟아부은 최신식 굴삭기와 마도구가 있으면, 너희들의 도움이 없어도, 뭐, 결국에는 문제없겠지]



     그때의 말을 떠올리며, 호레스는 주먹을 불끈 쥐고 떨었다.

     너무나 큰 분노를 목격한 노먼은 다소 냉정함을 되찾았다.



    "광부로서의 자부심을 가진 우리들을 모아놓고서, 그 녀석은 필요 없다고 말했다. 우리의 지식이 결정적인 무언가를 가져다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서."

    "......그럼 왜?"

    "하지만 그래도 우리한테는 일을 하라고 하더라. 그것도 광부의."



     호레스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하지만 결국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는 해도, 있으면 편리하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얻고 싶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짙은 금발의 남자는, 입가를 구부리며 눈을 가늘게 했다.

     마치 악마처럼.



    [너희들에게 일을 주겠다. 광산의 지식을 이용해 내가 준비한 새로운 광부들에게 길을 안내하는 일이지. 그 외에도 굴삭기나 마도구의 사용법을 가르쳐 주겠다. ㅡㅡ그러면 앞으로 십 년은 더 광부를 할 수 있겠지]



    "그 녀석은 우리를 다시 광부로 만들어 준다고 했다. 일을, 자부심을 준다면서 ...... 잔반만 줍던 우리들은 그것을 거절할 수 없었지."

    "......"

    "그래도 우리는 너희들을 버리기 싫었어. 그래서 지금의 광부들을 어떻게 할 건지 물어봤거든. 그랬더니, 그 영주는........"



    [모두 내 것인데?]



     그 영주는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당연하다는 듯이 그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들은 내 영지에 사는 영민이다. 그러니 모두 내 밑으로 들어와야지. 그러기 위해서는 너희들의 협조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그, 그런 일이 가능하다는 말인가 ......]

    [물론이지. 그 일을 위한 힘과 인맥, 자금을 가지고 있으니까]

    [왜 그런 귀찮은 짓을 하는 건데]



     호레스는 의아해했다.

     이 차가운 미소를 얼굴에 붙인 남자는, 영주에게 골칫거리일 광부들을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 냉철해 보이는 얼굴에 비해 그 방식은 너무도 따뜻하다.

     뭔가 다른, 더 손쉬운 방법이 있을 텐데도 말이다. 광부로서의 인재가 있다면, 병력이 있다면, 지금 있는 놈들을 모두 광산에서 쫓아내고 광부들을 교체하면 된다. 그렇게 무자비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텐데, 왜 이 새 영주는 돈을 들여 호레스 일행의 설득이라는 수고를 들이며 모두를 끌어들이려 하는 것일까?



     호레스의 의문에, 눈만 깜빡거리던 후작이 웃으며 말했다.



    [나는 성과가 많은 수단을 선호하거든]



     그 미소를 보고, 호레스 일행은 결심했다.

     이 영주의 밑에서 일하기로 정했다.



    "그 녀석은 우리를 끌어들이는 것을 성과라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믿었다."



     호레스는 노먼의 양 어깨에 손을 얹었다.



    "노먼. 너도 와라. 대부분의 녀석들이 다시 광산에서 일하고 있어. 고집부리는 것도 슬슬 그만두자."



     노먼은 한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기분이 엉망진창이고, 울고 싶고,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밀려오는데, 무엇이 옳은 일인지 노먼은 전혀 알 수 없었다.



    "...... 생각 좀 하게 해 줘."

    "노먼!"

    "당신은 광산으로 돌아가도록 해. 더 이상 나한테 오지 마."



     그렇게 말하고서, 노먼은 도망치듯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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