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번외편1 1 백작 더글라스 다나폴(전편)
    2023년 12월 04일 22시 21분 1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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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티스 가드너 변경백은, 이날 왕도의 고급 레스토랑의 한 개인방으로 1대 백작인 더글러스 다나폴을 불러 대면했다.





    ****



     커티스는 얼마 전 아들에게 애인이 생겼다는 말을 듣고, 그 예쁜 애인을 소개받았다.



     그리고 내심 깜짝 놀랐다.



     그 자리에 나타난 것은 금빛 머리카락에 연초록 눈동자를 가진 아직은 젊은 여성ㅡㅡ국가적 수배 대상인 사샤 살베니아 자작이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처음에는 아들이 성가신 애인을 데려왔다고 생각했지만, 사샤 본인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커티스는 그 생각을 바꿨다.

     그녀는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지적인데다 자신의 입장을 잘 알고 있었다. 대화의 끝자락마다 그 유능함을 엿볼 수 있다. 요컨대, 그녀는 차기 변경백 부인으로서의 자질을 갖춘 여성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들을 이용하려는 의도가 없고, 그저 아들을 좋아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다만 후자에 대해서는, 커티스가 남자이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젊은 여성인 사샤의 연기에 속아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그는 아내 캐롤과 의논해 보기로 했다.





    "응, 사샤는 괜찮다고 생각해! 귀여운 아이야."



     사샤와의 면담이 끝난 후, 아내 캐롤은 솜털 같은 딸기색 머리카락을 흔들며 빙긋 웃었다.

     그 미소를 보고, 커티스는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티스의 아내 캐롤은 결코 학벌이 좋은 여자는 아니다.

     이웃 백작가의 장녀이자 커티스의 소꿉친구였던 그녀는, 귀족학교를 다니긴 했어도 편입한 반은 상급반이었다. 성적도 하위권이며, 본인도 "나는 머리가 별로 좋지 않나보네~"라고 스스로도 말했었다. 현재는 본인의 의사도 있어서 가드너 변경백령의 통치에도 크게 관여하지 않고 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장남인 가이아스는 불만을 품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커티스는 아내와 장남과 달리, 아내인 캐롤을 똑똑한 여자로 여긴다.



     사실 아내 캐롤은 커티스 앞에서는 드러내지 않으려 하지만, 매사를 정리해서 생각하는 것을 잘 못할 뿐이지 그 감각과 사람을 보는 눈은 누구보다도 뛰어나다.



     그녀는 흑심을 품은 사람을 보면 그 자리에서는 생글거리며 웃으면서도, 나중에 커티스에게 겁에 질린 표정으로 보고한다. 다과회나 야회도 마다하지 않고 친화력이 좋아서 주변에 사람들이 모이기 쉬운데, 그녀는 그렇게 주변에서 얻은 정보 중에서 "잘 모르겠지만, 이 이야기, 뭔가 이상한 것 같아"라며 커티스에게 말을 건네온다.

     그리고 그것은 사교계에서 커티스를 전폭적으로 도와주는 것이었다.



     사람의 미묘한 감정에 민감하고, 악의나 사소한 위화감을 놓치지 않는 묘한 예리함을 가진 그녀는 통치 방식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더라도 이 변경백 가문에 꼭 필요한 인물이자 자랑스러운 변경백 부인이었다.





     이렇게 아내 캐롤의 승인을 받은 커티스는 사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조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자작가의 현황을 파악하고 가드너 변경백으로서 사샤의 편에 서기로 결심한 그는, 오늘 자작령을 후작령으로 승격시키기 위한 물밑작업의 일환으로 후작 후보자와 접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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