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25화 카미쿠이 크즈레(6)
    2023년 11월 29일 05시 43분 1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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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너머에 살아 있는 사람이 있다는 막연한 인식만으로, 마치 말 못 하는 2차원 캐릭터에게 말하듯이 아무렇지도 않게 무심코 말을 던진다.



     그것이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의 풍경이다.

     우리 버튜버들은, 방송인들은 끊임없이 악의 없는 악의에 노출되어 있다.



    "사실 이 방송을 하기 전에 카미쿠이 크즈레와 여러 이야기를 나눴어. 첫인상은 불합리하고 입이 거칠고 절대 친해질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녀석이라고 생각했어."

    "어이."

    "하지만, 이 녀석과 그 주위는 계속 인터넷의 제멋대로인 평판에 휘둘리고 있는 거야. 물론 HackLIVE에도 옹호할 수 없는 멍청한 녀석이 있긴 하지만, 전부 자업자득이지만, 전부 한데 묶어서 시청자들이 정의를 행한다며 비난하는 거, 그만둬. 제대로, 지금 방송하고 있는 VTuber 카미쿠이 크즈레를 봐."



     아마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그녀를 비난하는 사람이 없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

     오히려 광고라는 자리에서 제멋대로 말한 나를 비난하고, 결국은 소속된 알테마를 비난하는 사람이 나올 것 같다.

     그건 기업 소속이라는 입장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나로 묶지 말고 나눠서 생각해 달라면, 기업 소속 따위는 그만두고 개인으로 활동하라는 결론에 도달하는 게 보통이니까.



     하지만 그래도.

     누군가가 문제를 일으켰으니까.

     인터넷에서 이렇게 말하니까.

     모두가 비난하고 있으니까.



     그런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서 비난하는 것만은 그만뒀으면 좋겠어.



    : 죄송합니다

    : 싫다고 해서 비난할 필요는 없었어.

    : 선입견을 가지고 말해서 미안

    : 쿠로네코 씨의 활약을 보고 싶어서 그만 마가 낀 것 같아 미안해



    "너 ......"

    "아, 아니, 딱히, 그렇다고 해서 나는 카미쿠이 크즈레를 별로 좋아하는 거 아니고 오히려 싫어하니까!"



     그런데 왜 이 녀석을 감싸는 듯한 행동을 하게 되었을까 하면, 뭐, 그녀와 만났을 때 들은 말에 나 자신이 공감하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흑묘찬이 아루테마가 마음에 들지 않는 신쿠오쿠보가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안전지대에서 자기 마음대로 말하는 청취자다.

     이번 사건은 그 분노의 화살이 청취자 본인이 아닌 그들이 자주 입에 담는 우리들에게 향했을 뿐이다.

     그 점에 관해서는 특별히 동정하는 것도 아니고, 말하자면 보복이나 역공에 가까운 감정이기 때문에 우리가 하면 그만인 성가신 일이었다.

     하지만 사람의 감정이란 게 좋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쉽게 이성적이 될 수 없고, 오히려 불합리한 방향으로 흘러갈 정도로 연약한 게 당연하죠.



     어떻게 보면, 짜증과 질투에 몸을 맡기는 그녀의 모습은 정말 인간적으로 보였다.

     그래서 참지 못하고 나는 목소리를 높여버렸다.



    "자, 그럼 다음엔 우리 차례니까 열심히 해볼까. 왠지 참는 것도 바보 같으니, 이제부터는 주저하지 않고 간다!"

    "이 분위기에서 진행하다니 ......, 역시 쿠로네코 씨!"

    "그러니까 무작정 긍정은 그만! 그런 건 좋지 않다고 했잖아!?"



     결국 우리가 생각했던 마시는 초콜릿 우유는, 무난한 오브 무난이라는 이유로 설문 조사에서 아쉽게도 탈락되었다.

     이것은 전적으로 쿠로네코 씨와 시시바 베아트릭스라는 VTuber의 실력 부족이 불러온 결과다.

     나는 자신의 나약함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리고 방송 종료 후, 원쓰리마트의 높은 분에게 불려 간 우리는 모두 한꺼번에 혼나게 되었다.

     화를 낼 정도였다면 스태프들이 방송을 일단 음소거한 다음 뒷 화면으로 돌려라 ......, 라고 생각했지만, 저지른 사람이 말해도 설득력이 없으니 자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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