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25화 카미쿠이 크즈레(3)
    2023년 11월 29일 05시 38분 1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쿠로네코가 생각한 거냐 이거. 반찬빵과 달리 꽤 센스 있잖아? 근데 아까와 자료가 너무 달라서......."

    "뭐? 진짜 쿠로네코 씨가 생각한 건데? 분명 내가 조리공정의 촬영을 한 어레인지지만 어쨌든 쿠로네코 씨의 아이디어야."

    "그럼 그렇게 말하면 되잖아? 선배를 내세우는 것은 훌륭하지만 쿠로네코 청취자를 선동해서 투표를 유도하는 것은 쬐~끔 임시변통 같지 않아?"

    "누가 할 소리 ......!"



    : 뭐야, 이 녀석

    : 입이 험해

    : 너무해

    : 쿠로네코는 전혀 나쁘지 않잖아? 갑자기 시비를 걸다니 왜 그래(웃음)

    : 광고에서 그런 말 하면 안 돼.

    : 그래서 HackLIVE는 부르지 말라고...

    : 쿠로네코 화내도 괜찮아!



    "자, 잠깐, 멈춰!"



     불온한 분위기가 되어버려서 참다못해 두 사람을 말렸다.

     베아코의 쿠로네코 사랑은 분명 훌륭한 기폭제가 되었지만, 그녀는 그 지나친 사랑으로 인해 폭주하는 것이 좋지 않다.

     이번엔 평소에는 숨죽이고 있던 과격파 쿠로네코 시청자들을 불러 모으는 결과를 낳았다.

     언쟁만 놓고 보면 악연을 맺었던 카미쿠이 크즈레가 더 나쁠 수도 있지만, 얻어맞았다고 해서 대의명분을 방패 삼아 과도하게 반격하면 그것은 피해자를 넘어선 가해자다.



    "자자, 이거 광고니까. 그런 거 그만."

    "...... 그래, 시비에 응하다니 내 불찰이야."



     베아코도 오늘 하루의 사건으로 인해 분노의 도화선이 짧아진 것 같다.

     아마 나도 혼자였다면 더 일찍 화를 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지켜야 할 후배가 있기 때문에 감정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



    "오해하지 말라고. 나는 아까 반찬빵 뒤에 이것이 나온 거라 감탄하고 있는 거야. 콜라보레이션 제품에서는 좋아하는 음식이나 모티브를 넣는 게 중요하니까. 그런 면에서 아까 우리가 만든 크림박스는 조금 특별한 느낌이 있을뿐이지 콜라보레이션으로서는 무난한 것 같아. 나중에 더 잘 만들 수 있도록 협의해야겠어."



     무난한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콜라보레이션 상품 같은 건, 솔직히 말해 맛은 그다지 변하지 않는 것에 콜라보레이션 대상의 패키지를 씌우는 것만으로도 팬들은 기꺼이 구매하니까.

     소재가 되는 상품보다는 얼마나 무난하게 팔릴 수 있는 상품인가.

     편의점 측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그런 부분일 테고.



    "자, 그럼 우리들의 디저트도 소개할까. 히구라시, 할래?"

    "싫어. 맡길게."

    "그래그래."



     이 두 사람은 여전하다.



    "우리가 생각한 건 녹차 슈크림이야. 원쓰리마트는 일본 과자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에 슈크림을 일본식으로 만들면 디저트 코너에 놓아도 위화감 없이 잘 어울릴 것 같았어. 그리고 녹차 가루를 사용해서 외형도........"



     시청자를 끌어들여 분위기를 고조시켰던 빵 코너와는 달리, 담담하게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카미쿠이 크즈레.

     채팅창도 아까의 소란 뒤에 찾아온 무난한 상품에 열기가 식은 듯, 분위기가 점점 사그라들고 있다.

     이것은 ......, 디저트 부문은 포기한 것일까?



    : 노잼

    : 아까는 알테마가 이상한 상품이라서 투표했었는데, 콜라보로 보면 HackLIVE 것은 그다지.

    : 역시 알테마였어.

    : 쿠로네코 씨에게 지는 기분은 어때?

    : 하산 중이야.

    : 녹차를 좋아한다. 초콜릿은 더 좋아한다.

    : 네 다음 분



    '.........'



     시청자 설문은 알테마가 80% 이상을 얻어 채택되었다.



    "마지막은 음료수인가. 어떻게 할래?"

    "나중으로."

    "카캇, 후회하지 말라고."



     솔직히 음료 콜라보 상품이라는 주제는 너무 어려워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작년쯤이라면 타피오카 같은 걸로 하면 무난했을 텐데, 이미 유행도 식어버린 지금 타피오카를 내놓으면 출시할 때쯤에는 완전히 잊혔을 거다.

     그래서 상대방이 어떻게 나오는지 듣고 나서 우리만의 어필을 바꾸고 싶어 후공을 취했는데 ......, 이게 어떻게 이어질지 모르겠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