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20화 당일 아침(1)
    2023년 11월 27일 20시 17분 5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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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수건 OK, 티슈 OK."



     숄더백에 필요한 물건이 들어있는지 확인하고, 집의 문이 잘 잠겼는지 확인한다.

     오늘은 HackLIVE와 합동 광고를 진행하는 날이다.

     지난 한 주 동안 호나미 아리아와의 유대감이 깊어졌느냐고 묻는다면 조금 의문이 남는 결과였지만, 그래도 처음의 어색한 분위기는 해소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제부터는 울든 웃든 최선을 다해 광고에 도전하고, 결과를 볼뿐이다.

     뭐, 최악의 경우 논란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광고로서는 성공이며, 이번에는 다른 기업이 개입하는 것이니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

     나는 기껏해야 아리아가 방송에서 긴장하지 않도록 도와주면 되니깐, 그래, 괜찮을 거야.

     약간의 불안감을 남기고, 마중 나온 차량이 아파트 아래층에 도착한 것을 LINE으로 확인한 나는 집을 나섰다.



     ◆



    "방송은 20시부터. 회의는 18시부터. 그리고 지금은 9시. 어, 이거 이상하지 않아? 일단 오늘은 학교를 쉬는 날이지만..."



     언제나처럼 기다리고 있던 미나토의 차에 올라타면서 투덜댄다.

     운전석에 앉은 미나토는 한숨을 크게 내쉬고서,



    "그렇게 말하면 나도 오늘 쉬는 날이야. 그러고 보면 매번 휴일도 아랑곳하지 않고 코요이를 데려다주고 있는데, 좀 이상하지 않아?"

    "앗, 미안."

    "애초에 회사에서 운전기사를 고용하거나 택시비라도 내주면 되는데. 말해두지만 이건 공짜로 일하는 거니까."



     아무래도 모처럼의 휴일을 방해받아서 화가 난 모양이다.

     뭐, 확실히 미나토는 전업 버튜버가 아니라 사회인으로서 일을 하면서 활동하는 것이니까.

     휴일이 일나 녹음으로 인해 사라지는 경우가 많은 가운데, 모처럼 완전히 스케줄이 비어 있는 날임에도 데리러 오게 되면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운영진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다음에 쿠죠 씨에게 상담해 볼게."



     그러면 아마 미나토에게 급료가 나오거나, 내 이동 수단이 택시 등으로 바뀔지도 모른다.

     미나토는 차 키를 돌리면서 왠지 미묘한 표정을 짓더니,



    "...... 그 녀석의 일이니까 물밑작업하고 있을 것 같은데."

    "그 녀석?"

    "아무것도 아니야."



     더 이상 말할 생각이 없는지 미나토는 운전을 시작했다.

     내가 모르는 미나토의 모습에 왠지 모르게 기분이 나빠졌다.

     그래서 방금 전의 이야기를 다시 꺼내어 놀리듯 말했다,



    "하지만 싫어하는 것 치고는 항상 와 주잖아. 사실은 싫은 것도 아니라거나?"

    "딱히. 애초에 싫다고 말한 적도 없어."

    "......... 음."



     운전에 집중하고 있는 미나토는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말했다.

     나는 뜻밖의 반격을 받자 잠시 말문이 막혀버렸다.

     그런 건 반칙인 것 같다.



    "미나토는 의외로 수줍음이 많은 편인 주제에 가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그런 말을 한다니까."

    "난 수줍음도 없는데."

    "정말 치사한 여자야"

    "말도 안 되는 억측이잖아."



     최소한 반격이라도 해 보려고 말을 돌려보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다.

     ...... 운전 중인데 너무 말을 걸어서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것도 좋지 않으니, 이쯤에서 물러서야겠다.

     스튜디오까지 거리가 좀 멀기 때문에 시간 때우기 위해 웹서핑을 하면서 리플이라도 달려고 하자,



    "저기!"

    "어?"



     뒷좌석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가끔 매니저가 동승하는 정도고, 평소에는 뒷좌석에 아무도 타지 않아서 신경도 안 썼는데 누군가 타고 있는 것 같다.

     놀라서 뒤를 돌아보며 확인해 보니,



    "아, 아리아구나 ......"

    "아, 안녕하세요"

    "아, 응. 좋은 아침."



     그곳에 있던 사람은 아리아였다.

     평소에도 항상 멋을 부리는 그녀지만, 오늘은 유독 의욕이 넘쳐서 그런지 어느 때보다 더 예뻐 보인다.

     말로 표현하자면 청초한 블라우스에 하늘하늘한 스커트라서 진짜 아가씨다. 과격하게 말하자면 동정을 죽이는 청순한 옷차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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